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월화드라마 <굿닥터>에 출연하는 배우 주원

KBS 월화드라마 <굿닥터>에 출연하는 배우 주원 ⓒ 로고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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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화드라마 <굿닥터>는 '서번트 신드롬'이라는 장애를 가진 한 의사의 이야기다. 주인공 박시온(주원 분)은 성원대학병원 소아외과 의사가 됨으로써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그러나 장애로 인한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다른 사람들과는 현저히 다른 독특한 돌발 상황 대처법 등으로 인해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계속 곤경에 처하고 있는 박시온의 상황은 누가 보아도 억울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 모든 것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라고 독촉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러한 주인공에게 동질감과 공감을 느끼기에는 무언가 조금 부족하다. 과연 무엇 때문일까.

미화하기도, 모자라기도 어려운 주인공의 장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온갖 역경을 뚫고 결국 성공하는 이야기는 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1989년의 영화임에도 아직도 회자되는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의 <레인맨>, 조승우의 열연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말아톤> 등의 경우는 그러한 경향을 반증한다.

다큐멘터리에서 장애를 다루게 되는 경우,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 전제되기 때문에 공감의 폭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픽션일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영화와는 달리 드라마의 경우는 더욱 불리하다. 긴 호흡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야 하므로 주인공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건 등의 상황설정이 필요하게 된다. 주인공의 빛나는 결말을 위한 그 과정은 길고 험난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게 주인공을 미화한 것이라면 판타지라 무시당하게 되고, 모자라면 '그러면 그렇지'하고 체념하게 만든다. 또한 고난의 강도가 크면 클수록 시청자들이나 관객들은 이야기에 염증을 느끼게 된다. 그 고난을 지켜보기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굿닥터>는 어느 정도의 선 위에 서 있는 것일까.

'굿 닥터' 실화라고 알려진 '늑대소녀'의 에피소드는 그것을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풀어냈다는데 문제가 있다. 현실을 비튼 것이라 해도 아쉬움은 크다.

▲ '굿 닥터' 실화라고 알려진 '늑대소녀'의 에피소드는 그것을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풀어냈다는데 문제가 있다. 현실을 비튼 것이라 해도 아쉬움은 크다. ⓒ KBS


'뻔한' 결말이 예상되지만 과정까지 뻔해서는 곤란

아쉽게도 <굿닥터>의 포지션은 여러 의미에서 애매모호하다. 이것이 과연 의학드라마인지, 멜로드라마인지, 아니면 정치드라마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는 것. 또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않은 주인공이다 보니 시청자들이 본의 아니게 동료의사들이나 환자, 보호자 등의 심정에 감정이입하게 된다는 것도 문제다.

사실 주변인들의 박시온에 대한 태도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드라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흑백이 훤히 갈라지는 지점을 확실하게 설정하는 친절함을 발휘한다. 주인공에게 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선인, 거부감을 느끼거나 멀리하려는 사람들은 악인으로 갈라지는 그 이분법이 때로 불편해지는 이유다.   

그 불편함은 종종 감동으로 얼버무려진다. 예를 들어, 조카를 마치 개처럼 사육(!)한 사람이 아동학대로 처벌되는 모습을 다루기보다, 아이와 박시온의 공감대, 그리고 병원비를 대신 지불하는 그의 인간적 덕목에만 초점을 맞추는 모습은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물론 그것이 현실을 비튼 것이라 쳐도 지나치게 감상적이라는 느낌은 좀체 덜어지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유발시키는 것이 있다. 박시온의 행동에 대해 계속될 주변인들의 지속적인 오해가 그것이다. 물론 성장드라마인 만큼 조금씩 달라지는 주인공과 주변인들을 바라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만끽하기까지 얼마나 큰 어려움들이 기다리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아득하기만 하다.

같은 말을 반복하고, 감정이라고는 통 없어 보이는 무의미한 표정의 박시온, 그러나 '써전(surgeon, 외과의사)'에 대한 원대한 꿈을 가진 박시온을 통해 드라마가 말하려고 하는 것, 그것을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다. 목표는 이미 뚜렷하니 '뻔한' 드라마가 되지 않기 위한 뭔가 색다른 과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굿닥터>는 그 열쇠를 얼른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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