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길고 리뷰는 짧다" '이 영화 봐? 말아?' 여러분의 친구, 애인, 가족 및 일가친척이 극장 매표소 앞에서 고민할 때, 팝콘을 사는 척하면서 '한뼘리뷰'를 재빨리 참고해보세요. 매주 '핫(Hot)한' 영화를 기자의 시각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푸는 코너입니다. 제 값 내고 보는 영화 아깝지 않게 든든한 조언자가 되겠습니다. [편집자말]
 영화 <감기>의 공식 포스터

영화 <감기>의 공식 포스터 ⓒ (주)아이러브시네마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나을 방법이 없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 밀입국자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이 바이러스는 분당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백신은 없다. 감염된 사람은 격리되며, 한 번 격리되면 다시는 살아나올 수 없다.

바이러스 감염을 다룬 재난영화 <감기>는 어쩌면 내일 당장 찾아올 수 있는 사건을 기반으로 관객에게 지독한 현실공포를 안긴다. 영화를 본 뒤, 지하철에서 기침하는 사람만 봐도 괜히 피하게 될 정도니 말이다.

구조대원 지구(장혁 분)는 첫눈에 반한 감염내과 전문의 인해(수애 분)와 그의 딸 미르(박민하 분)를 위해 '슈퍼맨'이 된다. 아무리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해도 미르를 찾기 위해 감염된 시체 사이까지 뒤지는 그의 행동은 지나칠 정도다. 호흡기로 감염되는 바이러스이지만 지구에게만큼은 예외다. 답답한 마음에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호흡기를 고스란히 노출해도 H5N1은 그를 피해 간다.

극 중 배경인 분당은 미국질병통제센터(CDC)의 개입 아래 폐쇄된다. 정부는 인구 천만 명이 넘는 수도 서울로의 확산을 막겠다는 생각, '전 세계가 보고 있다'는 인식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 중 일부를 버린다. 대통령(차인표 분)은 국민을 보호하겠다며 발버둥치지만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는 쪽은 미국이다. <감기>를 보다 보면 반미감정을 느끼는 것은 물론, '힘없는 나라의 국민이면 아프지도 말아야 하나' 싶다.

극 중 살처분되는 감염자들의 모습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 맞나 싶을 정도다.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은 "치명적인 공포와 맞닥뜨린 사람들이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러내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정된 공간에 너무 많은 것을 우겨넣고 싶어서였을까. <감기>는 이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언젠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여기에 미국과의 관계와 로맨스 등이 더해지는 바람에 오히려 주객이 전도됐다.

<감기>에는 장혁, 수애, 유해진, 마동석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아역 박민하다. 때로는 아이 같고, 때로는 어른 같은 이 아이의 모습에 관객은 울고 웃는다. 극 중 그를 세심하게 보살피던 장혁과 '착한 엄마'로 거듭난 수애 역시 촬영장에서 그랬으리라.

한 줄 평: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답니다

 영화 <감기>의 한 장면

영화 <감기>의 한 장면 ⓒ (주)아이러브시네마


영화 <감기> 세부 정보
제작: (주)아이러브시네마, (주)아이필름코퍼레이션
배급: (주)아이러브시네마
감독: 김성수
출연: 장혁 수애 박민하 유해진 이희준 차인표 마동석
개봉: 2013년 8월 14일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9분


감기 장혁 수애 박민하 한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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