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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을 하면 관상이 바뀌는가? 요즘 성형이 대중화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이다.이 질문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운명이 정해져 있으며, 얼굴을 통해 그운명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글을 읽어온 독자라면 필자가 꾸준히 관상에 대해서 언급을 해온 것을 알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관상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서두에 밝힌 질문의 전제조건이 바로 이것이다.

동양의 관상학은 그 표현이 추상적이라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다. 그리고 과학적으로는 개연성을 찾아보기 힘든 대목들을 보면 그저 말장난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눈썹이 눈보다 길면 부귀하고, 눈보다 짧으면 곤궁하다'라는 구절이 관상학 책에 있는데, 눈썹길이가 과연 재산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그 상관관계가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현대 학문이 발달하면서 관상학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상당 부분뒷받침하고 있다. 얼굴을 보고 매력이나 호감을 느끼는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심리학의 연구들은 많은 부분이 관상학과 일치한다. 인류학은 각기 다른 환경에 적응하면서 인종 간의얼굴이 다르게 형성되었고, 행동 양식의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 밖에도 다양한 연구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관상학이 집단지성이 경험에 의해 체득한 내용을 아카이브로 구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일단, 관상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얼굴의 생김새가 그 사람의 인생을 나타낸다고 가정을 하자. 성형을 하면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생긴다.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생긴다. 원래 보고 만지고 느끼던 얼굴의 형태가 바뀌면서 인식의 변화가 생긴다. 그 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다. 거울을 보는 순간을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며, 대외활동에도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나설 것이다.

변화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떨어질 것이다. 우울감이 커지면서, 삶의 의욕이 줄어들 것이다. 얼굴의 변화는 생김새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변화를가져온다. 이를 스스로에 대한 피드백이라고 한다(Self Feedback).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생긴다. 그 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해서 변화된모습을 더 매력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좀 더 긍정적인 태도로 대하게 될 것이다. 그에 대한 나의 반응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대로 변화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태도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부정적인 태도를 접하는 나의 감정과 반응도 부정적일 것이다. 이를 사회적 피드백(Social Feedback)이라고 한다. 얼굴이 가지는 특성상, 얼굴 모습이 바뀌면 얼굴을 보는 사람이나 당사자가 감정의 변화를 느낀다.

꼭 성형이 아니더라도 얼굴은 바뀔 수 있다. 건강상태, 표정, 화장 등으로 얼굴을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내적으로 외적으로 피드백이 달라진다. 그래서 인상이 달라지면 인생이 달라진다고도 한다.

과거에는 타고난 얼굴 모습이 바뀌는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겼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공식석상에서 자신의 성형 여부를 밝힌다는 게 터부시되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관상가들이 성형을 통해 타고난 인생을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요즘에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었다. 성형을 좀 더 격한 화장 정도로 예전에 비하면 가볍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얼굴 모습의 변화 자체를 예전처럼 부정적으로 여기지는 않는 듯하다. 관상가들의 입장도 조금은 관대해졌다. 성형으로 인한 피드백을 체득한 탓인지, 성형으로 인해 어느 정도는 바뀔 수 있다고들 한다. 심지어는 관상 성형이라 하여 관상을 좋게 해준다며 성형을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관상을 좋게 하고자 성형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다운 얼굴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급격한 변화는 이질감을 가져온다. 이질감은 본인에게나 타인에게나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한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고, 본연의 정체성을 간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공중파 방송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연예인의 인터뷰를 방영한 적이 있다. 그 인터뷰에서 당사자는 '수술로 인해 여자로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셀프피드백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무대에 선 자신이 어색하게 느껴지고, 자신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이 어색하다고 토로했다. 부정적인 사회적피드백이 작용하는 것이다. 얼굴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그 얼굴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다. 어떤 인생을 살지는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다.


태그:#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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