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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에 한 명의 아동이 학대를 받고 한 달에 한 명의 아동이 학대로 인해 사망하고 있지만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특히 1세 미만의 영유아가 학대로 사망하는 빈도가 전체 아동 사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심각한 실정인데도 말이다. 전문가들은 출생등록 의무화, 영유아건강검진제도를 통해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가정방문서비스, 부모교육 등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화여대 정익중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아동학대 조기발견 및 예방을 위한 대안 모색' 학술세미나에서 '아동학대 사망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1세 미만 영아 사망의 빈도는 다른 연령에 비해 매우 높다"며 "보다 정확한 아동학대 사망 통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출생신고 되지 않은 영아를 통계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1월 1일부터 2012년 5월 31일까지 만1세부터 만 13세까지의 아동이 학대로 사망한 사례는 총 141건이다. 이는 <중앙일보> <경향신문> 등 중앙일간지 오프라인 신문과 <연합뉴스> <베이비뉴스> 등의 온라인 신문에 실린 아동학대 사망 관련 기사를 검색해 중복된 사례를 제외한 수치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동학대 사망사례와는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신생아 살해 37.6%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아동학대 통계를 보면 아동학대 의심사례 수는 6만 7774건이며 아동학대로 확인된 사례는 4만 7504건, 이 가운데 아동학대 사망사례는 총 74건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사망사건의 가해자는 미혼모가 전체(141건)의 34.8%(49건)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친모 22.7%(32건), 동거녀·계모·입양모·위탁모가 9.9%(14건) 순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들이 아동을 살해한 이유를 보면 '미혼모, 미혼부모의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신생아살해'가 37.6%로 가장 높았으며 '양육능력 부족'(시끄럽게 움·말 안 들음 등)이 25.5%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또한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살해도 7.1%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다.

정 교수는 "남성보다 여성에 의한 살해가 더 많은 이유는 아동 양육에 대한 주책임이 여성에게 많이 지워져 있어 여성이 더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여성의 경우 미혼모의 신생아 살해와 산후우울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영아기의 자녀살해가 매우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예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교수는 "아동 특성상 1세 미만의 아동의 경우, 13세 이상의 아동에 비해 아동학대 사망사례일 가능성이 약 26배 더 높았다"며 "영아는 나이가 많은 아동에 비해 학대행동을 피하거나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대에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병원에서 자동 출생등록 하면, 영아기 사망 모니터링 가능"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아동학대 사망 중 1세 미만의 빈도는 27%로 나타났지만, 신문분석 결과 전체 학대사망 아동 중 1세 미만은 67%를 차지하고 있었다. 정 교수는 "신고하지 않은 실제 영아사망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라며 "이는 신생아의 경우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사망한 경우가 많아 사망 통계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인구통계로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동들이 정확하게 몇 명인지 파악되지 않는다"며 "몇 명이 태어나는지 죽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아동의 출생등록은 부모가 생후 1개월 이내에 하도록 돼 있지만 그 기간 내에 출생등록을 하지 않으면 최대 5만 원의 과태료만 낼 뿐 별다른 제재가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다. 정 교수는 "병원 출생이 거의 100%에 가깝기 때문에 병원에서 자동적으로 출생등록 되도록 한다면 아동의 유기나 가장 취약한 영아기의 사망을 모니터링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가정방문서비스를 제도화해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 교수는 "현재 영유아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는데 초기 시기에 검진을 한 번도 안 한 가구는 의무적으로 방문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영유아건강검진 진행을 할 때 아동학대를 확인하는 지표도 추가돼야 한다"고 전했다. 2008년부터 시행된 전 국민 수준의 영유아건강검진제도에 따르면 생후 4개월부터 만 6세까지의 영유아는 총 7회의 건강검진과 3회의 구강검진을 받도록 돼 있다.

이밖에도 정 교수는 ▲부모교육의 제도화 ▲인식개선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교육 강화 ▲아동보호전문기관, 검·경찰, 통계청 등 기관 간 정보연계 시스템 구축 ▲학대아동보호팀 활성화 ▲아동학대사망사례조사팀 구성 및 운영 ▲추가 학대예방을 위한 사망사례 발생 가족에 대한 개입 등의 다각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아동학대 전체를 막지 않으면 사망사례도 막을 수 없다"며 "학대행위자에 대한 법적 조치의 최종 결과는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 데이터베이스 내에 입력은 가능하나 실제 거의 정보가 기록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사후관리를 위한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경찰청, 법원 등 관련 기관들이 반드시 고소 고발 등과 같은 법적 조치의 최종 결과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필수적으로 고지할 수 있는 조항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정방문서비스, 아동학대 파악에 효과적 방법 중 하나"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 안재진 교수도 "한 번 시작된 학대와 방임이 이후 영유아기를 거쳐, 아동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지속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영아에 대한 학대를 발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가정방문서비스는 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영아의 아동학대를 파악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한 안 교수는 "보편적인 가정방문프로그램보다는 저소득, 한부모 등 아동학대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부모들에게 선별적으로 가정방문을 실시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보건소 및 산부인과에서 고운맘 카드를 이용하는 임산부 집단을 대상으로 고위험군을 선별해 임신 기간부터 가정방문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무엇보다 안 교수는 "우리 사회 모두가 아이에 대한 감시자가 돼야 한다"며 "아동학대의 조기발견 및 개입을 위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지만 향후 학대를 예방하고 학대아동에 대한 조기개입이 이뤄짐으로써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비용 절감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육아전문지 베이비뉴스(wwwl.ibaby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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