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 박선우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 박선우 ⓒ 창작컴퍼니다


*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 1990년대에 연극영화를 전공하다가 어떻게 가요의 길로 접어들었는가.

"고등학생 때부터 헤비메탈 그룹사운드 활동을 했다. 대학교에서 무엇을 전공해야 하는가 고민이 많았다. 연극영화과에 갈까, 아니면 당시 막 생기기 시작한 실용음악과에 갈까.

고1 때까지는 공부를 좀 했다. 고2부터 밴드 활동을 하면서 성적이 떨어졌다. 하지만 고3 때 재수하면 아예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으려고 생각했다. 남자라면 많이 공감할 테지만 완전히 삭발했다.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만 했다. 국·영·수 기초과목은 워낙 모자라서 학원에 다닐 때 암기과목만 세 강의를 수강했다. 그 덕에 학력고사 때 암기과목은 거의 만점을 받았다.

그러다가 '연극영화를 전공하면서 음악 활동을 하자'는 심정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합격했다. (채)시라 누나가 1년 선배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전공 수업과 음악 활동을 병행했다. 음악 활동을 하던 멤버들이 모두 군대에 가는 바람에 혼자 대학가요제에 나가게 되었다. 대학가요제에 나갔는데 24명 안에는 들었지만 최종 결선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그런데 당시 음반 관계자들이 저를 주목하고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당시 저는 본선에도 진출하지 못해 자존심이 상한 상태였다. 대학교 2학년 말에 휴학하고 두문불출한 채 집에 틀어박혀 음악만 했다. 그러다가 한 선배가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오디션을 보라고 날짜를 잡아버린다. 정말로 가기 싫었다. 하지만 선배와의 약속이라서 오디션에 응모했다.

절박감이 없었다고 해야 할까, 오디션 날 아침 6시까지 술을 마셨다. 오디션 시간은 정오라 술도 덜 깬 상태였다. 평소보다 자신 있게 노래를 불렀다. 이런 제 모습을 본 작곡가가 그 자리에서 바로 음반을 내자고 제의했다. 그래서 파트너인 이민규씨를 만나 음반을 내고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미스터 투로 예상보다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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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비메탈 밴드 활동 경력과 미스터 투의 발라드 감성은 정반대다.
"고민을 많이 했다. '듀엣곡은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당시 음반 회사에 많이 이야기했다. 저는 반대했지만 회사에서 계속하자고 한 게 아니라 이민규씨가 저와 음악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해서 듀엣 활동을 하게 되었다."

- 방송 쪽으로 가면 <보고싶다>처럼 센 역할만 맡는다.
"음악 활동을 멈추고 배우로 전업하면서 음악을 만들거나 가수 활동을 하고픈 마음이 사라졌다. 배우로 나아가는 길이 순탄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밑바닥부터 가다 보면 언젠가는 길이 보이지 않겠나 생각했다. 죽을 때까지 배우를 하고 싶다. 지금은 연기의 과도기라 센 역할만 많이 맡지 않나 싶다.

처음에는 악역을 맡는 것을 고민했다. 그러나 악역을 잘 표현한다면 배우 생활의 한 과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연기하고 욕도 많이 먹었다. 미스터 투의 저와 <보고싶다>의 성폭행범을 매치하지 못하다가 나중에야 알아보는 때도 많았다."

- 가족이 남편 혹은 아빠의 연기를 보면 어떻다고 이야기하는가.
"아내는 두 연기 모두를 좋아한다. 드라마에서는 아직 비중이 큰 역할을 맡지 못하지만 뮤지컬에서는 주연을 많이 하니 '우리 남편이 잘 하고 있구나'하고 즐거워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아들은 '어색해, 저렇게밖에 못 해?' 했다. 그러다가 요즘 들어서는 '아빠 연기가 괜찮아졌다'고 평한다. 

공연을 주로 하다가 브라운관에 간 지 얼마 안 된다. 드라마와 무대의 메커니즘은 다르다. 나름대로 적응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요즘은 드라마를 찍을 때 편하다. 카메라 앞에서 떨지 않고 준비한 기량의 90% 정도를 연기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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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우 투모로우 모닝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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