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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엑스런 트레일러닝 캠프 아이~부럽지 in 제주
 런엑스런 트레일러닝 캠프 아이~부럽지 in 제주
ⓒ 유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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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혹시 마라닉을 아시는지? '마라닉'은 일본의 야마니시 테츠로 교수가 창시한 '마라톤+피크닉'의 합성어다. 마라톤과 피크닉의 조합이라면 놀고 먹고 마시고 적당히 달리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야마니시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들이 달리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기록에 집착하면서부터 인간 관계나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을 놓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여유를 갖고 자신의 능력만큼 달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마라닉을 만들었다고 한다.

최근 걷기를 포함한 '슬로 라이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다. 그래서 슬로 라이프의 한 부류인 마라닉을 트레일 러닝과 접목을 시키는 행사를 직접 한국에 만들기로 했다.

 처음 시작부터 베불리 먹자
 처음 시작부터 베불리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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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운영하는 트레일 오지레이스 최대 커뮤니티인 런엑스런(www.runxrun.com)에서는 5월 10~12일까지 2박 3일간 제주도 올레길에서 마라닉 개념을 도입한 국내 최초의 신개념 트레일 러닝 힐링 캠프인 '런엑스런 트레일러닝 캠프 아이~부럽지 in Jeju'를 자체적으로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총 길이 60km의 제주 올레길 4~7번 코스를 걷고 달리며 낭만적인 제주의 바다와 하늘, 한라산을 두루 경험하게 만들었다. 상당히 파격적이며 실험적인 이번 행사는 참가자들이 정해진 시간 안에 어떠한 방법을 이용하던지 상관없이 정해진 코스를 완주하면 된다.

달려도 되고 걸어도 되며 심지어는 자전거, 차를 타고 이동해도 상관없다. 독특한 이벤트 답게 런엑스런 회원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몇 시간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처음부터 관심이 많았다. 참고적으로 2번째 행사는 8월 30일~9월1일까지 2박3일간 경주에서 열린다.

 런엑스런 트레일러닝 캠프 아이~부럽지 in 제주 출발
 런엑스런 트레일러닝 캠프 아이~부럽지 in 제주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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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자는 예전에 일본에서 열린 마라닉 행사에 초청을 받아 참석한 적이 있었다. 참가비는 일본 돈 5000엔이며 행사장까지의 교통, 현지 숙박과 식비는 본인이 부담했다. 하지만 행사 전 파티와 종료 후 뒤풀이는 주최 측에서 제공했다. 그때 일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먹는 대식가인지를 알고 놀라기도 했다.

마라닉 행사는 소풍의 느낌이 들어야 하기에 언제 어느 곳에서 하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그 당시 행사는 9월 말이었고 열린 곳은 니가타의 묘코, 조신고원국립공원 일대였다. 도쿄에서 신간센과 전철을 타고 2시간 이상을 가야 나오는 상당히 외진 곳이었다. 하지만 해발이 높고 기온이 낮았기에 이미 단풍이 물들어 경치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주변의 풍경을 보고 주최 측에서 왜 그곳을 선택했는지 이해를 했다.

처음 행사의 집결지는 수기노사와 였으며 그곳의 전통을 느낄수 있는 100년 역사의 타바타야 여관에서 숙박을 하고 수기노사와 마을주민들이 정성껏 준비한 환영파티를 함께했다. 보통 마라톤 대회 전날에 금주와 금욕을 권하지만 마라닉은 정 반대의 개념이기에 먹고 마시는 데 모든 정열을 쏟아 붇는 것 같았다.

저녁 만찬과 함께 끝없이 이어지는 맥주 폭탄 세례는 처음엔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자는 생각으로 적극 동참하니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 그때 마라닉을 참가해보고 천천히 사는 행복과 그걸 통한 마음의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행사는 꼭 많은 이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직접 시도를 하게 된 것이다.

 제주 올레길을 걷는 참가자
 제주 올레길을 걷는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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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링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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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올레길이 발달되었다. 유럽의 산티아고 길에서 유래를 찾아 사단법인 제주 올레에서 제주의 길들을 이어서 섬 전체를 하나의 길로 연결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여유와 낭만을 느끼고 힐링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연의 길은 꼭 걷기만을 위한 길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전거로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달리기를 통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곳을 느끼고 싶어 할 것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달리기를 통해 제주의 푸르름과 낭만을 느끼고 싶었다.

처음 시도하는 자체 행사다 보니 위험 부담이 있기에 모집은 11명으로 제한했다. 그런데 막상 행사 발표가 나가고 보니 예상 외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참가를 원했다. 두세 시간 만에 참가자들이 신청과 동시에 참가비를 송금하는 통에 허겁지겁 간신히 17명으로 참가자를 막았다. 이리하여 정말로 상상만했던 행사를 런엑스런 운영진과 함께 직접 만들게 되었다.

5월 10일 오후에 참가자들은 표선의 첫 번째 숙소이자 제주 올레 4번 출발지인 커피가게&쉬고가게로 모였다. 참가자 등록과 확인이 끝난 후 표선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돼지 두루치기 집 광동식당에서 본 행사의 서막은 올랐다. 이곳의 특징은 1인 6000원에 돼지고기가 무제한으로 나온다는 것이었다. 달리는 사람들은 남여노소 식성이 너무나 좋다. 우리들의 먹는 양을 보더니 친절한 사장님께선 놀라면서 계속 고기를 얹어 주신다. '그래 얼마까지 먹을수 있는지 한번 먹어봐' 이러는 것 같았다.

참가자 서로 간의 인사가 끝나고 장소를 옮겨 행사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오리엔테이션때도 계속해서 이야기 했다. 이번 행사는 대회가 아니다. 절대로 빨리 달릴 생각 말고 최대한 제주를 즐기고 느끼는 시간을 가져라. 골인 지점에 일찍 도착해도 입장할 수 없다. 그러니 그때까지 놀던지 자던지 하여튼 알아서 시간을 보내다 들어와라 등등등. 일반적인 대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상한 규칙들이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니 참가자들이 대충은 내용을 알고 왔어도 상당히 당황해했다.

 제주 올레길을 달리는 참가자들
 제주 올레길을 달리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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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5월 11일 새벽 4시였다. 사막을 달리는 장거리 대회에선 꼭 한 구간은 1박 2일을 달리게 된다. 그때 고요한 밤과 새벽에 느끼는 사막의 정겨움과 낭만을 꼭 이곳에서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출발과 동시에 재빠르게 뛰쳐나가는 선두권과 처음부터 즐기기를 원하는 후미권으로 나뉘어졌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제주의 새벽에서 만나는건 자신의 발소리와 어둠이다. 언제 우리가 바쁜 일상에서 고요함의 바다에 빠져 자신과의 대화를 나눌수 있는가? 우리는 모두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현실의 벽 앞에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여유가 별로 없이 살고 있다. 힐링은 천천히 가며 자신을 만나는 솔직함으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총길이 60km에 제한 시간은 15시간을 주었다. 42.195km 마라톤 풀코스 제한시간은 보통 5시간이다. 그런데 15시간이라?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막되먹은 시간이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분명했다. 이건 달리기 대회가 아니고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 모두가 참여해서 즐기는 행복의 시간이란 것. 1등보다 꼴찌에게 더욱 큰 박수와 칭찬을 날려주는 1등만이 대접 받는 더런 세상 말고 모두가 함께 대접 받는 그런 멋진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쉬엄쉬엄 천천히 여유롭게
 쉬엄쉬엄 천천히 여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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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푸른 바다
 제주의 푸른 바다
ⓒ 이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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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죽기 살기로 달리는 선두권 참가자들이 어느 순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어차피 일찍 도착해도 골인을 안 시켜준다는 생각이 드니 그래 좀 쉬다 가자, 좀 천천히 가자, 좀 먹고 가자, 좀 낮잠 자고 가자 등등등. 그동안 해왔던 고정관념을 깨는 일상탈출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외로 한번의 작은 변화가 더욱 더욱 커다란 변화로 이어지며 몰랐던 행복을 찾게 되기 시작을 했다.

내가 원했던 천천히 달리며 즐기는 새로운 행복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놀고 먹고 달리다 걷고 졸리면 낮잠 자고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힘들면 차 타고 이동하고….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한 이상함이 어느덧 익숙해지며 그것이 자신을 변화시키는 소중한 체험이 낭만의 섬 제주에서 모드에게 현실화 된 것이다.

바쁘게 사는 현대사회와 현대인에게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을 통해 진심의 자신을 만나고 또 다른 행복을 찾을 수만 있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와 성공의 개념도 조금은 바뀔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런엑스런 트레일러닝 캠프 아이~부럽지 in 제주 마무리
 런엑스런 트레일러닝 캠프 아이~부럽지 in 제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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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끝까지 잘먹자 주위를 실천한 아이~부럽지
 처음부터 끝까지 잘먹자 주위를 실천한 아이~부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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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월간 아웃도어 연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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