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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가 자정무렵 청문회 산회후, 국정원 관계자들의 비호를 받으며 국회 본관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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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해 기소한 검찰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하영씨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오피스텔 대치 당시 자신의 노트북에서 파일 187개를 영구 삭제했으며, 이를 국정원 본부에 보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김씨가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한 자신의 노트북의 파일을 삭제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진선미 민주당 의원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에서 지속적으로 증거 인멸을 주장했지만, 그 내용은 모두 <오늘의 유머> 등 누리집에 올렸던 글을 삭제하고 탈퇴한 내용이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첫 공판 모두진술 프리젠테이션(PT)에서 서울지검 특별수사팀은 "2012년 12월 11일 국정원의 인터넷 정치관여 의혹이 불거지자 국정원은 신속하게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그 내용은 국정원 김모 직원이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정치현안에 대해 댓글을 달고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것이었다, 이처럼 국정원이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는 동안 국정원 직원 김하영은 오피스텔 앞 대치 상황 중에서도 업무용 노트북에서 파일 187개를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삭제하는 작업을 했고, 그 삭제 사실은 국정원 본부에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은 경찰 송치 기록과 검찰 공소장에도 기록되지 않은 내용이다. 검찰이 첫 공판 모두진술 PT 자료에 이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때 국정원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조사 등에서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정원과 김씨가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주장해온 '민주당에 의한 감금'이 증거 인멸을 가리기 위한 허위 주장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수많은 파일이 대량으로 영구 삭제된 노트북을 임의제출 한 것은 수사를 방해하고 허위 수사결과 발표를 유도한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국회 국정조사 당시 김씨는 노트북과 컴퓨터를 임의제출 한 이유를 묻자 "당시 내가 감금돼 있는 상태에서 오피스텔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억울한 측면이 있어서 제출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국정조사 당시 밝혀진 지난해 12월 16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의 전화 통화를 언급하며 "(파일이 삭제된 노트북 임의제출 이후) 당시 국정원 관계자의 전화 내용은 '전산 전문가에 따르면 하루면 분석이 완료된다고 하는데 왜 늦어지냐'고 조기 발표를 독촉하며 대선 개입 논란 와중에 의혹을 해소해주는 쪽으로 신속히 결론이 나기를 희망하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미 삭제돼 영구 삭제에서 제외된 파일이 결정적 단서

 지난해 2012년 12월 11일 오후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던 서울 서초동 한 오피스텔 상황.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수차례 벨을 누르며 문을 열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국정원 직원(김하영씨)은 문을 잠근 채 버텼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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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서울청 디지털분석팀은 분석 시작 직후 삭제됐던 메모장 파일을 발견했다"며 "이 파일은 김하영이 수신한 이메일의 첨부파일로, 임시파일 형태로 생성된 후에 자동으로 삭제됐던 것이기 때문에 김하영이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삭제한 파일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인케이스 프로그램(수사용 파일 복구 프로그램)에 의해서 복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파일은 분석팀이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8시께 복구한 텍스트(txt) 파일을 가리키는데, 여기에는 <오늘의 유머> 누리집 운영 방식과 30여 개의 아이디와 닉네임·패스워드·민간인 조력자 이정복의 인적사항,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동영상 주소 등이 적혀 있어, 추후 수사 진행에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또한 검찰은 "국정원은 12월 16일 오후 11시(문재인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수서경찰서 보도자료가 배포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불과 11분 후인 오전 11시 11분께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는 내용으로 민주당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11분이면 보도자료 작성은커녕 국정원 내부 보고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러한 사실은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 공판에는 검찰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을 비롯해 박형철 공공형사부장·김성훈 검사 등 5명이 나섰으며, PT는 박 부장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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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오마이뉴스에 몸담고 있습니다. 그때는 풋풋한 대학생이었는데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됐네요. 현재 법조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면 쪽지 주세요~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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