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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떠 쏟자 녹색페인트를 강에 붙는 것처럼 보인다.
 강물을 떠 쏟자 녹색페인트를 강에 붙는 것처럼 보인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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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로 강물을 휘젓자 역한 냄새가 올라온다.
 막대로 강물을 휘젓자 역한 냄새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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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금강 녹조가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금강 전역으로 퍼진 녹조로 인해 견디기 힘든 악취까지 났다. 이에 외신 방송까지 4대강 사업으로 발생한 녹조를 취재하기 위해 금강을 방문했다.

19일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처장, 김성중 간사와 함께 금강을 찾았다. 마침 공주보 인근에서 외국의 한 방송사가 녹조로 썩고 있는 금강을 영상에 담고 있었다. 공주보 상류 1.5km 지점 쌍신공원 인근에는 조류 제거선이 떠 있었다. 제거선 주변에는 녹색 페인트 통을 쏟아 부은 것처럼 녹조가 번지고 있었다. 물가로 다가갈수록 녹조 덩어리가 뭉치고 강한 악취가 났다.

외신방송이 4대강 사업으로 발생한 금강 녹조를 취재하고 있다.
 외신방송이 4대강 사업으로 발생한 금강 녹조를 취재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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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취재팀은 "상상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현장은 처참했다. 인근에서 녹조를 제거하던 제거선은 100미터가량 떨어진 강 중앙으로 이동해서 운행하고 있었다. 더욱이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원은 수거된 녹조를 방치해 날파리가 들끓고 악취가 발생해 지역민이 발길을 돌린 상태다.

금강의 전체적인 녹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1km 정도 떨어진 백제 큰다리 중간지점에 도착했다. 바람이 불면서 녹조가 뒤섞이고 있었지만, 높은 곳에서 바라본 물색은 선명한 녹조 띠가 맨눈으로도 확인될 정도였다.

일행은 공주보와 가까운 수상공연장을 찾았다. 이곳에는 하천 감시요원이 강변에 떠 있는 부유물질과 쓰레기를 걷어내고 있었다. 앞서 찾았던 곳과 다르지 않게 이곳도 녹조로 뒤덮여 있었다. 물가 주변에는 물놀이와 접근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4대강 사업 전 이곳은 공주시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 사이로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곰나루 관광지로도 유명했었다. 이맘때면 강변을 찾아오는 가족단위 관광객들로 늘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넘쳐나던 곳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번져 나가는 녹조와 악취..."옛 금강이 그리워"  

공주보 상류 쌍신공원 앞에서 본 녹조의 모습은 악취가 풍기면서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공주보 상류 쌍신공원 앞에서 본 녹조의 모습은 악취가 풍기면서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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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떠 보인 강물은 상상 이상으로 녹색을 띠고 있다.
 손으로 떠 보인 강물은 상상 이상으로 녹색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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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우리와 함께한 외신 기자는 "4대강 사업을 취재하면서 금강에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우리는 물을 귀하게 여겨서 자연을 건드리지 않고 빗물을 활용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이곳은 맑은 물을 (녹조) 이렇게 만들어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양흥모 처장은 "(4대강) 사업 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녹조가 지난해에 최초로 발견됐고,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며 "환경부는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악화하자 기존의 조류경보제에서 크게 완화된 수질예보제 만들어 문제가 없다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으로 망가진 하천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녹조 문제를 덮으려고 하는 하나에 꼼수다"며 "최근 외신들까지 4대강을 찾으면서 취재를 한 마당에 국가적인 망신으로 비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민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는 "우리 눈에는 녹조로만 보이지만, 그 속에는 남조류가 포함되어 있다"며 "남조류에는 독소가 있어서 물고기가 폐사할 수 있으며 이를 섭취하는 사람들의 건강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조류제거선과 관련해서 "폴리염화알루미늄이라는 화학약품을 써서 녹조를 제거하기보다는 그냥 걷어내는 게 더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금강 둔치에서 만난 최아무개(남·56) 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물고기를 잡고 미역을 감는 등 늘 금강과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왔다"며 "처음 4대강 사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좋을 것 같아 찬성했는데 공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강이 썩는 것을 보며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 금강은 금빛 모래가 반짝이고 비단을 풀어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비단강으로 불렸다. (4대강) 사업 전까지만 하더라도 식수로 사용할 정도로 맑은 물이었다"고 말했다.

멀리 공주보가 보이고 김성중 간사가 무균 채수병을 이용해 강물을 뜨고 있다.
 멀리 공주보가 보이고 김성중 간사가 무균 채수병을 이용해 강물을 뜨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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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에 찾은 금강은 지난주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었다. 금강 전역이 녹조가 뒤덮혀 있고 후미진 곳은 기포가 발생하여 토양이 썩어가고 있었다.


태그:#4대강 사업, #녹조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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