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무함마드 무르시 과도 정권은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결실을 맺을 중요한 열쇠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집트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무르시를 축출했다. 군부 집권 이후 참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각지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수백만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군부 독재를 막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군부에 맞서 민주화 단 하나를 위해 혈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권력을 찬탈한 이집트 군부는 경찰력과 군사력을 동원해 도시 각지의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시민을 계속해서 무력으로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있다. '민주화'라는 역사적인 과정이자 지점 속에서, 커져만 가는 차갑고 건조한 이집트 시민의 사망자 수 이면에 존재하는, 뜨겁고 통렬하게 저항하고 희생된 이집트 시민의 참상에 저절로 숙연해진다.

이러한 이집트 민주화 항쟁의 참상을 즉각적으로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 사회적 연결망 서비스(SNS)이다. 단적으로 트위터 #Egypt 해시태그에 묶여 올라오는 트윗을 통해 이집트의 역사적인 순간 속에 뜨겁게 숨쉬고 있는 이집트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 세계 각지에서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동시간대에서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저격대가 포진한 카이로 라바 광장.
▲ "마마(엄마)"를 수 없이 울부짖는 아이 저격대가 포진한 카이로 라바 광장.
ⓒ 동영상 캡처

관련사진보기


흉부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아이. 이집트 카이로.
▲ 저격대의 총격에 사망한 아이 흉부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아이. 이집트 카이로.
ⓒ 동영상 캡처

관련사진보기


두부에 총상을 입은 사망자의 머리를 지혈해두었다. 이집트 카이로.
▲ 사망자들의 열 두부에 총상을 입은 사망자의 머리를 지혈해두었다. 이집트 카이로.
ⓒ 동영상 캡처

관련사진보기


이집트 곳곳에서 유혈 진압에 맞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시위대의 참상은 유투브, 플리커, 트위터, 페이스북 등지의 웹사이트를 통해 끝없이 올라 오고 있다. 한편 무슬림 형제단을 비롯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의 지지 세력이 주말에 군부의 학살을 규탄하는 '분노의 행진'을 예고하고 있어 군·경과 시위대 사이의 심각한 충돌이 예상된다.

군사적 영향력을 위해 묵인하는 미국

한편, 미국은 지난 15일 예정되어있던 이집트군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했다. 미국은 취소 성명에서 군사 원조를 제외한다는 내용을 제외했다. 또한 역시나일까. 이집트 군부의 무르시 정권 축출을 '쿠데타'로 규정하지 않았다. 쿠데타가 일어난 국가에는 원칙적으로 군사 원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방의 총격으로 한 남성이 쓰러져 있다.
▲ 시가지를 점령한 M1A1 에이브럼스 탱크 후방의 총격으로 한 남성이 쓰러져 있다.
ⓒ 안상진

관련사진보기


미국은 1981년 무바라크 독재 정권 수립 이후 이집트와 그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 유지와 군수물자 수요책의 일환으로 이집트에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군사 원조를 해왔으며 그 군사 원조 규모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집트는 1980년대 후반 이후 40억 달러 이상 규모인 사진 속의 미국 제너럴 다이나믹스사의 M1A1 에이브럼스 탱크 1000여 대와 미국 록히트마틴사의 F-16기, 80억 달러 이상 규모인 200여대를 구입해왔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국세가 이집트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미국의 군수 산업과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에 쓰인 셈이다.

미국은 아직 캘리포니아 사막에 위치한 군수 물자 기지에 2000여대의 M1A1 에이브럼스 탱크를 쌓아두고 있다. 정치적으로 떠들썩한 국가는 미국에게 시장이며 새로운 군사적 영토인 셈이다. 이집트 군부 정권의 탄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미국도 합세해 안보리가 소집되고 합동군사훈련 중단이라는 카드도 나왔지만 여전히 이집트에 대한 군사 원조 중단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카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미국은 표면상 민주화 운동 탄압에 반대할 뿐, 스스로의 국익을 위해 사실상 묵인하는 셈이다.

현대사에서 한반도의 일련의 정부 수립 운동과 이후 반쪽이 된 한국의 민주화 운동의 역사 속에서 경험했던 미국의 모습은 '어떤 국가의 정치적 형태라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충분히 묵인할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이집트 국민이 가진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었던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을 축출하고 집권한 이집트 군부조차도 미국은 묵인해 스스로를 다시 한번 증명할지, 이로써 무고한 이집트 시민들의 참혹한 희생은 다음 세대에게도 요구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Documentation : Massacre in Cairo's Rabaa Square During Crackdown Rabaa Sit-Ins Egypt , http://www.youtube.com/watch?v=v_inhLpCYcc -Redon Ajvazi, http://www.businessinsider.com/why-us-wont-cut-aid-to-egypt-2013-8 등을 참고했습니다.



태그:#이집트, #민주화, #운동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