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공식 포스터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공식 포스터 ⓒ 나우필름(주), 파인하우스필름(주)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아빠라는데 정말 아빠가 맞나 싶다. 아이에게 사람을 조준 사격하라고 하는가 하면, 차를 몰라고 운전대를 내주고, 경찰을 따돌리는 법까지 알려주니 말이다.

"괴물과 마주해야 그걸 넘어설 수 있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아빠라는 작자는 아들을 자신보다 더한 '괴물'로 만든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수준이다. 결국 아이는 괴물을 품다 못해 삼켜버리고 만다.

<화이>는 현실에 기반을 둔 영화가 아니다. 다섯 명의 범죄자 아버지 석태(김윤석 분), 기태(조진웅 분), 진성(장현성 분), 동범(김성균 분), 범수(박해준 분)가 그렇고, 그들의 아들 화이(여진구 분)가 그렇다. 자신의 과거를 둘러싼 비밀을 알게 된 화이는 괴로움을 내면에 담아두지 않는다. 그 대신 거침없이 발산한다. 감당하기 힘든 진실과 마주한 열 일곱 살의 아이는 울부짖는다.

이야기는 그리 촘촘하지 않다. 다시 생각해보면 빈틈도 많다. 그러나 적어도 2시간 동안은 물음표를 떠올릴 새가 없다. 틈을 메우는 것은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다. 여진구의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다. 때로는 소년 같기도, 또 청년 같기도 한 여진구와 한결같은 김윤석은 물론이요,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 등 아빠들도 누구 하나 치우침이 없다. 임지은과 유연석 등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진실을 알게 된 화이는 트럭을 몰고 도로를 내달린다. 거칠게 운전하는 화이와 그 뒤를 쫓는 아빠들의 추격전이 눈에 띈다. 석회 공장에서 벌어지는 총격신, 화이가 가장 무서워했던 아빠 석태와 마주하는 장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지구를 지켜라> 이후 10년 만에 돌아온 장준환 감독은 지독하게 어두운 상황에서 과연 무엇을 보고 싶었던 것일까. 너무나 극단적인 설정에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점은 두고두고 아쉽다.

한 줄 평: 거침없이 총을 쏘면서도 꼬박꼬박 "아빠"라고 부르다니!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한 장면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한 장면 ⓒ 나우필름(주), 파인하우스필름(주)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세부 정보

장르: 액션, 스릴러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여진구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
제작: 나우필름(주), 파인하우스필름(주)
제공/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크랭크인: 2012년 12월 10일
크랭크업: 2013년 4월 25일
러닝타임: 125분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개봉: 2013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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