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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청소년 촛불문화제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청소년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가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렸다.
▲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청소년 촛불문화제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청소년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가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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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재연(16·강원도 속초)

"2008년 촛불집회 때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요. 그때 촛불에서 알게 된 건 정말 민주주의는 국민이 광장으로 나와서 투쟁하지 않으면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5년 만에 다시 촛불을 들었다. 앞으로 60년 이상은 자신이 살아갈 나라가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시작으로 암흑의 독재정권이 될 것 같아 촛불을 들었다. 자기 또래가 주최하는 촛불집회가 있다는 걸 알고, 하루 전 강원도 속초에서 버스를 타고 혼자 왔다.

그는 "국정원과 국가기관이 공직선거에 개입해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민주주의 후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남겼다. "자신이 가장 큰 수혜자니까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며 "개입을 했든 안 했든, 자기와 관련된 일"이라고 말했다.

#2. 임하빈(16·경기도 고양)

지난 대선을 앞두고 그의 아버지는 지지 후보를 위해 사람들을 설득했다. 열심이었으나 결과는 아버지가 택했던 결과와 달랐다. 그런데 이후로 이상한 소식이 들렸다.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국정원 직원들이 단 댓글에 아버지의 설득이 물거품이 됐다고 그는 생각했다.

"4년 뒤에는 제가 투표권을 가집니다. 그때도 이렇게 되면 진짜 안되겠다 싶어 나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창피하지 않냐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국정원이 대선 개입해서 대통령이 됐는데 뻔뻔합니다. 사과해야 합니다."

일부러 교복을 입다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청소년 촛불문화제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청소년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가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렸다.
 청소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학생들이 공연을 위해 나오는 친구들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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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청소년 촛불문화제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청소년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가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렸다.
 청소년시국회의 주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학생들이 다양한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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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국회 국정조사가 파행으로 치달은 26일. 아직 사위가 훤한 오후 7시10분 경부터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 앞에 하나둘씩 촛불이 켜졌다. 20대 대학생이나 시민사회가 단체가 아니었다. 노조도 아니었다. 주인공은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 80여명이었다.

이들은 방학임에도 자신이 학생임을 드러내기 위해 일부러 교복을 입고 거리에 나섰다. 이들은 '국정원 선거 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청소년 시국회의'(이하 청소년 시국회의) 소속 회원들이다. 청소년 시국회의 학생들은 지난 17일 같은 자리에서 전국 474개교 중고생 817명의 이름으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대선 개입을 규탄한 바 있다(관련기사 보기). 시국선언에 이어 직접 촛불집회까지 연 것이다.

중고생 80여명이 촛불을 들자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200여명. 학생들이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중간에 음악이 끊겼지만 애교 섞인 웃음으로 때웠다. "잘한다!", "최고다!", 어른들은 화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불거진 국제중 부정입학에는 원칙과 신뢰를 내세우며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이 제기하는 '청와대 부정입학'에는 왜 입을 닫고 있습니까? 원칙과 신뢰는 사라진 것입니다. 윗물이 더러워 썩은 내가 나는데 아랫물이 맑기를 기대하는 심보는 뭡니까?"

학원에 있다 답답한 마음에 혼자 집회에 왔다는 김아무개(18)군의 발언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김군은 박 대통령을 향해 "이 자리에서 알려드린다"며 "국민들은 당신이 퍼스트레이디라 하던 그 시절의 국민이 더 이상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청산유수였다.

"국정원 직원들이 누구의 당선을 위해 각 사이트에 수많은 아이디 만들고 트위터 계정 만들어서, 근무시간에 오피스텔에 처박혀 히키코모리처럼 "홍어", 종북" 거리며 수많은 댓글을 만들어 냈습니까? 국정원 보고 '셀프개혁' 하라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기는 그러한 궤변을 늘어놓지 마시고 그쪽이 '셀프하야'해야 합니다."

앞뒤 재지 않는 청소년들 "왜 입을 닫고 있습니까?"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청소년 촛불문화제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청소년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가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렸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학생들이 '청소년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학생들이 '청소년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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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이 없었다. 임하빈군은 "국정원이 댓글 놀이나하는 정치기구이냐, 경찰이 뒤치다꺼리나하는 '시다바리' 기구냐"며 "경찰이 언제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국정원의 지팡이'로 전락해버렸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정원의 말대로 박근혜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이 종북이라면 우리나라 절반은 종북"이라며 "국민 절반이 종북인 나라라니 말이 되나, 말도 안되는 소리 지껄이시고 발이나 닦고 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창 입시를 준비중인 고3 학생도 집회에 나왔다. 교사가 꿈이라는 이대희(19. 경기도 부천)군은 "오늘 제가 뛰쳐나온 이유는 이번 사태가 너무 심각해서다"라며 "박정희 때는 군인이 청와대 들어와서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지금은 국정원이 댓글 달아서 쿠데타 일으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생님이 되면 이런 상황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며 "박근혜가 국정원보고 '셀프개혁'을 주문한 것은 범죄자보고 스스로 반성문 쓰라고 한거나 똑같다, 개그콘서트 보다 이 사태가 더 웃기다"고 말했다.

그들이 만든 집회는 달랐다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청소년 촛불문화제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청소년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가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렸다. 학생들이 인기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황해'를 패러디해서 국정원 선거개입을 풍자하고 있다.
 학생들이 인기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황해'를 패러디해서 국정원 선거개입을 풍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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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청소년 촛불문화제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청소년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가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렸다. 이우학교 풍물패가 촛불문화제 시작을 알리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우학교 풍물패가 촛불문화제 시작을 알리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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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만들어간 촛불집회는 달랐다. 자유발언보다 율동과 연극, 그리고 노래로 흥을 돋우었다. 대안학교인 이우고등학교의 풍물패 '악연'은 풍악을 울렸다. KBS 개그프로그램의 한 코너를 패러디한 연극도 인상적이었다. '새누리당', '조중동', '그네 공주'에 대항한 한 '청소년'의 위트 있는 대처가 돋보였다. 어른들이 준비한 집회보다 참신했고, 시민들은 더 큰 박수로 화답했다.  

지난달 23일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경찰의 최루액을 맞은 차상우(19. 경기도 광주)군도 나왔다. 차군은 가수 조용필의 히트곡 <Bounce>를 개사한 노래를 불러 집회 피날레를 장식했다.

"국조결과 나면~ 은팔찌 차게 될까~
심장이 bounce bounce 두근대 들킬까봐 겁나

한참을 망설이다~ NLL 꺼내~ 귀태발언~ 문~제 삼아서~ 깽판 쳐도 될까~
당선된 순~간부~터 네 모습이~ 내 양심 울~렁이게 만들었어
you are not my pre~sident you~ make~ me~ bounce"

[보수단체 맞불 집회] "선거 무효 주장은 민주주의 파괴"

한편 보수단체인 2030청년문화포럼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 소속 100여 명의 회원들은 동아일보사 반대편,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맞불집회를 열었다. 중고등학생들로 보이는 40여 명의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손에 든 피켓으로 얼굴을 가렸다. 피켓에는 "국정원 더 이상 매도 말라, 국정원 흔들기 이젠 STOP", "종북이를 찾습니다, 북에서 김정은이 얼른 오래요", "촛불 끄고 집으로 학생은 학교로 NLL부정하는 종북이는 북으로"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 앞에 세워진 플래카드에는 촛불집회를 규탄하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댓글이 선거 부정이면, NLL포기는 나라 팔아먹은 매국행위다", "종북 세력들이 선거 부정 운운하면 지나가는 개가 웃는다", "대한민국을 김정은에게 넘겨 주잔 말인가? 선동을 멈춰라", "종북좌파들이 판을 쳐도 국가 정보원에서 댓글도 달지 말란 얘기인가, '킁킁' 개가 웃는다"고 적혀 있었다.

김재동 2030청년문화포럼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은 명백히 선거라는 합법공간으로 진출한 종북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민주당과 반정부 세력들이 '선거 개입'이라는 주장으로 본질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표는 "촛불집회에서 '선거 무효', '국정원 해체', '박근혜 OUT' 등의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는 결국 자신들이 이겨야할 선거인데 부정선거로 인해 자기 자리를 빼앗겼다는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퇴행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박근혜 정부를 부정하는 것은 국민 힘으로 발전시킨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 댓글' 옹호하는 2030청년문화포럼 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 모인 '2030 청년문화포럼' 회원들이 도로 건너편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리는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수호 청소년 시국회의' 주최 촛불문화제에 맞서는 맞불 집회를 열고 있다.
▲ '국정원 댓글' 옹호하는 2030청년문화포럼 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 모인 '2030 청년문화포럼' 회원들이 도로 건너편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리는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수호 청소년 시국회의' 주최 촛불문화제에 맞서는 맞불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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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옹호하는 2030청년문화포럼 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 모인 '2030 청년문화포럼' 회원들이 도로 건너편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리는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수호 청소년 시국회의' 주최 촛불문화제에 맞서는 맞불 집회를 열고 있다.
▲ '국정원 댓글' 옹호하는 2030청년문화포럼 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 모인 '2030 청년문화포럼' 회원들이 도로 건너편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리는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수호 청소년 시국회의' 주최 촛불문화제에 맞서는 맞불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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