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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시작과 끝, 그 사이에는 '이윤의 극대화'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 그렇지 않은 기업과 기업가들이 있습니다. 기업 설립의 목적도 '돈'에 있는 게 아니라 '사람'에 있습니다. 감히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고 말하는 사람들, 지금부터 그들을 만나러 갑니다. [편집자말]
오리지널 그린 컵에 대한 주목과 인정은 외국에서 더 크다. 이른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012년 '레드닷(Red-dot) 디자인 어워드'를 시작으로, 'iF 디자인 어워드',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에서 연달아 상을 받았다. 하나의 상품으로 이정도 성과를 낸 사례는 한국에선 ㈜에코준컴퍼니가 처음이다.
 오리지널 그린 컵에 대한 주목과 인정은 외국에서 더 크다. 이른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012년 '레드닷(Red-dot) 디자인 어워드'를 시작으로, 'iF 디자인 어워드',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에서 연달아 상을 받았다. 하나의 상품으로 이정도 성과를 낸 사례는 한국에선 ㈜에코준컴퍼니가 처음이다.
ⓒ ㈜에코준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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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우니 시원한 것을 찾게 된다. 다양한 음료가 담긴 컵을 쥔 이들이 길거리마다 쉬이 눈에 띈다. 1회용 컵 사용은 자연스레 늘었다. 120억 개와 3억 개. 환경부가 2009년 추산한 1회용 종이 컵과 플라스틱 컵의 연간 사용량이다. 이 중에서 어느 정도가 버려지고, 재활용되는지는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땅에 묻힌 플라스틱 컵의 경우, 자연 상태에서 완전히 분해되는데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에코준컴퍼니는 환경 친화적인 디자인 상품으로 이에 대응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른바 '그린 디자인'이다. 2011년에 개발한 '오리지널 그린 컵(ORIGINAL GREEN CUP)'은 옥수수가 주소재인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일반 플라스틱과는 달리 자연 상태에서 금세 분해된다. 환경 호르몬 같은 유해성분에서도 자유로워, 안정성 또한 높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내구성도 뛰어나다. 실용성도 갖췄다. 티백 고리가 있어 티백이 컵 안으로 말려들어가지 않는다.

오리지널 그린 컵에 대한 주목과 인정은 외국에서 더 크다. 이른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012년 '레드닷(Red-dot) 디자인 어워드'를 시작으로, 'iF 디자인 어워드',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에서 연달아 상을 받았다. 하나의 상품으로 이 정도 성과를 낸 사례는 한국에선 ㈜에코준컴퍼니가 처음이다.

"상품은 많이 구매해주시지 않아도 좋습니다. 대신 우리가 왜 이런 일을 하는지는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자신 헬스(건강)에 대한 관심만큼, 지구 헬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거든요."

이준서 ㈜에코준컴퍼니 대표의 말에 직원들이 "큰일 날 소리"라며 웃는다. 이 대표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진짜 목표는 환경 친화적인 인식들을 넓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4일, 서울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벤처센터에 위치한 ㈜에코준컴퍼니 사무실에서 이준서 대표를 만났다.

신용대출 2천만 원으로 시작, 4년 만에 연매출 목표 5억 원

㈜에코준컴퍼니는 친환경적인 디자인 상품을 통해, 우리사회 친환경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7월 4일, 서울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벤처센터에 위치한 ㈜에코준컴퍼니 사무실에서 이준서 대표를 만났다.
 ㈜에코준컴퍼니는 친환경적인 디자인 상품을 통해, 우리사회 친환경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7월 4일, 서울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벤처센터에 위치한 ㈜에코준컴퍼니 사무실에서 이준서 대표를 만났다.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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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고, 광고회사를 다녔습니다. 그린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부터입니다. (이 분야에 선구자인) 윤호섭 교수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디자인으로 친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죠."

㈜에코준컴퍼니의 첫걸음은 쉽지 않았다. 이준서 대표가 신용대출로 얻은 2천만 원과 직원 한 명이 전부였다.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한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다. 우선 친환경 분야에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넓지 않았다. 친환경과 관련된 주요 공모전에서도 디자인보다는 기술적인 부분이 중요시됐다. 이 대표는 "(초창기에는) 성공에 대한 확신보다 절망이 컸다"고 떠올렸다.

상품 제작을 위한 공장 찾는 일조차 버거웠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컵을 제조하는 공장에서는 디자인이나 친환경 소재를 강조하면 고개를 내저었다. 몇 곳의 공장에서 거절을 당한 끝에서야 상품제작을 시작할 수 있었다.

2010년 어렵게 '오리지널 그린 컵'의 생산을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판매가 잘 안 됐다. 소량생산, 신소재인 까닭에 상품의 단가도 1만 4천 원으로 높았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컵이나 텀블러에 비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설득하기 쉽지 않았다. 판로를 개척하고, 인지도를 넓히는 일 자체가 막막했다. 제대로 된 매출이 없으니, 1년에도 한두 차례씩 사무실을 쫓겨 다녔다. 은평구에서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지원도 받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상품에) 반응이 없던 곳들이, 상을 받으니까 연락이 오더라고요. 관련 기업이나 관공서와 함께 일을 하기도 쉬워졌고요. 아쉬운 일이죠. 우리의 소셜미션이나 상품의 가치는 바뀐 게 없는데, 그저 유명한 상을 탔다고 인식이 달라지는 현실은 바뀌어야할 것 같아요."

'레드닷(Red-dot)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2012년 이후로 오리지널 그린 컵이 널리 알려졌다. 서울시청 정동전망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등 오프라인 상설판매장이 국내외에 속속 생겼다. 매출도 한 해에 60% 이상 늘었다. ㈜에코준컴퍼니는 직원만 8명, 연매출 목표 5억 원의 사회적 기업이 됐다. 상품 개발 4년, 회사 설립 3년만이다.

2011년에 개발한 '오리지널 그린 컵(ORIGINAL GREEN CUP)'은 옥수수가 주소재인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2011년에 개발한 '오리지널 그린 컵(ORIGINAL GREEN CUP)'은 옥수수가 주소재인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 ㈜에코준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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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가치들

"우리를 소개할 때, 처음부터 '사회적 기업이다'라는 이야기는 잘 안 해요. 상품이 지닌 디자인,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앞세우죠.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에 선택받는 것 보다는 우리가 지닌 경쟁력으로 선택받는 게 옳다고 여겼어요."

㈜에코준컴퍼니가 친환경이라는 가치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해피워크'와 연계해 상품의 포장을 장애인들이 맡는다. 상품의 전체적인 단가의 상승요인이지만, 이준서 대표는 "사회적 기업이기 이전에 윤리적인 방법이라 선택했다"고 말했다.

환경과 관련한 캠페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우물 모양의 전시품에 기부금을 받는 행사를 열고 있다. 여기에 ㈜에코준컴퍼니의 수익 일부를 적립해 아프리카에 우물을 짓는 '아프리카 우물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이준서 대표는 "단순히 우물을 짓는 행위로 끝나지 않고, 그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현지에서 직접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그린 디자인 분야에서 직접 일해보고 싶다'며 찾아오는 청년들도 나타났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재학 중이던 정다향(20)씨도 그렇다. 그는 인터넷 포털에서 오리지널 그린 컵과 관련된 기사를 보고, 무작정 찾아왔다.

정씨는 이번 여름동안 인턴으로 일하며, 그린 디자인과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경험을 쌓아나갈 예정이다. 정씨는 "디자인이라고 하면 단순히 고급스럽고 깔끔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다른 가치들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준컴퍼니는 수익 일부를 적립해 아프리카에 우물을 짓는  '아프리카 우물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에코준컴퍼니는 수익 일부를 적립해 아프리카에 우물을 짓는 '아프리카 우물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 ㈜에코준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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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에코준컴퍼니를 통해, ‘그린 디자인 분야에서 직접 일해보고 싶다’며 찾아오는 청년들도 나타났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재학 중이던 정다향(20)씨도 그렇다. 사진은 오리지널 그린 컵을 들어보이는 정다향씨.
 최근에는 ㈜에코준컴퍼니를 통해, ‘그린 디자인 분야에서 직접 일해보고 싶다’며 찾아오는 청년들도 나타났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재학 중이던 정다향(20)씨도 그렇다. 사진은 오리지널 그린 컵을 들어보이는 정다향씨.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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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에게 친환경에 대한 관심 전파하고파"

"올 8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새로운 친환경 제품 전시회를 열 예정입니다. 100%는 아니지만, 30%이상 자연 분해되는 유리 소재로 물병을 만들 생각입니다. 우선 해외로 나가서 인정받겠습니다."

이준서 대표가 새 제품의 시작을 해외에서 시작하는 까닭이 있다. 아직까지는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국내로 돌아오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해외와 국내 사이에서 인식의 차이가 큰 것 같다"며 "외국에서는 자연분해가 30% 정도만 이뤄져도 친환경 상품으로 인정받는데, 우리나라는 100%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상품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확대를 위해서라도, 해외에서의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사회적 기업의 상품이나 친환경 상품이라고 하면, '조금 후지지 않을까?'라고 의문을 가지는 경우도 많아요. 그걸 깨보겠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에 대한 관심을 전파하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에코준컴퍼니가 해외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올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친환경상품대전'도 참가한다. 이준서 대표는 사회적 기업의 목표를 "우리사회에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때문에 '친환경에 대한 관심'에 집중할 예정이다. 땅에 그대로 심어도 분해되는 친환경 화분, 명함꽂이로 재활용이 가능한 노트 등 참신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지는 친환경 상품 소개에 집중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대표는 "상품의 더 많은 판매는 그 다음의 목표"라며 웃었다.


태그:#사회적 기업을 찾아서, #사회적 기업, #(주)에코준컴퍼니, #그린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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