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댄싱9>의 한 장면.

Mnet <댄싱9>의 한 장면. ⓒ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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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첫 방송을 시작한 Mnet <슈퍼스타K5>를 보며 감탄했다. 신뢰할 만한 자격을 갖춘 심사위원(이승철·윤종신·이하늘)들이 나이, 직업, 개성에 구애 없이 유능한 실력자를 선발하는 모습은 훈훈함을 줬다.

스타성이 아닌, 참가자들의 재능과 삶의 이력에 주목한 <슈퍼스타K5>의 합격자 선발 방식이 참 정직하다는 생각을 했다. 참가자들의 면면도 속칭 '빽(인맥)' 없는 평범한 인물들이 주를 이뤘다. 오랜만에(혹은 처음으로)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꿈을 향한 공정 경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던 순간이다.

그런데 10일 방송된 Mnet <댄싱9>은 전날 <슈퍼스타K5> 심사를 지켜보면서 느꼈던 감동을 불편함으로 바꾸었다. 이날 <댄싱9>은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만 했다. 일부 마스터의 '인맥'들이 무더기 합격을 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지난 7월 20일 Mnet <댄싱9>의 첫 방영 후, <'댄싱9', 댄스학원 대표가 심사위원…최선입니까?>(7월22일), <'댄싱9' 제자 몰라보는 심사위원, 문제 없나요?>(7월23일) 등 2차례 기사를 통해 <댄싱9>의 심사 공정성 우려 문제를 지적했다. <댄싱9>의 심사를 맡은 마스터들 구성 중에 무용 학원 대표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에 대한 염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비판을 잠시 보류했다. 합격자가 추려지는 과정에서 심사의 공정성이 지켜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적어도 자신의 학원과 관계된 참가자로 대거 채워지는 상식 이하의 심사는 없을 것이란 희망도 가졌다. 하지만 그 후 2주, 레벨5(전지훈련-파트너미션)까지 진행된 <댄싱9>에서 그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인맥에 갇힌 <댄싱9>, 그들만의 리그전락 우려된다

<댄싱9>은 드래프트, 전지훈련(레벨4,5,6), 해외전지훈련(레벨7,8), 생방송 파이널라운드(레벨9)까지 총 9단계의 경쟁을 거치는 춤 오디션이다. 9명으로 이뤄진 우승팀에게 는 1억 원과 공연제작비 3억 원이 주어지고,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한 한명의 MVP에게는 1억 원 상당의 '소원'을 들어준다.

<댄싱9>은 무용수들에게는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꿈의 무대이다. 이 경쟁에서 9인 마스터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레드아이(박지우·우현영·팝핀제이·이민우)와 블루아이(박지은· 이용우·더키·유리·효연)로 나뉜 팀 마스터들은 각 팀 9명의 도전자를 선발하는 막강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제도 하에서, <댄싱9>의 오디션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심사의 공정성은 철칙이다. 하지만 그 원칙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 현재 <댄싱9> 레벨5 일부 합격자의 면면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마스터와 밀접하게 관계된 합격자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레드아이' 팀의 합격자 김홍인은 마스터 박지우의 제자이고, 또 다른 합격자 배지호 역시 박지은·박지우가 남매가 운영하는 모 무용 스튜디오의 강사, 이루다는 마스터 우현영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무용단의 객원무용수이다. '블루아이' 팀 합격자 임규나와 김수로 역시 박지은·박지우 남매가 운영하는 무용 스튜디오의 강사이다.

즉, <댄싱9> 댄스스포츠 분야 합격자들 대부분이 마스터 박지은·박지우 남매의 무용 학원(스튜디오)과 관계가 있다. 요약하면 특정 댄스스포츠 학원 관련인들이 5억 상금이 걸린 무용 오디션 <댄싱9>의 레벨5 단계에서 마스터(심사위원)와 합격자로 나뉘어 있는 셈이다. 이런 현 상황에 비춰볼 때, <댄싱9>이 심사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루다 공연에 눈물 흘린 우현영 심사위원

지난 10일 <댄싱9> '레벨5 전지훈련-커플미션'에서 이루다-남진현 팀과 김해선-류진욱 팀이 경쟁하는 장면을 보자. 

이날 김해선-류진욱 팀은 표정, 파트너 연기, 소품 활용에 있어 경쟁자인 이루다-남진현 팀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김해선은 한국무용 전공자였기에, 단시간 내의 변신에 높은 점수를 줄 법했다. 또 그녀는 심장판막증을 견디며 춤을 추는 등, 전지훈련 과정에서 부상을 이겨낸 모습을 보여, 외적인 부분에서도 충분히 합격의 자격을 갖춘 도전자였다.

하지만 레드아이팀 마스터들의 심사는 달랐다. 합격자로 이루다-남진현 팀을 택했다. 그 구체적인 심사평은 방송 상에서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가 나기 전, 심사위원의 표정에서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다. 우현영 마스터가 그랬다.

우현영 마스터의 표정은 사실상 승리 팀을 예고했다. 이루다-남진현의 춤에 탄성을 내지르고 급기야 눈물까지 흘렸기 때문이다. 물론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이 참가자의 춤과 노래에 감동하는 것은 인상적인 장면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현영 마스터의 눈물이 불편했던 것은 자기 무용단 객원무용수인 이루다의 연기를 심사하는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조용히 다른 마스터들의 평가를 경청하는 게 예의 아닐까. 우현영 마스터의 이루다-남진현 팀에 대한 편애성 심사 태도는 잘 납득이 가지 않았다.

적어도 <슈퍼스타K5> 심사위원들의 평가에서는 인맥이란 불편 요소가 없다. 그런 기본을 <댄싱9>에서 잊고 있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댄싱9>를 보며 느끼는 심사 공정성 문제를 통해 오디션 심사위원 선정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

일부 마스터를 무용학원 대표로 선정하며 엇나갔던 <댄싱9>, 급기야 10일 방송에서는 마스터의 인맥들을 레벨 5단계에서 합격시켰다. 단지 그들의 실력이 너무 출중했다고 믿기에는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

<댄싱9> 마스터 선정이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면, 적어도 기본적인 상식은 지켰으면 좋겠다.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지만, 자기 무용단 객원무용수의 연기에서 홀로 눈물을 흘리는 '감정이입'은 해도 너무해 보인다. 자칫 <댄싱9>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까 우려된다.

<댄싱9>가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후약방문 격이더라도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마스터와 관련된 참가자를 심사할 때 해당 마스터를 평가에서 배제하거나, 타 마스터의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정이나 말을 최대한 자제하게 하는 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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