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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유가족과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의 공항공사 사장 후보군에 포함된 것에 대해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성급하고 무리한 진압작전으로 여섯 명의 국민이 사망했던 용산참사의 책임자인 김석기가 공기업의 사장으로 거론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며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시스템 문제와 도덕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 용산참사 유가족 "김석기의 공항공사 사장후보 반대" 용산참사 유가족과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의 공항공사 사장 후보군에 포함된 것에 대해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성급하고 무리한 진압작전으로 여섯 명의 국민이 사망했던 용산참사의 책임자인 김석기가 공기업의 사장으로 거론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며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시스템 문제와 도덕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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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때 무리한 진압을 지휘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한국공항공사 사장 최종후보 3인 명단에 올랐다.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아래 용산참사진상위)와 유가족들은 12일 "용산참사 책임자가 공기업 사장 후보로 오르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를 용인하는 우리 사회의 망각이 끔찍하다, 김석기 전 청장은 법정에 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공항공사는 하루 전 김석기 전 청장과 오창환 전 공군사관학교장, 유한준 전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을 사장 후보로 선정,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소식을 들은 유가족과 용산참사진상위 관계자 등 20여 명은 12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김석기는 살인자로 하루 빨리 처벌받아야 한다, 공항공사 사장 임명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당시 남편 고 이상림씨를 잃은 부인 전재숙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살고 싶어서 망루에 올라간 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경찰은) 죄 없는 철거민들과 대화조차 해보지 않고 살인진압을 했다"며 "아들을 아버지와 동지를 죽였다고 구속시킨 뒤 김석기 전 청장은 호위호식했다,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

김 전 청장은 용산참사 후 일본 오사카 총영사를 거쳐 지난해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19대 국회의원선거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려 했다. 당시 유가족들은 적극적으로 반대운동을 펼쳐 그의 공천을 막았다. 전씨는 "이제 진상규명하고, 김 전 청장을 구속시키고 책임자 처벌해야 하는데 (그의 공항공사 사장 후보 내정은) 또 무슨 날벼락이냐"며 분노했다.

유가족들 "5년 가까이 됐어도 고통 그대로... 김석기 처벌해야"

용산참사 유가족과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공항공사 사장 후보군에 포함된 것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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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복집을 지키려 망루에 올라갔던 고 양회성씨 아내 김영덕씨는 "(용산참사 이후 5년 가까이 지났지만) 가면 갈수록 너무 마음이 아프다, 잊을 수가 없다"며 "김석기 전 청장이 유가족을 위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냥 있었으면 좋겠는데 왜 그렇게 권력을 잡고 싶은지…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도 부모를 하루아침에 잃은 사람이라 유가족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여기지만, 만약 김 전 청장을 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한다면 그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하겠다"며 "유가족의 고통을 안다면 김 전 청장을 하루 빨리 (용산참사) 책임자로 처벌하라"고 호소했다.

같은 철거민이란 이유로 용산 주민들을 돕기 위해 달려갔던 남편 이성수씨를 떠나보낸 권명숙씨는 "공권력과 김석기 전 청장으로 인해 저희 유가족들은 하루아침에 낭떠러지로 떨어졌다"고 표현했다. 그는 "김 전 청장을 저승까지라도 쫓아가서 취임을 막겠다"고 했다. 또 "곧 (용산참사) 5주년인데 고통은 잊히지 않고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유가족이 나서 김 전 청장을 구속시키고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진상을 확실히 규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시우 공항공사노조 위원장도 김석기 전 청장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항공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항공사 사장 후보에 용산참사 주역인 분이 내정됐다는 데에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검증도 안 된 김 전 청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 사장으로 임명된다면 용산진상위, 상급단체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했다.

이상무 전국민주노동총연맹 공공운수노조·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공항공사 노동자들과 함께 반드시 김석기 전 청장을 후보 명단에서 끌어내리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사장이 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용산참사 유가족과 진상위는 김석기 전 청장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들어 그의 공항공사 사장 후보 임명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청와대로 보냈다. 이들은 국무총리실과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도 같은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태그:#용산참사,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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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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