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미나문방구>에서 미나의 동창이자 문방구 앞 초등학교 선생님 최강호 역의 배우 봉태규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미나문방구>에서 미나의 동창이자 문방구 앞 초등학교 선생님 최강호 역의 배우 봉태규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영화 <미나문방구>로 돌아온 데 이어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 MC까지.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배우 봉태규가 2013년 5월 다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이제는 조금 바쁠 때도 됐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은 그는 "비록 계약직이지만 일주일에 하루라도 고정적인 직업인으로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소중하다"고 했다. 그동안 볕도 쬐고, 살림도 하며 일상을 즐겼다는 배우 봉태규와 마주했다.

"잘 될 영화면 비성수기여도 잘 될 거예요.(웃음) 오랜만에 돌아왔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기로 이미 오래전에 다짐했거든요. 그동안은 결과에 집착하느라 과정을 즐기지 못했거든요. 알 수 없는 미래 때문에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게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거죠. 다들 열심히 하잖아요. 누구 하나 허투루 하는 영화는 하나도 없을 걸요."


"'대체 불가능한' 최강희 믿고 담백하게 연기"

봉태규는 <미나문방구>에서 최강호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 경찰을 꿈꿨던 '스트리트 파이터 마니아' 강호는 세월이 흘러 모교의 선생님이 되었다. 강호는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학교 앞 문방구의 오락기 '랭킹 1위'를 차지하는 데 집중한다. 주인공 강미나(최강희 분)와 초등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인물이지만, 극 중 강호의 분량은 감초 오성형제(엄지성, 황재원 분) 정도다.

"극 중 분량이 적더라"는 기자의 말에 봉태규는 "딱 맞는 것 같다. 오히려 시나리오보다 강호라는 인물이 부각되었는데, 조금 덜했어도 상관없었을 것 같다"고 했다. "미나와 비교하자면 적지만, 그렇게 비교하면 안 된다"면서 "강호의 몫은 딱 그만큼"이라고 밝혔다. "조금 덜 표현하더라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담백한 연기를 하고 싶었다"는 것이 봉태규의 설명이다.


"최강희라는 배우가 전면에 나서서 모두를 보호해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연기하면서 부담을 느끼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면 해보고 싶은 것을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최강희라는 좋은 뒷심도 있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확 끌렸습니다. 이런 연기를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최)강희 누나밖에 없을걸요."

봉태규는 <미나문방구>를 함께한 최강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호감도 있는데다 잘하는 배우"라면서 "누구 말마따나 대체 불가능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봉태규는 "리액션이 좋은 배우였으면 좋겠다"면서 "만족할만한 연기를 하고, 참여한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그것으로 됐다"고 털어놨다. "현재에 충실하면 미래를 향한 우려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말하는 그. 인터뷰는 어느덧 <미나문방구>에서 '강호철학관'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다 "변한 내 모습, 지금이 더 좋대"

그동안 대체 뭘 했느냐고 묻자, 봉태규는 "생각도 많이 하고, 볕도 쬐고, 경험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데뷔한 2000년 이후 연예인이라는 틀 안에서 놓쳤던 것들을 하나씩 시도했다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서 요리와 청소를 도맡는 등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한 일상이었지만 봉태규는 "내게 굉장히 큰 선물이 됐다"고 고백했다. "어제도 인터뷰 끝나고 집에 갔더니 집안일이 밀려 있었다. 청소했다"고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딱 주부였다.

"제가 저를 너무 막 대하고 있더라고요. 다른 사람이 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만 신경 썼던 거죠. 처음엔 어머니도 제가 집안일 하는 것을 불편해하셨어요. 그런데 요즘은 요리도 재료만 사다 놓으세요.(웃음) 저의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분들과는 계속 친하게 지내고요, '왜 이러지'하고 생각하시는 분들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지더라고요. 친한 사람들은 '지금이 더 나은 것 같다'고 하던데요."


과거 봉태규는 <미나문방구> 초반부에 등장하는 강미나 같았다고 했다. 예민한 성격에 잔뜩 날을 세우고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조바심이 덜해졌다. 봉태규는 "화를 안 내는 것 같다"면서 "조급함도 별로 없어졌다"고 했다. 스스로를 다잡고 돌아온 만큼 앞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겠다는 게 봉태규의 각오다. "연기든, 예능이든 재밌을 것 같으면 다 하려고요. 주위에서 뭐라고 하든 제 판단이 가장 중요해요.(웃음)"


봉태규 미나문방구 화신 최강희 몽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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