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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녹색당은 앞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지역에서부터 대안을 만들어가는 얘기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작더라도 눈에 보이고 경험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불행의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좌절과 무기력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우리의 생활과 동네, 지역부터 바꿔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를 제대로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행복하려면 풀뿌리부터'입니다. [편집자말]
지난 2013년 1월 4일, <한겨레신문>에서 칼럼 하나를 읽었다. 김종철 정치부 기자가 쓴 칼럼이다. 그는 대선 결과를 분석하며 골목정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골목 안의 노년과 장년층에게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닿지 않고, 동네 사랑방인 복덕방, 노인정, 찜질방, 경로당은 보수 노인들의 독무대가 된 걸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네에서 노년, 장년층과 얼굴을 맞대고 "왜 북한과의 교류가 퍼주기가 아닌지, 진보가 실생활에 얼마나 큰 이익과 도움이 되는지를 설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의 분석은 대선 이후에 종종 나왔다. 한 측면에서는 맞는 분석이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골목에서 길 잃은 SNS

일단, 중앙정치가 아닌 골목정치가 중요하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골목정치에서는 보수가 일방적으로 우세하다는 것도 맞다. "지역부터 정치가 안 바뀌면 국가정치도 바꾸기 어렵다"는 지적은 백번 옳다.  

맞지 않는 면은, 골목에서도 중앙정치 이슈를 이야기하고 논쟁하자는 부분이다. 이는 '골목'을 모르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진짜 골목정치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장을 돌며 주민을 만나는 강민아 진주시의원.(맨 오른쪽)
 시장을 돌며 주민을 만나는 강민아 진주시의원.(맨 오른쪽)
ⓒ 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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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답을 찾기 위해 보수성향 지역에서 기초지방의원(시의원)으로 활동하는 두 사람의 얘기를 최근 들어봤다. 경남 진주시의원 강민아(43)와 경북 구미시의원 김수민(32)이 그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경남 진주에서 득표율 67.2%를 기록했고, 경북 구미에서는 80.34%를 득표했다. 

강민아 의원은 2006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진주시의원이 됐다. 2010년 6.2지방거 때는 지역구에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노동당에서 통합진보당으로 당적이 바뀌었다가, 작년에 탈당해 현재는 무소속이다. 김수민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당선했고, 훗날 녹색당에 합류했다.

둘은 보수성향 지역에서 활동하는 진보적인 지방의원이다. 두 지방의원이 바라보는 골목정치란 무엇일까? 지역정치는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일단, 영남에서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지역정치를 하는 이들에게는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었다.

"진주가 보수적인 동네지만, 시민이 체감하는 생활 문제에 대안을 내고 노력하면 진정성을 인정받습니다. 예를 들면, 초선 시절에 진주성 입장료를 없애는 조례를 발의했습니다. 입장료가 1000원이었는데, 매일 산책하는 서민에게는 부담입니다. 그래서 서명을 받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는데, 진주성 주변의 시민들이 호응해 주셨습니다. 우선 500원으로 입장료를 내렸고, 이후 지역 주민에게는 무료로 바꿨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지역구로 나왔을 때 주민들이 "진주성 공짜로 들어가게 한 강민아 아이가" "시의원 잘 하면 되지 당이 무슨 상관이고"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보수성향 지역이어도 생활의제로 접근하면 진정성이 통한다는 이야기다. 구미의 김수민 의원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구미는 공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노동자 도시인데도 교대근무나 불안정 노동 때문에 젊은 노동자의 참여가 대단히 어려워요. 풀뿌리언론의 부재로 공론장과 언로 역시 부실해 의정활동을 알리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김수민 의원은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2011년 5월 구미시에서 수돗물 단수사태가 벌어졌을 때, 김 의원은 풀뿌리활동가들과 함께 지역주민을 원고로 모아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위자료청구소송을 했다. 법원은 1심에서 주민 1명 당 2만 원씩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마트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밝혀졌을 때에도 시민단체와 함께 1인시위, 불매운동 등을 했다.

영남에서 통한 '진보'의 실천

"보수 성향 시민들에게 격려와 지지를 받기도 합니다. 제가 하는 일 중에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지역활동이 있기 때문이죠." 

서울의 정치부 기자와 두 의원이 바라보는 골목정치는 확실히 다르다. 전자는 중앙의 시각으로, 후자는 지역과 생활의 관점에서 골목정치를 본다. 어떻게 보면 정치를 고민하는 출발점이 다르다.

"결국 정치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만드는 일이잖아요. 너무 거대 담론이나 중앙 이슈 중심으로 정치를 논하는 건 문제죠. 옛날에는 나라가 잘 살아야 국민도 잘 산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국가 차원의 제도 변화도 중요하지만, 진주와 경상남도가 바뀌는 게 더욱 주민 생활과 밀접합니다. 시민이 정치에 무관심한 게 아니라, 정치가 시민의 삶에 무관심한 게 아닐까요? 진주시민은 1주일을 어떻게  살고, 주말에 무얼하며 어떤 고민을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봐요." - 강민아

"바람으로 선거에서 이기는 건 그 사회가 풍요롭거나, 아니면 남미나 남유럽처럼 대내외적으로 불안할 때입니다. 현재 한국처럼  경제위기와 사회불안이 만연한 상태에서는 바람이 조직을 이기기 어려워요. 지난 대선에서 야권이 패배한 배경에는 골목정치 부진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대선에서 이길 목적으로 골목정치를 바라보면 안 됩니다. 실제로 대선을 (정치의) 종착점으로 보는 진보적 시민도 많은데요. (대선과 골목정치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되 각각의 특성을 궤뚫는 통찰이 필요합니다." - 김수민

두 의원은 골목정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 이유가 대선이나 총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골목정치가 정치의 본령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지역과 골목정치는 풀뿌리보수주의, 기득권 정치의 장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지역과 골목에서부터 정치를 바꿀 수 있을까? 두 의원 모두 새로운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었다.

 김수민 경북 구미시의원.
 김수민 경북 구미시의원.
ⓒ 김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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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주같이'라는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진주의 현안이나 이슈, 의제를 갖고 토론회도 열고, 진주 소식을 전하는 대안 언론도 고민하는 모임입니다. 얼마전 진주의료원 사태가 터졌는데, '진주같이'는 이전부터 지역 공공의료 문제를 고민했어요. 그래서 진주의료원 문제가 불거졌을 때, 구성원들이 돈을 모아 포스터를 제작하고 여러 가게를 돌며 붙이는 활동을 했습니다. 기자회견하고 성명서 내는 것 말고 이렇게 주민들과 직접 부딪히며 활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홍준표 경남지사가 노조 문제로 몰면서 이념화했지만, 여전히  진주에서는 의료원 폐업 찬성보다는 반대 여론이 높습니다." - 강민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 역동적 문화 지역을 만들고 싶어요. 구미에서는 연이어 사건사고가 터지고 치안도 좋지 않은 편입니다. 그래서 안전에 대한 시민 열망이 높습니다. 또 구미에는 외지 출신 사람이 많습니다. 그 탓에 정주의식과 정치참여도가 낮지만, 역으로 다양하고 활기찬 도시를 만들 잠재력도 있어요. 구미를 하나의 체제로 보고, '정권'을 교체하는 게 지역 정치활동가들의 과제입니다. 저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할 게 아니라, 지방선거에서는 '주민정당'을 인정해야 한다고 봐요. 주민이 만드는 정치조직인 주민정당으로 구미를 바꾸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저는 녹색당원이지만, 녹색당은 이런 주민정당과 공존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수민 

좋은 정치, 결국 국민이 행복해진다

결국 생활에 밀착한 정치활동을 하고, 지역에서부터 대안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두 의원 말대로다. 시민 스스로 자기 삶과 정치가 무관하지 않다는 걸 믿게해야 한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 냉소, 회의가 범람하는 사회에서 의미있는 변화는 불가능하다. 요즘 행복도 1위 국가로 관심을 끄는 덴마크. 이 나라에서는 1980년대 이후 총선투표율이 8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만큼 정치가 활성돼 있고 시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는 다시 좋은 민주주의, 좋은 정치를 만들고, 결국 국민 '삶의 질'로 돌아온다. 

우리도 그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면 먼저 풀뿌리부터 정치가 변해야 한다. 참여의 경험을 통해 정치와 '공적인 일'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회복해야 한다. 건강한 참여를 통해 변화를 이루는 사례를 축적해야 한다. 

암울해 보이는 지금 상황에서 희망을 만드는 일, 그것의 출발은 지역과 생활에 있다. '행복하려면 풀뿌리부터'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현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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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그대로' 선거제도(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산감시 전문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참여연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시민운동에 참여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