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같이 보던 동생이 "뭐라는 거야?"라고 몇 번이나 물어본다. '돌격 호스트' 곽승준 교수의 불분명한 발음 때문이다. '쿨하게 까는 하이브리드 정당'이라는 뜻의 tvN <쿨까당>. 쿨하게 까는 걸 재밌게 보기에는 장애요소가 너무 많다.

 <쿨까당>의 세 MC

<쿨까당>의 세 MC ⓒ tvN


프로그램의 문을 여는 '이슈를 향해 날려라! 로우킥'이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혀 짧은소리를 내는 곽승준 교수의 높은 톤 목소리는 자기소개마저 알아듣기 어렵다. 발음과 목소리의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제학과 교수이자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세 MC 가운데서 전문성을 대표하는 그는 전문가적 권위를 무너뜨린다. 오히려 오히려 발음이 분명하고 목소리 톤이 중저음인 남궁연 소통위원장이 더 권위 있어 보인다. 이영아 대변인은 중간에서 그저 질문만 던질 뿐 역할이 모호하다. '대변인'처럼 꾸몄지만 발랄하고 귀여운 기존 이미지와 웅얼거리는 발음 탓에 이른바 대변인다운 '포스'가 없다. 그럴듯한 호칭을 하나씩 붙였지만 역할 분담이 뚜렷하지 않으니 소용이 없다.

세 MC의 호흡도 맞지 않는다. 이슈에 대한 이영아의 질문에 서로 말을 끊어가며 대답하는 두 남자의 모습은 누가 더 많이 아는지 경쟁이라도 하는 듯하다. 시청자는 설명을 따라가기가 버겁다. 이슈 설명 후에는 퀴즈를 내지만 시청자에게 생각할 시간은 주지도 않는다. 퀴즈를 내자마자 이영아가 답을 말하고 두 MC가 설명한다.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인데 시청자를 위한 시간은 없다. 시청자가 아닌 이영아를 대상으로 곽승준, 남궁연 두 MC가 강의하는 모습이다. 시청자가 편안히 들을 수 있도록 설명하고 시청자가 퀴즈를 맞힐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 

 '당론회' 코너에서 법안을 발의하는 김병찬 아나운서

'당론회' 코너에서 법안을 발의하는 김병찬 아나운서 ⓒ tvN


'당론회' 코너 또한 같은 지적이 가능하다. 출연진이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하다 보니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않는다. 토론이라기보다는 중구난방 토크처럼 보인다. 시사토크쇼라면 보여줘야 할 예리한 분석이나 촌철살인의 말 한마디 없이 이어지는 한 시간. '쿨까당'이라는 가상의 정당이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새로운 법안을 내놓는다는 신선한 콘셉트가 아깝다.

쿨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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