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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인천교구 사제들은 7일 가톨릭회관에서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개입 규탄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시국미사를 진행했다.
 천주교 인천교구 사제들은 7일 가톨릭회관에서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개입 규탄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시국미사를 진행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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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과 관련해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과 시민사회·대학교수·종교인 등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수도권 최초로 인천교구 사제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전국 천주교 15개 교구 가운데 부산·마산·광주 대교구 소속 신부와 수도자들은 지난 7월부터 시국선언문을 발표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교구 사제의 절반이 넘는 160명이 국정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천주교 인천교구 사제연대' 소속 사제 160명은 7일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의 축소와 은폐에 관여한 책임자를 신속히 규명하고, 국정원의 정치 개입 차단을 포함한 국정원 전면 개혁을 국민 앞에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불법공개에 관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 등의 국기문란 행위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과 공작정치, 국가기밀문서 공개, 'NLL(북방한계선) 논란'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들은 민주주의와 국가를 뿌리에서부터 뒤흔드는 중대한 행위"라며 "많은 이들의 피와 희생으로 이루어낸 민주주의 역사를 후퇴시키는 것이고, 우리 사회의 신뢰와 합의를 무너뜨리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민주주의를 위해 언제나 역사와 함께 했던 교회에 대한 도전이며, 교회와 세상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죄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제들은 이날 인천교구 가톨릭회관에서 신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국 미사도 진행했다.

"특단의 조치 없다면 50만 신자와 함께 저항할 것"

김영욱(부천시 소사본사3동 주임신부) 인천교구 사제연대 대표는 시국 미사를 집전하면서 "가톨릭사회 교리에 따르면 참된 민주주의는 규범들을 형식적으로 준수한 결과가 아니라, 모든 인간의 존엄·인권 존중·공동선에 대한 투신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고 한 뒤 "정치 권위는 법 질서에 따라 공동선을 위해 이뤄질 때 복종하지만, 통치자들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할 경우 바꿈으로 주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중요하게 여기며, 원칙 없는 민주주의는 역사가 증명하듯이 위장된 전체주의로 변할 수 있다"며 "인천교구 사제 160명은 진실과 정의가 사라지고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현 정치 상황을 바라보면서 신앙의 양심과 경고를 담아 시국선언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개혁방안을 제시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며 "국민이 공감할 만한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50만 인천교구 신자와 함께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톨릭 신부들의 시국선언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수원교구 소속 사제들도 오는 8월 20일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 미사와 선언'을 수원교구 주교좌 정자동 성당에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인천에서는 8월 9일 인천 시민사회원로들이 국정원 대선 개입 진상규명 시국 선언을 진행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국가정보원, #국정원 선거개입, #시국미사,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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