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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는 서울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베꼈다며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소망등터널'로, 위는 진주이고 아래는 서울이다.
 '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는 서울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베꼈다며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소망등터널'로, 위는 진주이고 아래는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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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유등축제'를 표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서울등축제'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청 앞에서 1인시위가 벌어지는가 하면, 부산시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문화권력 독점'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진주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가 하면, 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출향인사 등으로 구성된 '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SNS도 뜨겁다. 진주남강유등축제와 서울등축제의 비교 사진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서울등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역사가 깊다. 1592년 10월 진주성전두 때 성 안에 있던 의병들이 지원군과 연락하거나 가족한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남강에 등을 띄웠던 데서 유래했다.

유등행사는 1949년부터 시작된 개천예술제의 한 행사로 열리다가 2000년부터 관광축제로 특화됐다. 매년 10월 촉석루 앞 남강(진주교-진양교 사이)에는 각양각색의 등이 설치되고, 소망등터널 등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로 인해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청계천에서 열리는 서울등축제는 2008년 '한국방문의해'를 맞아 문화체육부와 서울시·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하면서 시작됐다. 서울등축제는 진주남강유등축제와 전체적인 골격과 프로그램이 같아 그대로 표절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진주는 10월에 성루은 11월에, 두 축제 모두 비슷한 시기에 열리고 있다.

서울등축제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때 시작돼 박원순 시장 때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진주사람들이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진주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해 12월 서울시 의회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는 지난 7월 1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여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베낀 서울등축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는 지난 7월 1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여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베낀 서울등축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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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서울시 항의방문과 국민홍보를 벌이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3월 27일 진주실내체육관에서 발대식을 가졌는데, 당시 문화예술인과 시민 등 4000여 명이 모였다.

'재경 출향인사'와 진주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지난 1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이들은 서울시장 공관 앞과 서울시의회·청계천 등지에서 '서울등축제 중단 촉구 1인시위'를 벌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부산시민단체협의회·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부산을가꾸는모임 등 단체들은 지난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진주남강유등축제 베끼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남강유등축제를 베낀 서울등축제를 계속해서 개최하려고 하는 것은 지역의 특성과 경쟁력을 손상시키는 행위"라며 "남강유등축제를 베낀 서울등축제를 무리하게 강행한다면 부산 역시 온 시민의 힘을 모아 서울의 문화권력 독점에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세계적 평가' 받아

'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는 서울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베꼈다며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뽀로로와 친구들'을 표현한 등인데, 위는 진주이고 아래는 서울이다.
 '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는 서울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베꼈다며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뽀로로와 친구들'을 표현한 등인데, 위는 진주이고 아래는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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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유등축제는 세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는 지난 8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피너클어워즈 한국대회'(2개 분야 8개 부문)에서 진주남강유등축제에 2개 부문(홍보분야 리플렛 부문, 대표 프로그램부문) 최우수상을 선정해 시상했다.

'이벤트·축제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피너클어워즈는 세계축제협회가 주최하는 축제 시상식으로, 매년 전 세계 경쟁력 있는 축제를 대상으로 분야별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해 시상한다. 이번 한국대회에는 50개 축제가 응모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다른 나라에 '수출'되기도 했다. 이 축제는 지난 2월 세계3대 겨울축제인 캐나다 '윈터루드 축제'에 초청됐고, 9월 미국 LA한인축제와 12월 캐나다 '나이아가라 빛 축제'에 진출하기로 확정돼 있다.

이창희 진주시장 "서울등축제, 완전히 중단해야"

이창희 진주시장.
 이창희 진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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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진주시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다른 곳도 아닌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지방에서 어렵사리 성공시킨 축제를 그대로 베껴 서울 한 복판에서 자기들이 창제한 축제인 것처럼 버젓이 개최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2012년(한국방문의해) 끝으로 이 행사의 목적을 달성한 것인데, 시민들의 반응과 인기가 좋으니까 모방한 것도 모자라 연례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함평나비축제가 잘 된다고 해서 아무 곳에서 나비축제를 개최하면 함평나비축제는 고사할 것이다, 이것은 법보다 양심의 문제"라며 "서울등축제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 청계천에서 등축제를 열고 싶으면 서울시 부담으로 남강유등축제 전체를 초청하고 '남강유등축제' 이름으로 개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창희 시장은 "서울시는 서울등축제 870m 구간 가운데 320m를 진주시와 다른 지자체에 할애하는 것을 상생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서울시가 인심 쓰듯이 축제 일부 구간 할애와 진주시 홍보 지원 등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는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서울등축제로 인해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가까운 서울에서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서울등축제를 찾게 되며 굳이 진주까지 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며 "심지어 수도권과 충청권, 외국인들의 경우 '등축제=진주'라는 인식이 아니라 '등축제=서울'이라는 인식을 갖게 돼 진주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엄청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서명운동과 릴레이 1인시위 등을 벌이고 있고, 비대위에서 박원순 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서울등축제가 중단될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며, 최후 수단으로 물리적·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게 시민들의 의지"라고 전했다.

진주시는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내실화를 마련하고 있다. 진주시는 올해부터는 진주성 둘레길 1.2km에 걸쳐 등으로 장식해 '연인의 길' '명상의길 ' 충절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스토리텔링화'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청계천에서 오는 11월 서울등축제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전체 87m 가운데 서울시 '주제등' 전시 450m와 해외교류 100m, 다른 자치단체 초청 상생구간 320m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는 서울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베꼈다며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용등'인데, 위는 진주이고 아래는 서울이다.
 '서울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는 서울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베꼈다며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용등'인데, 위는 진주이고 아래는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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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주남강유등축제, #서울등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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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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