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25일 만에 편집국 출입이 가능해진 <한국일보> 기자들이 9일 오후 출근하는 모습. 이들은 현재 기사 작성·송고 시스템에 접속할 수는 있지만, 지면제작 시스템에는 여전히 접근할 수 없는 상태다.
 25일 만에 편집국 출입이 가능해진 <한국일보> 기자들이 9일 오후 출근하는 모습. 이들은 현재 기사 작성·송고 시스템에 접속할 수는 있지만, 지면제작 시스템에는 여전히 접근할 수 없는 상태다.
ⓒ 박소희

관련사진보기


9일 오후 3시 10분 서울시 중구 한진빌딩 신관 15층, '땡'하는 소리와 함께 "우와!"하는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25일 만에 문이 열린 편집국을 찾은 <한국일보> 기자들이었다.

들뜬 모습으로 편집국 입구에 선 기자들과 함께 "<한국일보> 파탄주범 장재구는 물러가라" 등 구호를 외친 정상원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 위원장이 입을 뗐다.

"법원 결정에 따라 (편집국에)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모두 자기 자리로 가서, 25일 만에 출근하고 총회 진행하겠습니다."

곧이어 한 기자가 외친 "출근합시다"란 말에 150여 명의 기자들은 박수를 치며 편집국 안으로 들어갔다. 전날 법원은 <한국일보> 기자 151명이 회사측을 상대로 낸 '취로방해금지 및 직장폐쇄 해제 가처분 신청'을 두고 "<한국일보>사는 기자들의 편집국 출입을 방해해선 안 되며, 기자들이 기사 작성·송고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앞서 사측은 지난 6월 15일 편집국을 일방적으로 폐쇄하고 기자들이 기사 작성·송고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도록 아이디를 삭제했다. 6월 17일부터 7월 9일까지는 통신사 기사 등으로 채워진 '짝퉁 <한국일보>'를 발간했다.

기자들, 기사 작성·송고 가능해도 지면 제작은 안 돼

 <한국일보> 사측은 전날 법원 명령에 따라 9일 편집국 문을 열었다. 기자들은 25일만에 출근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지면제작 시스템에는 접근할 수 없는 상태다. 한 기자가 그동안 접속할 수 없었던 기사 작성·송고시스템에 접속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
 <한국일보> 사측은 전날 법원 명령에 따라 9일 편집국 문을 열었다. 기자들은 25일만에 출근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지면제작 시스템에는 접근할 수 없는 상태다. 한 기자가 그동안 접속할 수 없었던 기사 작성·송고시스템에 접속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
ⓒ 박소희

관련사진보기


약 한 달 만에 제 자리에 앉은 기자들은 우선 기사 작성·송고시스템인 '집배신'에 접속이 가능한지부터 확인했다. 한때 '삭제된 아이디(ID)'라고 나왔던 화면은 더 이상 뜨지 않았고, 로그인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신문 지면을 구성하는 조판시스템은 이상했다. 최진주 비대위 부위원장은 "조판시스템에 접속하면 <LA한국일보>만 뜬다, 사진부는 화상접속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다"며 "(사측 편에 선 인물들이) <서울경제>에 있는 편집실을 그대로 둔 채, 그곳에서 신문을 제작하려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법원이 가처분결정을 내리며 사측에 ▲ 기자들의 근로 제공을 거부해선 안 된다 ▲ 편집국 출입을 막아선 안 된다 ▲ '집배신' 접속을 차단해선 안 된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은 첫 번째 내용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가처분 결정을 제대로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시스템 접근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중'이라는데, 그렇다해도 (노조 등이 반대하는) 간부들만 편집을 승인할 수 있도록 해놨다"며 아직도 정상적인 신문제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위원장은 "경영진에서 신문을 정상화하려고 해도 장재구 회장에게 계속 막히고 있다"고도 말했다. 9일 오전 사측은 비대위에 '기자들이 인정할 만한 편집국장을 임명해 신문을 정상화하자'고 제안했지만, 이 역시 장 회장의 반대에 부딪혀 불발됐다.

이영성 편집국장 해임 등에 이어 이준희 논설위원실장이 논설고문으로 발령받는 등 사측의 보복성 인사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이 실장은 <한국일보> 전현직 직원과 각계 인사 110여명이 참여한 '<한국일보> 바로세우기 위원회(아래 한바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논설고문은 사설은 쓸 수 없고 기명칼럼만 게재할 수 있는, 사실상 퇴직에 가까운 자리다.

비대위는 신문 제작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9일 오후 6시 <서울경제> 사옥에 있는 임시편집실을 항의방문할 예정이다.

"정상화? 장재구 회장 퇴진하고 책임 다해야"

 <한국일보> 사측은 전날 법원 명령에 따라 9일 편집국 문을 열었다. 25일만에 편집국으로 출근한 <한국일보> 기자들이 각자 물품과 기사 송고·작성시스템 접속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한국일보> 사측은 전날 법원 명령에 따라 9일 편집국 문을 열었다. 25일만에 편집국으로 출근한 <한국일보> 기자들이 각자 물품과 기사 송고·작성시스템 접속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 박소희

관련사진보기


이날 오후 2시, 중학동 옛 <한국일보> 사옥 자리가 보이는 광화문 열린마당에 모인 한바위 관계자들도 한 목소리로 "<한국일보>를 정상화하려면 무엇보다도 장 회장이 퇴진하고, 자신이 떠안아야 할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장 회장의 사과와 즉각 퇴진,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일보> 출신인 남영진 전 기자협회장은 "이번 사태는 "99%, 전적으로 장재구 책임"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배들은 '역사적으로 머릿수 이기고, 옳은 게 이기고, 끝까지 단결해야 한다'고 했다"며 "(앞의 두 가지는 이뤄졌고) 남은 건 여러분의 끈기와 단결이다, 여러분이 끈기와 단결로 헤쳐나가면 진짜 독립신문 <한국일보>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필진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김경집 전 가톨릭대 교수는 "옛 <한국일보> 앞으로 모여달라는 문자에 마음이 아팠다"며 "중학동 사옥은 과거 가장 멋진 건물이었는데 (사측은) 그 집을 내주고 행랑채도 얻지 못한데다 집에 있던 사람까지 다 쫓아냈다, 이게 21세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했다. 그는 "법원 판결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일이 기다릴 테지만,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전현직 직원과 각계 인사 110여명이 모인 '한국일보 바로세우기 위원회'는 9일 오후, 중학동 옛 사옥 자리가 보이는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재구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한국일보> 전현직 직원과 각계 인사 110여명이 모인 '한국일보 바로세우기 위원회'는 9일 오후, 중학동 옛 사옥 자리가 보이는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재구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 박소희

관련사진보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모든 게 시작됐습니다. 언제든 '쪽지'로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