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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2억 7500만 원에 시설투자비 1억 들어간 가게에요. 그대로 날리게 생겼죠. 나를 쫓아내고 그 자리에서 직접 영업을 하려는 임대인들에게 양심은 있는 거냐고 묻고 싶습니다."(곱창집 상인 서아무개씨)

치솟은 상가임대료에 시달리는 서울시 임차상인들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아래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토지·주택공공성 네트워크는 20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임대차보호법 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상인들과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가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촉구 및 위헌법률심판청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울시 상인들과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가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촉구 및 위헌법률심판청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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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사실상 임대인 보호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원할 경우 최장 5년까지는 한자리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임대차 계약을 보장해 주는 법률로, 지난 2001년 영세상인 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다.

경제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기 때문에 모든 임차인에게 무조건적으로 5년의 계약기간을 보호하지는 않고 월세와 보증금을 조합해 계산한 '환산보증금(월세×100 + 보증금)'이라는 기준에 따라서 적용 대상이 갈린다.

토지·주택공공성 네트워크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환산보증금 수준이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경우 환산보증금이 3억 원 이하여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데 최근 상가 임대료가 크게 올라 그 범위 안에 있는 상가가 전체 상가의 2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1년에 한차례씩 최대 9% 임대료를 올릴 수 있어 실질적인 보호범위 안에 들어있는 상가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줄어들 전망이다. 초기 계약조건이 보호범위 안에 있었더라도 바뀐 조건이 환산보증금 기준을 벗어나면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는 "상가 임대인과 임차인처럼 뚜렷한 '갑-을' 관계는 없다"면서 "'갑'인 건물주가 의도적인 사기 목적을 가지고 있어도 임차인은 전혀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상 임대인 보호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홍익대 부근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김남균씨는 "임대차보호법 환산보증금 조항은 지역 상가 임대료를 급격히 올리는 주범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자유로운 임차계약을 원하는 임대인들이 임대차보호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환산보증금 3억 원 이상으로 임대조건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임대료가 급격히 오르면 매출이 많이 나오는 술집 수가 늘어나는데 지금 홍대도 그런 조짐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신촌, 압구정도 그래서 지금처럼 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도 '억울한 걸 알지만 어쩔 수 없다' 했다"

이날 직접 임대차보호법의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한 서아무개씨는 "법에 나와 있는 것처럼 5년만이라도 한자리에서 장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2년 전 3억 7500만 원을 들여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곱창집을 냈지만 2년 만에 그대로 장사를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계약조건이 보증금 4000만 원에 월세 300만 원이었습니다. 초기비용이 커서 임대인에게 5년 계약을 요구했지만 임대인은 보증금 4000만 원에 월세 200만 원으로 '다운 계약서'를 작성하면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보호 범위 안에 드니 걱정말라고 했지요."

서씨는 "그리고 1년 후쯤 유명 가수로 건물주가 바뀌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건물주로부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증명 우편이 배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서야 제가 임대차보호법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털어놨다.

환산보증금은 계약서상 금액이 아니라 현실적인 임대료에 따라 책정되기 때문. 억울했지만 이미 건물주는 바뀐 후였다. 서씨는 현재 보상금 1억 1000만 원을 제시한 새 건물주와 상가 명도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씨는 "재판을 맡은 판사도 억울함을 이해한다고는 하지만 현행법상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서 "위헌법률심판이 기각되면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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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kg. '밥값'하는 기자가 되기위해 오늘도 몸무게를 잽니다. 살찌지 않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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