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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 여덟 번째 주인공인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씨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 여덟 번째 주인공인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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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꿈이 있는 사람은 열심히 노력하느라 바쁘다. 꿈을 꿀 겨를도 없다. 진짜 할 사람들은 그냥 한다. 이미 하고 있다. 그런데 사회는 점점 사람을 나약하게 만들고 위로거리를 계속 던져낸다... 김덕수 사물놀이패는 철저하게 연구하고 실험하고 안 되면 연습했다. 몰입했다. 몰입된 노력의 결과로 이상적인 꿈, 그 꿈을 이루어 내기를 바란다."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의 말은 거침없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이상적인 꿈만 꾸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행위 그 자체에 몰입해 '꿈의 세계'를 만들어가라고 했다.

지난 달 28일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의 여덟 번째 주인공으로 강단에 선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은 '뼛속까지 예술가'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한 인물이었다.

열다섯 살에 처음으로 피아노를 접한 그는 신이 내리듯 피아노 소리가 몸에 들어왔단다. 미친 듯이 5년을 건반만 두드렸고 그 와중에 첫사랑을 만나 영감을 얻으니 작곡이 저절로 되었다고 한다. 작곡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었던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실력파 피아니스트였던 이길환 선생님 밑에서 기술을 배우게 된다.

'이제 기술은 됐다'는 생각이 들었을 쯤, 진정한 자신을 찾고 싶은 마음에 출가를 결심한다. 하지만 입대 영장이 나오고 결국 출가의 뜻을 접게 된다. 제대하고 나서는 서울시립대학교 최동선 선생님을 만나 작곡을 전공하게 되었고 졸업하기 전까지 "서양의 논리와 기술과 정신세계를 꿰뚫겠다는 생각"으로 학업에 임했다. 그리고 음악공부에 대한 회의를 느낄 때쯤, 운명 같이 전통음악을 만나게 된다.    

대학을 마치고 국악을 만나게 된 임동창은 '자신만의 음악을 찾는 것'이 화두(불교에서 참선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참구(참선하여 진리를 찾음)하는 문제.)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만나서 꽹과리, 징, 북, 장구의 두드림과 태평소의 능개가락의 배음(조화적인 고유음)에서 이루어지는 '꿈의 가락'을 통해 '이상적인 꿈을 현실에서 이루어 내는 것'이 바로 지금 하는 일의 행위 자체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는 "사물놀이를 하면서 평생을 두드리고 아무리 연주를 잘해도 그렇게 배음으로 꿈을 빗는 횟수가 많지 않은데 정말 몰입해서 제대로 두드렸을 때 자기가 원하든 원치 않든 '자기가 원하는 궁극적의 꿈의 세계'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 여덟 번째 주인공인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씨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 여덟 번째 주인공인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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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야기를 통해 그가 전달하고자 한 말이 바로 '꿈꾸지 말고 행동하라'였다.

마치 예술가들이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정신과 생각과 감정을 낱낱이 해부하고 해체시키고 분석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그날 그의 이야기 또한 자신을 세상에 표현하고 만들어가고 창조해가는 '인생'이라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대한 것이었다.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니, 마치 그의 연주를 그의 입을 통해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어떤 매체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아무것도 걸러내지 않은 진솔한 모습이었기에 더 인상 깊었다.

또 그는 예술가로서 치열했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요즘 시대의 나약한 젊은이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세 가지 메시지를 전했다. 첫째가 꿈은 꾸지만 말고 행동하라는 이야기였고, 둘째가 자신을 표현하고 살라는 것이었고, 셋째가 우리 음악을 통해 자기 자신 또한 사랑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이야기였다.

표현! 꿈을 건강하게 하는 과정

이야기 중간에 임동창이 젊은 20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기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신명나게 사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있는가?"

그리고 그는 사람이 왜 표현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사람은 표현을 하고 살아야 한다. 그 표현이 어떻게 되었든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표현을 할 수 있다면 공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가슴 속의 드라마를 다 끄집어내서 가슴 속을 텅텅 비워놓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렇게 가슴 속의 이야기를 꺼내고 표현할 때 "거침없이, 자유롭게,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내 꿈을 건강하게 키워나갈 수 있다"고 행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서양과 동양의 예술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비교하면서 "서양의 사상처럼 특별한 재능을 하늘에서 부여받은 사람만이 음악을 또는 표현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양의 관점에서 본다면 누구에게나 하늘이 내린 것처럼 표현을 하고 살 수 있는 본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서 그는 "어떤 것을 전공하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될 수 있으면 많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표현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음악!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방법

그날 그는 다산 정약용 '악론'의 한 구절인 "세상일을 근심하는 사람은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를 인용하며 우리의 음악에 대한 자신 만의 해석을 통해 젊은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애썼다. 그의 해석을 들어보면 이렇다.

"음악이라는 것을 내 삶이라는 것이라고 바꿔 말해본다면, 내 삶을 평화롭게 사랑할 수 있을 때 자기가 원하는 삶이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세상 일에 근심하는 사람은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상을 좋게 만들고 싶은 사람은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외국 사람들이 "인류가 불러온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고 평가했다"는 "우리의 아리랑"을 소개하면서 국악에 대해 말했다.

"여러분이 부모가 없다면 존재하지 않듯, 국악은 우리 음악이다. 우리 국악에 대해 우리 음악에 대한 교육을 하지는 않지만, 여러분의 음악이며 우리의 음악을 관심을 갖고 사랑하게 된다면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데 한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음악의 아름다움에 대한 그의 예찬은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풍류! 20대 젊은이들과 인생을 논하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 여덟 번째 주인공인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씨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 여덟 번째 주인공인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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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는 다른 게 없다. 자기 자신을 건강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아무리 남들이 자기 자신을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하고 뭐라고 평가하더라도 정말 이기적으로 자기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처음 스타트는 이기라고 보일 수 있지만, 그 이기가 극에 달해서 내가 정말 열심히 살다보면 그게 나중에는 결국 완벽하게 이타로 바뀌게 된다. 내가 정말 자기 삶을 사랑할 수 있는 태도의 전환, 그게 있기를 바란다. 그게 바로 풍류의 시작이다." 

꿈을 위해 살아온 그동안의 과정을 이야기한 임동창이 젊은이들과 함께 소통하고자 하는 풍류는 이랬다.

임동창은 예술가다. 예술가의 삶이 그러하듯 그는 철저하게 이기적인 또는 주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만 그런 것이 아니다. 또 그게 나쁜 것은 아니다. 그저 예술이 그러하다. 전문적이기 때문에 차별성이 있고 때로는 우리는 그것을 창의적이라고 표현한다. 임동창이 말한 것처럼 그것이 결국 "이타"가 된다면 예술의 경지가 남다른 것이 될 것이다. 그가 말하는 '풍류'가 될 것이다. 그는 이 시대의 젊은이에게 풍류를 전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모든 예술가가 그의 '풍류'를 알고 행동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때문에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예술도 중요하지만 문화가 필요한 것이다. 예술에 문화가 더해져야 비로소 소통이 가능해진다. 전문가의 영역인 예술에 일반 사람들이 일상에서 함께 경험하고 소통하는 문화가 합쳐져야 비로소 서로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편협하지 않은 영향력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다. 그 과정이 즐거울수록 더 유쾌할수록 우리는 우리의 삶속에 의미 있는 공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 전통과 예술을 녹이고자 한다면 그것이 좀 더 알기 쉽고 일상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소한 그 어떤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세상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예술가로서 자신의 삶과 인생을 표현해 준 천재 작곡가이자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에게 감사를 전한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 소개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은 사단법인 재미있는 재단이 기획 주관하며, 오마이뉴스와 함께 합니다. 재미있는 재단은 문화를 중심으로 즐거움을 나누기 위하여 만들어진 공동체입니다. 재미있는 재단의 다양한 사업들, 미국 MBA 진출지원 프로젝트 '개천에서 용났다'와 소소한 주변의 이야기를 담는 영상 교육 프로젝트 '비추다'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사업들 중의 하나로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을 을 기획하고 전개해 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은 매주 화요일 지속적으로 개최 됩니다.

먼저 문화계를 비롯한 궁금한 우리 시대의 인물로부터 점차 우리 주변의 이웃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전시'하는 재미있는 사업입니다. 신촌 현대백화점 옆의 텍사스아이스바(02-325-0088)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호프 한잔과 함께 편안한 대화의 장으로 진행되는 '사람이야기 전'은 누구나 스스로를 이야기 하거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날 그날 진행된 이야기는 <오마이뉴스>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한달의 행사를 사전에 공지하고, 만나고 싶은 분이 있을 때 언제든지 찾아 주시면 됩니다. 참가비는 간단한 식사거리와 맥주, 강연료 등을 포함하여 2만 원이며, 대학생의 경우 50% 할인해 드립니다. 자연스런 우리시대의 삶의 전시 공간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6월 일정은 4일 영화평론가 유지나 전, 11일 문화평론가 정윤수 전, 18일 애니메이션 '빼꼼' 제작자 김강덕 전, 6월 25일 부천문화재단 대표 김혜준 전으로 이어집니다.




태그:#임동창, #재미있는사람이야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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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재미있는재단' 전슬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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