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동성애자 및 게이는 합법적이지 않은 말로, 제재 대상에 포함됩니다."

'아프리카TV(아래 아프리카)'에서 모바일 BJ(Broadcast Jockey)로 활동하는 환(예명, 19)씨는 최근 회사 측에 의해 방송이 강제종료되는 일을 겪었다. 방송 제목에 '게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에서다.

환씨는 "동성애 상담 방송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방송이 중단됐다"며 "동성애자 인권에 억압을 가하는 행위로 느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환씨는 동성애를 주제로 2년 가까이 아프리카에서 방송을 해 왔다. 총 1224시간 방송에 누적 시청자 수는 17만 명이 넘는다. 환씨의 방송을 즐겨찾기로 등록한 애청자는 1617명이고, '별풍선'이나 '스티커'를 선물해 환씨의 방송을 후원한 이들도 230명이 넘는다.

아프리카는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로 일반인이라도 누구나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현재 자체적으로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저작권 위반, 음란성 등을 제재하고 있다.

 아프리카TV에서 동성애 관련 방송 BJ로 활동하고 있는 환씨의 방송 홈페이지(http://afreeca.com/shhj508).
 아프리카TV에서 동성애 관련 방송 BJ로 활동하고 있는 환씨의 방송 홈페이지(http://afreeca.com/shhj508).

'게이' 단어 들어가 방송 강제종료?

방송이 강제종료된 건 19일과 20일. 'BJ_환) 게이입니다/ real'을 제목으로 내건 환씨의 방송은 갑자기 아프리카 측에 의해 강제로 멈춰졌다. 환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황당했다"고 말했다.

환씨는 이 같은 일이 처음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예전부터 '동성애' '게이' '이반'(동성애자를 이르는 말) 등의 단어가 들어가면 방송이 강제종료됐다"며 "나 같은 경우는 2년 가까이 방송을 하며 나름 입지를 갖고 있는데 이렇게 방송을 자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더 문제가 된 것은 환씨의 항의에 대한 아프리카의 반응이었다. 환씨는 동성애 인권단체에서 알게 된 장아무개씨에 도움을 받아 지난 21일 아프리카에 항의 이메일, 팩스를 보냈다. 아프리카는 22일 답변 이메일을 통해 "동성애자 및 게이는 합법적이지 않는 말로,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동성애자를 '비합법적인 말'로 규정하며 동성애 차별·폄하 발언을 한 것.

이에 환씨와 장씨는 23일 공개질의문을 작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이들은 질의문에서 "대한민국은 국내법에 따라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며 "(동성애자 및 게이가) 어떻게 합법적인 부분이 아닌지 (아프리카의) 답변을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또 "청소년유해매체물에서 동성애가 삭제된 게 예전이고 때문에 동성애를 표현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이라며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 '비합법적'이고 '불법적'일 수는 없다. 아프리카가 이 문제에 대해서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환씨 측이 아프리카TV에 항의하며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공개질의문.
 환씨 측이 아프리카TV에 항의하며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공개질의문.

아프리카TV "신입 근무자 실수, 사과한다"

한편 질의문이 공개된 날, 아프리카는 장씨에게 사과 메일을 보내 진화에 나섰다.

방송을 강제종료한 것에 대해 아프리카는 "방송 제목만으로 제재 조치를 한 것은 신입 모니터링 근무자의 정책에 대한 숙지가 부족해 발생한 근무 과실"이라며 "해당 근무자 재발방지 교육을 통해 시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초 항의 이메일에 대한 답변에서 '동성애자는 합법적이지 않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는 "아프리카는 성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 등 특정인에 대한 방송을 제한하지 않는다"며 "이 부분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사과한다"고 전했다.

또 "제재된 사유를 확인하고 (이메일)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동성애자 등을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부분은 답변 처리자가 잘못 이해하고 발송한 부분인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사과에도 환씨는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사과 내용 중에 "추후에라도 방송 제목이 아닌 음란, 선정적인 채팅으로 인해 방송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채팅 관리를 하시고, 방송 제목에 해당 단어는 가급적 피하고 방송하는 게 좋다"고 한 부분 때문이다.

환씨는 "동성애라는 단어가 혐오감을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 단어를 쓰지 마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동성애자가 이성애자와 똑같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선 (내가 하는) 이런 방송이 있어야 하는데 아프리카의 '동성애' '게이' 등의 표현 사용을 자제하라 조치는 아쉽다"고 전했다.

환씨 측-아프리카TV 주고 받은 이메일 및 공개질의문 전문
방송 강제종료 항의에 따른 아프리카TV의 1차 답변(22일)

안녕하세요. 실시간 개인방송 아프리카TV 이메일 담당자입니다.

저희 아프리카TV에 관심을 가지고 의견 주셔서 감사 드리며, 문의하신 사항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변 드립니다.

동성애자 및 게이는 합법 적이지 않는 말로써 제재대상에 포함됩니다. 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입니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아프리카TV의 1차 답변에 항의해 환씨 측이 SNS에 올린 공개질의문(23일)

공개질의문

저는 지난 20일 아프리카 방송의 방제가 '게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방송이 정지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메일센터를 통해 질의를 한 바가 있습니다.

우선 답변을 잘 받아봤습니다. 아프리카의 답변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조악하고 맞춤법도 엉망인 답변이었기 때문에 이 입장이 저는 아프리카의 공식입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반인권적이고 법에 대한 의식조차 부족한 분들의 답변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페이스북과 블로그, 트위터로 이 모든 질문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그에 대한 답변 또한 공개하고자 합니다. 현명한 판단과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은 국내법에 따라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차별의 범위의 성적(性的) 지향이 분명히 명시되어있고 이 부분은 법적으로 명확한 부분입니다. 성적 지향이 무엇인지도 차근차근 설명해드려야겠군요. 성적 지향은 자신이 이끌리는 이성, 동성, 혹은 복수의 성을 말합니다. 그래서 동성애자, 양성애자, 이성애자라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저는 첫 번째로 이 부분이 어떻게 합법적인 부분이 아닌지에 대한 답변을 먼저 요청합니다. 이 부분이 합법적인 부분이 아니라면 이 사안은 이메일 담당자가 아닌 법무팀에서 답변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입니다. 제재대상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몇 년 전이었습니다. 남성 동성애자들의 사이트인 'X-zone'이 청소년 유해매체사이트로 지정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립니다. 이 사건으로 성소수자 차별을 성토하던 '육우당'이라는 청소년이 세상을 떠났고, 그리고 청소년유해매체물에서 '동성애'가 삭제되었습니다. 즉 동성애를 표현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입니다. 이 부분은 청소년 보호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논리를 적용 할 수도 없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게이(Gay)는 지금 스마트폰에 있는 영어사전에 등록되어있는 말입니다. 기쁜, 즐거운 이러한 뜻을 담고 있는 형용사입니다. 그리고 동성애자를 뜻하는 말이죠. 이 말이 그렇게 불법적인가요? 단어 하나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고 계시는군요. 아마 이 사실을 해외의 누군가가 안다면 굉장한 비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이 저열한 수준을 도저히 해석할 수 없으니까요.

저는 한국의 UCC콘텐츠와 소셜미디어의 산 증인인 아프리카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지향했던 아프리카 TV를 기억합니다. 촛불정국에 사장이 구속되었고 그 구속에 맞서기 위한 사원들의 노력, 그리고 촛불시민들의 노력을 기억합니다.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 '비합법적'이고 '불법적'일 수는 없습니다. 저는 아프리카가 이 문제에 대해서 사과하기를 바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 아프리카가 동일한 태도를 보일 경우 그 다음의 사태의 모든 책임은 '아프리카'에 있습니다.

*추신

분명히 말하는데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메일 담당자가 아닌 고객센터 최고책임자 명의로 답변바랍니다. 이 사항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의 모든 답변은 개인명의의 답변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아프리카TV의 2차 답변(23일)

아프리카TV 고객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팀장입니다.

주신 팩스 내용을 보고 그간의 처리 절차를 확인하느라 답변이 조금 지연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문의 주신 부분에 대한 확인 내용에 대해 먼저 말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1. 1차 모니터링 처리 실수

게이, 동성애 제목을 기재한 부분만으로는 제재처리를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방송제목에 해당 단어가 포함될 경우 방송하시는 BJ분들의 의도와 다르게 방송 채팅등이 음란, 선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방송의 경우는 채팅 관리가 쉽지 않아 이런 부분이 확인되거나,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방송제목 수정을 요청 하거나, 19+ 설정 처리 또는 상황에 따라 방송종료를 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방송제목만으로 경고등 제재 조치를 받으신 부분은 신입 모니터링 근무자의 정책에 대한 숙지가 부족하여 발생한 근무 과실입니다. 이 부분은 해당 근무자 재발방지 교육을 통해 시정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추후에라도 방송 제목이 아닌 음란, 선정적인 채팅으로 인해 방송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채팅관리를 하시고, 방송제목에 해당 단어는 가급적 피하고 방송하시는게 좋습니다.

2. 2차 1:1문의 답변 처리 미숙

모니터링에서 제재된 사유를 확인하고 답변을 드리는 과정에서 동성애자 결혼 등을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라는 부분을 답변처리자가 잘못 이해하고 발송한 부분인 듯 합니다.

현재 아프리카TV에서는 남녀노소를 비롯하여 다양한 직업과 취향, 취미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본인만의 콘텐츠를 방송하고 있으며, 성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 등 특정인에 대한 방송을 제한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현재 트랜스젠더 방송도 아프리카TV에서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이는 처리 담당자의 이해 부족과 답변 처리 미숙으로 인해 발생한 부분으로 해당 부분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송제재 부터 답변처리까지 처리된 과정을 하나하나 확인 하면서 고객님이 느끼셨을 불쾌함이나 불편함이 얼마나 크셨을지 십분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입이 열개라고 드릴 말씀이 없으며 고객 숙여 사과드립니다.

향후 동일 건으로 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잘못된 부분은 재교육 등을 통해 개선 시정 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이용과 관심 부탁드리며, 개선사항이나 불편 사항 있으실 경우 말씀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운영미숙으로 인해 불편함을 드린 부분 사과 드리며, 고객님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PS : 해당 건으로 인한 죄송한 마음으로 스티커 화질 7일권 1장, 방송 리스트 상단 7일권 1장 상품권 넣어 드렸습니다. 다른 스티커 아이템으로 지급을 원하실 경우는 회신 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공채6기 신입 기자들로 구성된 '독립편집국'에서 생산한 기사입니다. 오마이뉴스는 '행복하게 일하는 회사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립편집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립편집국'은 오마이뉴스 모든 기자들이 뉴스게릴라본부(편집국)에서 독립해 1인 혹은 팀을 짜서 자율적으로 콘텐츠를 기획-취재-생산합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