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예정되어 있던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자, 삼성 류중일 감독과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서로 다른 결정을 내렸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10일 선발로 예고했던 윤성환을 그대로 11일 선발로 내세운 것과 달리, 염경엽 넥센 감독은 10일 선발로 예고했던 오재영 대신 문성현을 11일 선발로 투입했다.

염경엽 감독이 오재영 대신 문성현을 선발로 내세운 이유는, 문성현의 최근 상승세 때문이었다. 문성현은 최근 세 경기에서 19이닝 동안 단 3실점만을 허용하며 최고의 상승세를 달렸다. 오재영 역시 최근 세 경기에서 14⅓이닝 동안 4실점(3자책)만을 허용했지만, 문성현의 상승세에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됐을까? 승자는 선발투수를 그대로 밀고 간 삼성이었고, 패자는 선발투수를 바꾼 넥센이었다. 염경엽 감독의 기대와 달리 선발로 나선 문성현은 2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로 2실점을 허용하는 난조를 보인 뒤 조기 강판됐다. 결국 넥센은 초반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1-7로 패했다.

이날 넥센의 가장 큰 패인으로는 타선의 응집력 부족을 꼽을 수 있다. 넥센 타선은 삼성(10안타 2볼넷)보다 많은 11안타와 5볼넷을 얻어내고도 단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수차례의 득점 기회를 잡았음에도 넥센 타선은 좀처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타선의 응집력 부족만 아쉬웠던 것은 아니다. 염경엽 감독의 선발투수 변경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문성현의 최근 상승세를 믿고 오재영 대신 문성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렇지만 염경엽 감독이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문성현의 삼성전 성적이다.

문성현은 11일 경기 전까지 삼성전에 세 차례 등판해 11이닝 동안 10실점(8자책)을 허용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1회부터 최형우에 투런홈런을 허용하는 등 다시금 삼성 타선에 약한 면모를 보이고 말았다. 문성현이 경기 시작부터 난조를 보이면서 넥센은 주도권을 뺏기고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더욱 아쉬운 점은 문성현에 이어 3회부터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오재영이 3⅔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문성현보다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는 것이다. 만약 문성현 선발에 오재영 불펜 투입이 아닌, 오재영 선발에 문성현이 이어 던지는 식이었다면 넥센은 긍정적인 결과물을 얻어낼 수도 있었다.

삼성에 패하면서 5위 SK와의 승차를 5경기 차로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넥센. 우천 취소로 인한 선발 카드 교체가 아쉬움으로 남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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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oulPlay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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