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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가 기존 투표지분류기(전자 개표기)를 내년 2월 말까지 교체하고자 신규 납품업체를 선정해 제작에 들어갔다. 전국 선관위가 보유한 총 1862대의 개표기 가운데 USB방식을 제외한 나머지 SCSI방식의 1378대(74%)를 118억여원을 들여 교체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중앙선관위는 올해 4월, 나라장터를 통해 투표지분류기제작 사업 입찰공고를 하였으나 단일 응찰의 사유로 한 차례 유찰되었다. 이후 6월에 입찰 공고를 다시 해 여기에 응한 (주)한틀시스템과 (주)미루시스템즈 가운데 가격과 기술면에서 평점을 더 받은 (주)미루시스템즈를 납품업체로 낙찰하였다. (주)미루시스템즈는 2005년 전자투표기 시스템을 개발해 국회 본회의에서 사용하는 전자투표기를 구축한 바 있다.

투표지분류기 기존 투표지분류기(전자 개표기) 구성(제안서 5쪽)
▲ 투표지분류기 기존 투표지분류기(전자 개표기) 구성(제안서 5쪽)
ⓒ 중앙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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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에서 탈락한 (주)한틀시스템은 중앙선관위가 2002년 투표지분류기를 공직선거 개표에 처음 도입한 이래 지난 10년간 개표기의 납품을 도맡아왔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서는 (주)미루시스템즈가 낙찰됨으로써 개표기 납품업체가 사실상 처음으로 변경되었다.

입찰공고 제안서에 적힌 투표지분류기 교체사업의 주요 추진배경은 다음과 같다.

"내구연한(10년) 도래에 따른 성능저하, 부품마모 등 장애빈도 높음, 유효투표지의 높은 미분류율, 투표지 걸림 등 장애시 처리과정 복잡, 투표지 오적재 개연성 원천 예방·차단 등 객관적 신뢰성 확보 필요"

중앙선관위는 개표기 노후장비를 업그레이드해 교체함으로써 기기의 안정성, 편의성, 신속성, 정확성이 확보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기존 기기의 높은 미분류율과 잼(Jam) 같은 장애 발생, 투표지 오적재로 인한 개표 조작 시비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기존의 투표지분류기는 성능을 검사해 '사용가능' 장비는 예비용으로 두고 '폐기' 대상은 필요한 부품 적출 후 폐기할 계획이다.

기존 개표기의 장애 유형 기존 투표지분류기는 여러 장애가 발생해 사용에 불편이 많았다.
▲ 기존 개표기의 장애 유형 기존 투표지분류기는 여러 장애가 발생해 사용에 불편이 많았다.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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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대 대선이 끝난 뒤 투표지분류기(전자개표기)에 대한 시민들의 큰 불신은 23만여명에 달하는 수개표 청원운동으로 이어졌다. SNS를 중심으로 개표조작 시비가 거세게 일자, 중앙선관위는 보도자료로 몇 가지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가 하면 국회에서 개표 시연회를 열기도 하였다. 그 시기 중앙선관위 문병길 대변인은 <한겨레신문>(1월 7일자)에 기고한 글에서 시민들의 개표부정 의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축했다.

"우리 선관위는 이번 대선이야말로 1948년 제헌의원 선거 이래 가장 공정하고 정확하게 관리된 선거였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표에 부정이 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앞서 투표지분류기 교체사업 추진배경에서 드러나듯 중앙선관위 내부에서는 개표기 성능에 하자가 있음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외적으론 이 사실을 공식 인정한 바 없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지분류기가 유효투표지를 인식하지 못해 토해낸 미분류표의 평균 오차율을 3.37%라 밝혔다. 이마저 심사집계부와 검열위원들의 수작업 개표를 거치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18대 대선 개표 당시 정읍시 신태인읍 1투에서는 미분류표 오차율이 54%, 서울 강남구 삼성2동 2투에서는 23.4%, 여수시 부재자투에서는 16.5%에 달하는 등 평균을 훨씬 웃도는 사례가 허다했다. 전국 여러 도시 개표 상황표 분석으로 드러난 바와 같이 각 지역 선관위의 수작업 개표도 태반이 부실하게 진행되었다. 가령 경기 하남시는 총 37개 투표구 중에 수천여 표 수작업 개표하는데 걸린 시간이 33건이나 20분 이하로 나타났다. 또 충북 제천은 총 51개 투표구 가운데 20분 이하가 30건에 달했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지분류기를 도입한 뒤 지금까지 한 번도 전문 기관의 보안, 안전성, 성능에 대한 인증을 거치지 않았다. 납품업체가 전자파 인증을 받은 것이 유일하다. 이는 개표기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중앙선관위는 새로 제작 중인 투표지분류기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의 시험 및 품질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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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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