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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용(46)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요즘 새로운 희망을 가졌다. 넉 달 동안 홍준표 경남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 강행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해왔는데, 이제 재개원의 희망을 갖게 되었다.

바로 국회 공공의료정상화를위한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결과보고서를 통해 '1개월 내 정상화 방안 마련'을 권고했기에, 박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은 새로운 희망을 갖고 있다. 최근 진주의료원 조합원들은 '정상화 투쟁 기금'도 모았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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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청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9월 15일까지 '채권 신고'를 받기로 했다.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은 이제 과거'라며 폐업․해산을 되돌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박석용 지부장은 '더 힘들 수도, 더딜 수도 있지만' 진주의료원은 정상화 된다고 보고 있다. 그는 고지혈증과 당뇨 등을 앓고 있지만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박 지부장은 강수동 민주노총 진주지부 의장과 함께 4월 16일부터 23일까지 경남도청 신관 옥상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내려 온 뒤 1주일 가량 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7월 3~5일에도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진주의료원 정상화 투쟁과 관련해, 특수공무집행방해,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 위반,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박 지부장은 2011년 5월부터 노조 지부를 이끌어 오고 있다. 다음은 박석용 지부장과 17일 저녁에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지금 진주의료원 분위기는?
"국정조사 결과가 나온 뒤, 사람들은 나름대로 좋아하는 분위기다. 조합원 70여 명이 사측의 명예․조기퇴직에 응하지 않았는데, 이제 의료원이 정상화될 수 있는 기대를 갖고 있다. 재개원을 위해 끝까지 투쟁한다는 각오다."

- 최근에 조합원들이 투쟁기금을 모았다고 하던데.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투쟁기금을 모았다. 1년 미만 근무자는 5만 원, 10년 이하는 30만 원, 10년 이상은 50만 원, 간부는 100만 원씩 내기로 했다. 오늘까지 확인해 보니, 66명이 투쟁기금을 냈더라. 지난 주말 국회에서 국정조사 결과보고서가 채택되고 나서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해 주었다."

- 정상화 투쟁에 이탈자는 없는지?
"2명이 공식적으로 취업을 위해 나갔다. 거기다가 개인적인 사정에다 부모님들이 힘들어 하시고 해서 투쟁 일선에 나서지 못하는 조합원도 있다. 30명 안팎은 적극적으로 투쟁에 나서고 있다. 투쟁기금에는 66명이 동참을 했는데, 결국에는 정상화가 되면 같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 엊그제 법원에서 농성․시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는데, 의료원 건물 내부 상황은 어떤가?
"2층에 노조 지부 상황실이 있고, 조합원들은 출근․점심․퇴근 선전전을 하고 있다. 아침에 모여 상황과 일정을 논의하고 역할을 나누어 투쟁을 벌인다. 오늘(17일) 실업급여 교육을 받기도 했다. 진주시내 주요 지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선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

- 경남도청 파견 공무원과 관계는?
"공무원과 마찰은 없다. 어제 경남도청 파견공무원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앞으로 서로 잘 해보자고 했고, 서로 마찰 없이 잘 부탁한다고 했다. 서로 부닥쳐서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마찰을 유도하는 행동은 서로 자제하자고 했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해산하기로 했지만, 이곳에는 현재 2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다. 7월 1일 오전 박석용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장이 건물 8층 병실에 있는 송윤석(83) 할머니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해산하기로 했지만, 이곳에는 현재 2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다. 7월 1일 오전 박석용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장이 건물 8층 병실에 있는 송윤석(83) 할머니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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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진주의료원 안에는 환자 2명이 입원해 있는데.
"환자와 보호자들을 만나보면 그 분들은 진주의료원에 계속 있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사정이 너무 열악하니까 부담이 된다. 병실에 한 분씩 입원해 있는데, 너무 적적해 하신다. 환자들이 먹는 약은 다른 병원에서 외래형식으로 가져오고 있는 형식이다."

- 국회 국정조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강성귀족노조가 아니라는 게 밝혀졌다. 휴업․폐업을 다룬 이사회가 잘못됐다는 게 국정조사에서 드러났다. 진주의료원 경영진의 비리가 드러났고, 국회는 그들에 대해 고발하라고 했다. 이 부분에 대해 조합원들은 상당히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국회 국정조사에서는 1개월 안에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조합원들은 만족한다. 그러나 국회 국정조사의 경남도 기관보고 때 출석하지 않았던 홍준표 경남지사는 고발하기로 했지만, 윤성혜 복지보건국장과 박권범 전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에 대해 고발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아쉽다."

- 국회특위가 '1개월 내 정상화 마련'을 제시했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홍준표 지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청산 절차를 진행시키고 있다. 국회특위도 매각하지 말라고 했지만, 경남도는 말을 듣지 않고 있다. 우리는 매각 저지 투쟁을 벌일 것이다. 조합원의 의지도 높고, 진주시민대책위 등 시민사회 진영의 호응도 크다. 매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도록 하겠다."

-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해온 홍준표 지사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지사에다 여당 대표까지 지냈으면 어떤 정책을 펼치더라도 토론도 해보고 다른 의견도 들어보고 할 것이라 봤는데, 정말로 딴 판이다. 쥐도 도망갈 구멍을 보고 쫓아야 한다고 했는데, 환자가 있는 병원을 갑자기 문을 닫고 직원들을 길거리로 내쫓는단 말이냐. 우리 조합원 중에 70% 정도는 지난해 선거 때 홍 지사를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의료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하면 다들 동의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아무런 대화도 없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나."

- 홍준표 지사로부터 '강성귀족노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진짜 홍준표 지사가 새빨간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진짜 강성노조였다면, 귀족노조였다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남도는 우리 노동조합의 허술함을 알았기에 폐업 방침을 정하고, 그렇게 강행해 나갔던 것이다. 우리는 10년간 제대로 된 쟁의행위 한번 하지 않았는데 무슨 강성이냐. 우리는 2008년부터 임금이 체불되기 시작했다. 7~8개월 체불될 때 다른 사람들은 기본급이라도 받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는 10원 짜리 하나 받지 않았다. 우리는 5~6년 동안 신용불량자 비슷하게 살았다. 임금이 나오지 않아 나중에는 사금융까지 빌리는 직원도 있었고, 그것이 화근이 되어 부인과 싸우고 이혼하는 직원도 있었다. 그런데 무슨 귀족이냐 말이다."

- 노조 지부장은 어떻게 해서 맡게 되었는지?
"전 지부장이 사퇴하는 바람에 보궐선거를 치렀고, 단일후보로 출마했다. 전 지부장이 사퇴한 뒤 3개월 동안 공고를 여러 차례 냈지만 지부장에 나서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려 활동했는데, 지금 박진식 부지부장은 당시 선관위원장이었고 저는 선관위원이었다. 둘이 다니면서 지부장에 나설 사람을 물색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고, 결국에는 해체하자는 말도 나왔다. 노조를 해체하려면 지부장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농담삼아 '그러면 제가 지부장이 되어 노조를 해체해버리겠다'고 했던 말이 화근이 되어 나서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무슨 강성노조란 말이냐."

- 명예․조기퇴직해서 나간 직원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간혹 그 분들이 연락해 와서 열심히 하라고 한다. 같이하지 못해서 미안해 한다. 조기․명예퇴직했던 분들 가운데 80% 정도가 아직 취업을 못한 것으로 안다. 그 분들은 지금도 진주의료원이 정상화되면 돌아오고 싶다고 한다. 재개원해서 같이 일하고 싶어 한다. 그 당시에는 탄압을 해서 어쩔 수 없이 나간 사람들이라 본다. 그 분들도 하루 빨리 진주의료원이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경남도청 신관 옥상 방송철탑에서 8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박석용(46)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과 강수동(47) 민주노총 진주지역협의회 의장이 검찰의 불구속 수사 결정으로 4월 25일 오후 풀려났다.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경남도청 신관 옥상 방송철탑에서 8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박석용(46)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과 강수동(47) 민주노총 진주지역협의회 의장이 검찰의 불구속 수사 결정으로 4월 25일 오후 풀려났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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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특위가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노사가 맺었던 단체협약의 시정을 권고했는데.
"우리 나름대로 권리를 찾아가려고 단체협상을 통해 만들었던 것인데,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너무 과하다 하니까 수정할 수도 있다고 본다. 단협 가운데 사문화된 내용도 있다. 가령 직원가족이 정년퇴직하면 그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조항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관리직 자녀가 한번 채용됐던 적이 있지만 노조원은 그런 경우가 없었다. 관리직 자녀도 그런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더라도 채용이 됐을 정도로 유능했다. 그리고 10년 이상 재직 뒤 퇴직자의 진료비 감면은 지난해부터 없어졌고, 일반 환자와 같이 하고 있다. 단협 내용도 논의를 거쳐 수정할 수 있다."

- 진주의료원은 정상화된다고 보는지?
"틀림없이 정상화 된다. 조합원들도 같은 생각이다. 홍준표 지사가 경남도에 발을 안 디디고 살아가는 그날까지 제 한 몸 불살리겠다는 각오로 정상화 투쟁을 할 것이다. 조합원들이 힘을 모으고, 시민사회진영이 함께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 어떻게 정상화를 한다는 것인지?
"진주의료원은 지은 지 5년밖에 되지 않았다. 건물도 깨끗하고 의료시설 장비도 좋다. 공기도 맑고, 쾌적하다. 지금도 시외곽이지만 이전보다 여건이 훨씬 좋아지고 있다. 시내버스노선도 생기고,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병상수를 줄여서, 다른 형태로 병원을 재개원할 수 있다는 말도 한다. 그러나 진주의료원은 축소가 아니라 더 확대해야 한다. 우수 의료진도 확보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퇴원했던 환자 80%가 재개원하면 돌아오겠다고 한다.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 가 보아도 진주의료원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경남도가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얼마든지 가능하고, 정상화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박석용 지부장은 진주의료원에서 21년간 일해 왔다. 그는 진주의료원의 응급차와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였다. 그는 진주의료원에서 의사․간호사나 의료장비를 다루는 기사, 더군다나 환자 입․퇴원을 관리하는 원무과 직원도 아니었지만, 지난 넉 달 동안 누구보다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몸을 바쳐 투쟁해 왔다. 그는 지금 응급차의 운전대를 다시 잡을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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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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