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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17일 오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리는 남북개성공단 4차 실무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17일 오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리는 남북개성공단 4차 실무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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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남북실무회담이 성과 없이 팽팽한 기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근본적으로 개성공단 중단의 원인과 배경에 대한 남과 북의 인식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남측은 4월 3일 입경제한과 4월 9일 북측 노동자 철수가 직접적 원인이므로 이에 대한 분명한 재발방지책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측은 유례없는 첨단 핵무력이 동원된 키리졸브 전쟁연습과 개성공단 남측 노동자 '억류, 인질화'를 가정한 남측 국방장관의 '한미특수부대 투입' 발언 그리고 개성공단이 북측 지도부의 '돈줄, 달러박스'라는 보도들이 자신들의 체제와 존엄을 심각하게 모독했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 주장이 맞을까? 사실 둘 다 맞는 이야기다. 이는 적대적 대결주의로 유지되는 분단체제에서 상대방을 바라보는 상호 일방적 해석들의 충돌이다. 그런데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 있다. 남북관계는 일방적 관계가 아니다. 철저히 상호작용의 관계다. 남북관계를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평화적으로 풀어가려면 우리는 최소한 북측을 극복과 부정의 대상이 아니라 평화공존의 대상으로 인정하고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북한에 의한 일방적 조치?

그러나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남북관계를 우리식 기준과 잣대에 근거해 일방적으로 평가하고 재단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결적 분단체제가 일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분단체제는 온전한 체제가 아니다. 매우 위험한 비이성적인 체제다. 혹 우리는 일상적으로 확대재생산되는 대결과 적대의 분단체제를 부지불식간에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북측에 의한 일방적 차단조치'라는 표현은 개성공단 사태를 규정하는 우리 사회의 천편일률적 분석이고 평가다. 그런데 이러한 평가가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일방적 잣대와 기준에 근거해 있음을 문제 삼는 분석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방적 차단조치'라는 평가 자체가 '일방적'일 수 있다. 협상에는 당연히 상대방이 있다. 우리사회의 천편일률적 평가와 일방적 인식을 가지고 회담에 임하다가는 크게 역공을 당할 수도 있다. 북측은 남측이 시종일관 제기한 '신변안전' 담론을 모욕으로 인식하고 우리 측을 공박할 것이다.

한편, 현재의 남북관계를 우리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말 그럴까? 아니다. 오히려 북측이 남북대화를 주도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화 제의들이 그렇다. 만약 북측이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았거나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규정해도 되겠는가? 바라건대 그 원칙은 일방적이어선 안된다. 분단문제와 남북관계의 역사성에 대한 통찰과 평화-통일문제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이 있어야 한다.

평화공존을 위한 '역지사지'

개성공단 직원들 기다리는 국내외 취재진 북한이 개성공단 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가운데 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온 개성공단 업체 직원들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외 취재진이 차량출입구앞에서 대기중이다.
 개성공단은 남과 북 모두에게 블루오션이다. 개성공단에서 직접 기업을 운영해본 기업인들은 이를 체험적으로 확신한다. 사진은 지난 4월 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온 개성공단 업체 직원들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외 취재진이 차량출입구앞에서 대기 중인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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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안보는 동전의 양면이다. 국민 생존권이 달려 있는 평화와 안보의 문제이기에 남북관계는 엄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잘못된 상황인식과 왜곡된 판단은 경우에 따라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일촉즉발의 긴장과 위기로 내몰 수 있다. 그것이 분단체제의 엄혹함이다. 대결적 분단체제가 일상적으로 작동하는 속에서 우리사회의 남북관계 인식은 과연 객관적이고 정확하며 공정할까? 대결적 분단체제에서 남북관계를 객관과 공정의 잣대로 접근하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까? 평화의 문제, 안보의 문제, 국민생존권의 문제인데도?

북한이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평화공존의 대상이라면 남북관계를 상호작용적 관점에서, 역지사지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결론은 자명하다. 엄혹한 남북관계에 대한 감정적 인식과 일방적 평가는 남북간의 평화적 관계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불신과 대결을 키우고 상호부정과 적대의 공멸적 상황으로 내달리게 한다.

개성공단 정상화 회담은 당국관계 정상화의 시금석이다. 당국관계 정상화 없이 개성공단 정상화는 사상누각이다. 역으로 개성공단조차도 정상화하지 못하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작동하기란 불가능하다. 남북간의 신뢰 또한 상호작용이다. 북측의 변화만을 일방적으로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북측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적대적 인식과 대결주의적 관점 또한 함께 바꿔야 한다. 북측의 대화제의를 '대화공세'와 '남남갈등용'으로 보고 '저의'와 '속셈 찾기'에만 여념이 없는 대결주의적 관점의 상투적 모습은 북측이 대남불신을 키우는 근거가 될 것이다.

한반도 평화·경제발전소 개성공단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가지는 직간접적인 경제적 가치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천문학적 규모다. 개성공단에서 직접 기업을 운영해본 기업인들은 체험적으로 확신한다. 남북경협이야말로 남과 북 우리 민족 모두에게 엄청난 기회이고 장밋빛 미래라는 것을. 북측(노동력·토지·자원)은 남측에게 엄청난 블루오션이다. 남측(자본과 기술·경영)은 북측에게 상당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렇듯 남과 북은 호혜적 경제협력 속에서 공히 엄청난 블루오션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 안보적 가치, 정치·사회·문화적 가치, 나아가 향후 한반도평화체제 이후의 민족공동체를 지향해가는 미래적 가치들은 또 어떤가? 상상 그 이상이다. 개성공단은 남과 북의 서로 다른 체제와 이념, 제도와 관습, 가치와 문화들이 한데 어우러져 배려와 관용·존중과 공존의 새로운 통일평화문화들이 매일매일 발현되고 축적되는 곳이다. 남북관계 전반에 있어 애누리 없는 완벽한 순기능이 바로 개성공단에서 발현되고 있다.

남과 북의 온전한 행복은 분단체제 너머의 평화에 있다. 이것이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고 남과 북을 평화체제로 열어가고자 하는 근본적 이유다. 평화로 행복해지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김진향님은 한반도평화경제연구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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