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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우리 민족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주변국들의 역사왜곡과 역사침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라고 쓰고 있다. 하지만 국사편찬위원회가 오히려 역사왜곡 교과서를 통과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우리 민족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주변국들의 역사왜곡과 역사침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라고 쓰고 있다. 하지만 국사편찬위원회가 오히려 역사왜곡 교과서를 통과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국사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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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역사 바로알기 대회'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주변국들의 역사왜곡과 역사침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위원회는 우리 국민과 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알고 소중히 여기도록 하기 위해 2006년부터 '한국사능력 검정시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태진 "주변국 역사왜곡... 학생들에게 우리 역사 소중함 알리겠다"

국사편찬위원회 누리집에 올라온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의 글입니다.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입니다. 일본은 식민지 지배와 종군위안부 따위에서 역사왜곡을 서슴지 않고, 지금은 조금 잠잠하지만 중국 역시 '동북공정'으로 역사를 왜곡합니다. 다른 점은 중국은 고대사를, 일본은 현대사를 왜곡합니다.

주변국 역사왜곡과 역사침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민과 미래 세대에게 우리 역사를 바로 가르치기 위해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치르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오히려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승만 국부론'을 설파하고, '5.16군사반란'을 '5.16혁명'으로 지칭하면서 현행 한국현대사를 '좌편향'으로 몰아붙였던 뉴라이트가 만든 역사교과사가 지난달 10일 국사편찬위원회 역사교과서 검정심의위원회의 검정 본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수정과 보완을 거쳐 올 8월 30일 최종 통과여부가 결정됩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검정 본심사를 통과한 교과서가 최종심에서 탈락한 경우는 없습니다.

일부 누리꾼이 교과서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는데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로, 일제식민지를 "그 시기는 억압과 투쟁의 역사만은 아니었다. 근대 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근대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이기도 하였다"는 내용이 보이지만, 아직 정확하게 어떻게 기술됐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08년 박근혜 "뉴라이트 교과서 덕분에 걱정 덜게 됐다"

하지만 그 동안 뉴라이트가 현대사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안다면 검정 본심사를 통과한 교과서 집필 내용이 어떻게 될지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008년 5월 뉴라이트가 펴낸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는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이 만든 책으로 ▲ 식민지 근대화론을 인정하고 ▲ 제주 4·3 사건을 좌파 세력의 반란으로 규정하며 ▲ 이승만·박정희 반공 독재체제를 긍정한 내용을 담아 논란을 빚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은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청소년들이 왜곡된 역사 평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뜻있는 이들이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청소년들이 잘못된 역사관을 키우는 것을 크게 걱정했는데 이제 걱정을 덜게 됐다"며 대안교과서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집필진에게 "필자 여러분이야 말로 후손들을 위해 큰 일을 하셨고, 덕분에 걱정을 덜게 됐다"며 "나라는 인간에게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 건국 60주년을 맞아 성장한 몸에 걸맞게 혼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추켜세웠습니다.

현대사 전공자 3분의 1뿐인 '한국현대사학회'

그리고 이번에 검증 본심사를 통과한 교과서를 집필한 '한국현대사학회'(회장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현대사학회는 지난 2011년 5월 출범했습니다. 보수신문들은 일제히 환영했습니다.

국사학계의 한국 근·현대사 연구가 지난 수십년 동안 '반(反)외세' '민중' '내재적 발전론'의 틀에 얽매여 있는 사이 인접 인문·사회과학에선 한말과 일제시대, 대한민국사 연구의 새로운 성과들을 쌓아왔다. 한국현대사학회는 이런 성과들을 토대로 대한민국 국민의 참 역사상(像)을 제시해야 한다.-2011.05.11<조선일보> 한국현대사학회, 대한민국 참 역사像을 보여주라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해방과 분단,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산업화·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부끄러워하는 듯한 서술, 이미 실패한 북한체제를 선망하는 듯한 표현은 꼭 시정해야 할 것이다. 교과서는 나라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공동체의 영혼을 가르치는 도구다. 역사 바로 세우기의 출발이자 핵심이다.-2011.05.20 <중앙일보> 현대사학회 출범, 올바른 역사 정립 계기로

1948년 8·15 건국마저 흠집을 내면서 대한민국 정부를 '태어나선 안될 정부'라는 식으로 매도해온 자학사관은 국사학계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청산해야 할 절박한 과제다(중략)세계가 부러워하는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 역시 자랑스러워하긴커녕 '기회주의가 득세한 시대'라는 식으로 깎아내리는 잘못된 풍조가 온존하고 있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대한민국 현대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출범한 한국현대사학회에 역사학계 안팎의 기대가 크다.-2011.05.20 <문화일보> 한국현대사학회 발족과 自虐史觀의 청산

그런데 이름은 '한국현대사학회'이면서 현대사 전공자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사학회 누리집을 통해 이사·고문·상임위원 등 핵심 인사들의 전공을 분석한 결과 근대사까지 분야를 넓혀도 학회 이름에 걸맞은 전공자는 61명 중 8명에 그쳤습니다. 동서양사까지 포함해도 역사 전공자는 3분의 1 수준인 19명에 불과했습니다.(5월 31일 <경향신문> '현대사 전공자 많지 않은 '현대사학회'' 참고)

한국현대사를 전공한 이들이 3분의 1밖에 안 되는 데 어떻게 현대사가 왜곡되었는지 평가할 수 있고, 바로 잡을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이들은 비전문가 아닙니다. 다른 분야에서는 인정받는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현대사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들이 현행 현대사가 좌편향됐다거나, 자학사관이라며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 "남로당식 사관, 아직도 중학생들 머릿속에 집어넣다니"

<조선일보>는 5월 31일자 사설 '남로당식 사관, 아직도 중학생들 머릿속에 집어넣다니'를 통해 색깔론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5월 31일자 사설 '남로당식 사관, 아직도 중학생들 머릿속에 집어넣다니'를 통해 색깔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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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지난 달 31일자 '남로당식 사관, 아직도 중학생들 머릿속에 집어넣다니' 제목 사설에서 "수백만명의 동포를 학살한 6·25전쟁의 주범(主犯)과 종범(從犯)인 김일성·박헌영을 미화하고 그들의 주장을 추종하는 역사관이 우리 어린 학생들의 머리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현대사 교육의 근본 문제는 교과서 집필에서 채택에 이르는 과정이 좌파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좌파가 엮고 쓴 역사 교과서 채택률이 중·고교에서 90%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좌파가 교과서를 집필하면 좌파 전교조가 이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설은 이어 "교육부는 현대사 교과서를 일부 좌파 국사학자들 손에서 해방시켜 정치학·경제학·사회학 등 여러 분야 학자들이 두루 집필에 참여할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역사인식에 좌파와 우파가 있는지 솔직히 의문입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고, 해석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현행 역사교과서 집필진과 교사들이 정말 김일성을 추종하는 세력인지 궁금합니다. 특히 박헌영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는 주장에는 어안이 벙벙합니다. 대한민국 재판장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이들은 있었지만, "박헌영 만세"를 외치는 이는 거의 듣지 못했습니다. 자기들 사관과 다르다고 김일성과 박헌영을 추종하는 세력으로 매도하는 것이야 말로 '색깔론'입니다.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검증 본심사 통과는 예견된 일

뉴라이트 역사교과서가 검정 본심사에 통과된 것에 이미 예견된 일입니다. 지난 2010년 9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이태진 서울대 교수를 국사편판위원장에 임명하면서입니다. 이 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처음에는 민주주의를 하려고 했다거나. 독재가 때에 따라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 파문을 자초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지난 해 10월 9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박혜자 의원의 5.16이 혁명이냐는 질문에 "3선 개헌과 유신을 거치면서 비판(받고) 부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나름대로 헌법적 질서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며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시대적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니까 역사학자로서 현상을 볼 뿐이다. 나름 독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2011년 11월에는 "박정희 정권도 처음부터 독재를 하진 않았다"며 "박정희 정권도 처음에는 민주주의를 하려고 하다가 장기 집권을 하는 과정에서 독재화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헌법을 유리한 군사반란을 일으킨 자를 어떻게 정당화시킬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가 없습니다. 군사반란을 군사반란이라 부르지 못하고, 독재자를 독재자로 부르지 못하는 것이야 말로 역사왜곡입니다.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는 좌우파 논쟁이 아닙니다. 역사를 바로 기술할 것인가 아닌가라는 '역사전쟁'입니다. 총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만 전쟁이 아닙니다. 일본제국주의가 왜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가르치지 않았습니까? 역사를 왜곡하고 가르치지 않을 때 민족정신을 말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오블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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