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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6일자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이 한 여성과 10여 년간 혼외관계를 유지하며 아들까지 낳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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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숨겼다

유례없는 '사생활' 보도가 <조선일보> 1면을 장식했다. 이 신문은 6일자 신문 1면 머리기사로 "채동욱 검찰총장이 10여 년간 한 여성과 혼외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사이에서 아들을 얻은 사실을 숨겨왔다"고 보도했다.

채 총장은 곧바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특히 "앞으로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겠다"며, 이 보도를 '검찰 흔들기'로 규정했다.

검찰 내부는 일단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사실이 아니면 <조선일보>가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채동욱 총장 성격상 그런 일이 있었다면 총장 안 했을 것"이라고 반응하고 있다. 결국 '채동욱 끌어내리기'가 아니냐는 얘기다.

'단단한 허벅지처럼 강단 있는 원칙주의자'라더니...

- 채동욱(蔡東旭) 검찰총장 내정자는 허벅지가 돌처럼 단단하다. 사무실에서 기마자세로 신문을 본다. 후배들은 그의 허벅지만큼 든든한 '강단'을 존경한다. 선배들은 그런 그를 아끼면서도 가까이 두긴 꺼린다. 늘 원칙을 따지기 때문이다. (3월 16일)

- 이날 채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그의 개인 행적보다는 정책 질의에 집중됐다. 재산이나 병역 등의 개인 비리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4월 3일)

원칙주의자라는 주변 평가, 재산이나 병역 문제 등 신변관리를 잘 해왔다는 점, 세상을 먼저 떠난 뇌성마비 장애인 딸 이야기로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며 채 총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던 <조선일보>였다. 하지만 6월 4일자부터 이 신문이 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씩 달라졌다.

'원세훈 공직선거법 위반' 놓고 둘로 쪼개진 검찰

이날 8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이에 따르면, 채동욱 총장은 원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데에 찬성하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반대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면 오른쪽에 실린 기사에선 "종북을 비난하면서 후보 비판으로 이어진 글을 선거 개입으로 볼 수 있는지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세웠지만 황교안 장관이 반대하고 있다며 "황 장관이 채 총장에게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과 관련한 지휘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수사지휘권' 문제까지 언급하며 황 장관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검찰의 원 전 원장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방침을 거듭 비판하며 내부 갈등의 책임을 채동욱 총장에게 돌렸다. 6월 12일에는 "검찰이 원세훈 전 원장의 수사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분오열하는 모습으로 의혹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적용 여부를 두고 '검찰의 자중지란'이라고 표현했다.

6월 14일치 1면 머리기사에선 단독 입수한 검찰 수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해 대선에서 선거와 정치 개입 혐의를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작성한 댓글(게시글 포함)은 모두 1760여 개였고, 이 가운데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적용한 글은 67개"라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검찰의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한 방 먹인' 셈이었다. 검찰 발표의 핵심은 원 전 원장 지시로 국정원 직원들이 대선 개입·정치관여 활동을 했고,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2월 16일 중간수사결과 발표 당시 축소·은폐를 지시했다는 내용이었다.

채동욱 총장은 격노했다. 그는 "전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중차대한 사건인 '국정원 의혹 사건'의 수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일부 수사 참고자료가 대외적으로 유출되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감찰본부에 특별감찰을 지시했다. <조선일보>는 곧이어 기자칼럼으로 "이 지시는 검찰이 필요에 따라 유리한 정보를 언론에 슬쩍 흘리는 것은 괜찮고, 검찰에 불리할 수도 있는 댓글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감찰 대상이 된다는 논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기춘·홍경식, 검찰에 청와대 뜻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한 인사"

 지난 4월 2일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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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상황은 잠시 중단됐다. 그러던 중 박근혜 대통령은 8월 5일 갑작스레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교체했다. 박 대통령을 돕는 원로모임 '7인회'의 주축인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이 비서실장으로 발탁됐고, 곽상도 민정수석 자리는 홍경식 전 법무연수원장이 맡게 됐다.

두 사람은 모두 검찰 출신이다. 고시 사법과 출신인 김 실장은 고시기준으로 채 총장의 22년 선배이고, 홍 수석이 1991~1992년 여주지청장 시절, 채 총장은 평검사로 그 밑에 있었다.

<조선일보>은 8월 6일치 신문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처리와 관련해 곽상도 전 민정수석이 채동욱 총장과 마찰을 빚고 있다는 말도 곽 전 수석의 '입지'를 흔들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민정수석이 초기부터 검찰과 협조관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다음날에는 "검찰에 청와대의 뜻을 더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한 인사라는 말이 있다"는 한 대검 간부의 말을 전하며 '채동욱 압박용 인사'라는 이야기에 힘을 실어줬다.

10여 일 뒤, 양측이 또 한 번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조선일보>는 8월 19일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실 CCTV 동영상 원본을 입수했다"며 "검찰이 김용판 전 청장 기소와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공개한 'CCTV 동영상 발췌 자료'가 실제 동영상 내용과 상당부분 다르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검찰은 곧바로 '언론보도 진상'이란 이름의 자료를 발표, 이 보도를 일일이 반박하여 정정보도를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한겨레>는 '검찰 관계자'를 출처로 "국정원 직원들이 트위터 수백개 계정에서 선거·정치 관련 글을 동시에 리트윗(RT)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날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맡았던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과 당사자인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 등이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하는 날이었다. 하루 뒤 <조선일보>는 청문회에서 '권은희 1명 대 서울청 증거분석관 14명'으로 증언이 엇갈렸던 점을 강조했다. <한겨레>가 "김용판 전 청장이 전화로 (김하영씨 컴퓨터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격려전화라는 그의 주장은) 거짓말"이라는 권 전 과장의 증언을 부각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다시 한 번 검찰·<한겨레>와 경찰·<조선일보>가 국정원 사건을 두고 겨루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8월 28일 <조선일보>는 또 "검찰이 법정에서 '신종 매카시즘'이라며 원 전 원장을 공격한 데에 대해 '법률가가 쓰기엔 부적절하고 선정적인 표현'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임 이후 심혈을 기울인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공소유지에 사활을 건 수사팀이 무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채동욱 왕따·위기설'에 이어 '채동욱 스캔들'까지...

다음에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왕따가 된 이유는?'이란 기자칼럼으로 '채동욱 위기설'을 부각시켰다.

"채 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오랜만에 여야 합의로 '합격 판정'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런 그가 요즘은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같은 정치적 사건 처리 문제와 별개로, 그에 대한 점수는 검찰 내부에서도 후한 편은 아닌 듯하다."

그리고 '혼외 아들'기사가, 그것도 1면 머리기사로 나왔다.

'수장의 스캔들'이라는 곤혹스러운 일이 터졌지만, 평소 많은 이들이 채동욱 총장을 신뢰했던 만큼 검찰 내부는 크게 동요하진 않는다고 알려졌다.

원세훈 전 원장 기소 과정에서 여당과 청와대 몇몇 관계자들이 검찰 기조에 불편해했다는 소문이 있었고, <조선일보>가 채동욱 총장과 검찰 수사를 꾸준히 비판해온 데다 '혼외아들'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오히려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해당 보도가 명백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썼다면 이는 언론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관계를 따져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동욱 총장과 <조선일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이번 보도의 사실 여부가 드러나면 누군가 한 쪽은 큰 타격을 입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양쪽은 지금 외나무 다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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