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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21일 치러졌던 일본 참의원 선거는 자민당의 승리로 여권이 과반의 의석을 가져간 것으로 마무리되었으며, 많은사람의 관심사였고 자민당의 공약 중 하나였던 헌법개정은,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야권에도 개헌찬성파가 있다는 소문으로 인하여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선거 며칠 전,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인 지브리스튜디오의(株式会社スタジオジブリ) 미야자키 감독이 헌법개정에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지브리스튜디오의 정기간행잡지 [열풍](http://www.ghibli.jp/shuppan/)을 통해서 헌법개정에 대해서 비판을 하였고 많은 사람이 찬사를 보냈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지 며칠 뒤인 7월 26일, 일본 TBS 방송국에서는 모호한 해석이 가능한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다. 스텔라 여학원 고등과 C3부 (ステラ女学院高等科C3部)라는 작품으로 서바이벌 게임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강담사의 월간잡지를 통해서 연재 중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에반게리온으로 유명한 GAINAX(가이낙스)가 제작을 담당했다. (한국에서는 애니플러스를 통해서 인터넷 VOD 서비스 중)<주석: 서바이벌 게임은 두 편으로 나뉘어서 총격전을 벌이는 놀이이며, 비살상용 총을 사용하며, 일부 마니아들은 실제 총격전과 비슷할 정도의 전문성을 보여준다.>

열풍 7월호 헌법개정이 눈에 띈다.
 열풍 7월호. 헌법개정이 눈에 띈다.
ⓒ 스튜디오 지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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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새벽에 방영된 내용은 원작만화에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해석하기에 따라서 헌법개정에 동의하며, 헌법개정의 원인이 되는 집단적 자위권을 긍정한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주요 내용은 여주인공이 사격 훈련을 위해 신사에 방문하여 일본 헤이안 시대의 이름없는 무사였던 혼령을 만나 처음에는 주저하지만, 결국은 무사를 대신해서 적을 쓰러트려 역사가 바뀐다는 것으로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적을 물리치는 부분과 무사의 대사, 그리고 역사가 바뀐다는 부분이다.

적을 물리치는 장면은 적장을 사격해서 쓰러트리는 것이 아니라 적장이 쏜 화살을 총으로 쏘아서 명중시키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것은 일본이 적국을 침략하는 목적은 없으며, 오직 방어를 위해서 해외에 전투병을 파병한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정당화시키기에 적합한 묘사이다. 여기에 무사의 애매한 표현이 더해져서, 작품의 의도가 더욱 확실해진다. "세상을 집어삼킬 수 있는 무서운 힘.", "환상의 세계로 도망가지 말고 세상을 환상과 같게 만든다."는 대사는 일본 극우들이 과거 군국주의 일본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아연실색할 내용이다. 또한,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행위로 인하여 역사가 바뀌는데, 이것은 현실에 참여하면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표현을 한 것이 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스텔라 여학원 고등과 C3부 문제가 되는 부분은 7월 26일 방영된 오리지널 스토리
▲ 스텔라 여학원 고등과 C3부 문제가 되는 부분은 7월 26일 방영된 오리지널 스토리
ⓒ 일본 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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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보면, 작품의 주인공은 일본이 주장하는 집단적자위권행사와 비슷한 행동을 하였고, 그 결과 역사가 바뀌고 과거의 망령은 세상을 집어삼킬 수 있는 무서운 힘을 환상으로 만들지 말고 현실로 만들라고 강요한다. 신사참배라는 행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현재 영토분쟁중인 중국과 한국, 러시아의 섬들에 대한 군사적 공격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현재 일본의 상황적 요소를 대입해보면 인터넷에서 활개치는 일본 극우 세력들에게 주저하지 말고 헌법개정에 동참하라는 메시지와 집단적자위권을 행사하여 역사를 바꾸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상황적 요소: 헌법개정과 집단적 자위권행사, 신사참배, 그리고 원작에는 없는 스토리) 물론, 작품은 이런 내용을 표현할 의도가 없었다고 발뺌할 수 있을 정도로 잘 포장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인은 "다테마에"가 능숙하다. 결코, 진심을 쉽게 입에 담지 않는다.

4월 28일 뉴스  8월15일에 신사참배를 안하는 이유는? 헌법개정을 위해서?
 8월 15일에 신사참배를 안하는 이유는? 헌법개정을 위해서? MBC 뉴스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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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은 20년 동안 지속된 경제침체로 사회분위기가 그리 좋지 못하다. 그런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극우 단체의 위협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몇 달 전,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 발생한 대규모 혐한 시위에서 혐한을 거부하는 일본인들이 맞대응하기도 하였다. (당시 뉴스 링크 : http://www.j-cast.com/2013/04/01172107.html) 이처럼 일본에는 극우세력의 활동을 좋게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애니메이션업계의 거장이 헌법개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했다.' 며칠 뒤에 '에반게리온으로 유명한 제작사가 극우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이쯤 되면, 지브리와 가이낙스의 보이지 않는 싸움으로 머리속이 혼잡해지며, 두 회사의 대응이 궁금해진다.

모든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 사건을 통해서, 어린이들도 보는 일본애니메이션 업계 내부에는 일본 극우의 영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확인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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