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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제작자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
 영화제작자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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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장화, 홍련>, <처녀들의 저녁식사>,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마더>,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 <페이스 메이커>, <청담보살>, <헨젤과 그레텔> 등등….

이 영화들과 관련된 인물, 누굴까. 그는 바로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대의 산증인이자, 수많은 영화들의 투자와 제작, 배급에 관여한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다. 지난 달 30일, 신촌에서 진행된 재미있는재단과 <오마이뉴스>가 함께하는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네 번째 주인공은 영화제작자인 최재원 대표였다.

원래 그는 증권사와 벤처캐피탈 회사에서 일하던 '금융통'이었다. 개인적으로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최 대표는 김대중 정부 당시 영화관련법 개정 과정에 투자조합관련 자문을 하면서 당시 몸담고 있는 벤처 회사에 '문화산업투자조합'을 결성했고, 그것을 계기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그는 40여편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전문제작사 대표와 영화배급회사 대표를 거쳐 지금은 독자적인 영화사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나에게 영화는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꿈을 꾸는 것입니다."

이날 무대에 선 최 대표의 첫 마디였다. 아니 '영화가 내가 꿈꾸던 것'이 아니라 영화가 단지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이라니…. 그의 첫 마디는 이날 그가 한국영화에 대하여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었다.

더구나 작년 추석시즌에 개봉한 <광해>부터 <7번방의 선물>까지…. 두 편이나 천만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의 전성기에 나온 말이라, 의외였다. 그는 '꿈을 꾸기 위한 도구로서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의 대표적인 제작 영화인 <착한놈, 나쁜놈, 이상한 놈>(<놈놈놈>)에 대한 회고로부터 시작했다.

"<놈놈놈>은 한국영화산업 구조를 바꿔보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그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놈놈놈>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실패한 영화다. 아시아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에 들어간 점이 실패였고, 촬영현장을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해 닥친 재정위기에 대한 대처가 실패였고, 현장에서 사고로 동료(무술감독의 교통사고사)를 잃은 것이 실패였다고 했다.

영화산업 측면에서 실험적인 영화, 스텝 모두가 깊은 애정을 쏟아 탄생한 극한의 결과물이 <놈놈놈>이라고 했다. 시사회에서 배우 김혜수가 한 말 "영화가 미쳤어요"라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만큼 그에게 많은 경험을 준 영화가 <놈놈놈>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결국 한국영화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영화의 간략한 역사, 70년의 황금기와 지방극장에서 제작비를 대부분을 충당하던 '단매' 방식의 시대, 국장중심의 배급망 형성시대를 거쳐 지금의 대기업 중심의 '유통사'전성시대까지. 결국 영화는 영화인들의 시장이 아니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유통사'의 리그라는 말로 이어졌다. 유통사와 배급사가 기본적으로 60% 가까이를 먼저 제하고 나머지를 가지고 역시 대부분 대기업인 투자사와 배우, 제작사가 수익을 분배하는 것이 현실이니, 허울만 좋지 영화인은 영화시장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3000개에 달하는 영화제작사 중 1년에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사가 30여개, 그중에 조금이라도 수익을 거두는 영화사가 반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물론 영화사는 제작기간 동안은 운영비가 나오긴 하나)이 한국영화계라고 한다. <놈놈놈>은 결국 이러한 현실을 대체시장(외국)에서 돌파해보고 싶었던 이들이 꾸었던 꿈이었고, 이것은 보기 좋게 깨져버렸다. 미국시장에서 <놈놈놈>은 아시아 배우들의 서부영화 흉내내는 '아트영화'로 받아들여졌다고 이야기했다. 

영화는 경기에 역행하는 산업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
ⓒ 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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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놈놈놈>의 회상에 이어 본격적으로 한국의 영화산업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금융최 대표는 자산운용을 전문으로 하다 뛰어든 영화계이니 만큼 산업적인 욕심, 즉 '돈'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고 한다.

거의 모든 산업은 경기에 따라 움직인다. 그 예외는 목적하는 상품보다 차순위 상품이 활성화될 때만이 가능하다. 그는 영화 역시 그러하다고 한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는 최근 20년간 두 번의 시기를 맞는다. 한번은 IMF경제위기 때이고 또 한 번은 지금의 세계 경제의 하락과 더불어 왔다고 한다.

경기가 안 좋으면 맥주보다 소주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영화는 참 저렴(?)한 문화콘텐츠 상품이다. 친구만나 예매하고 밥 먹고 영화보고 차 한 잔하면, 대략 6시간의 여유를 즐기면서 1인당 2~3만 원만 지출하면 된다. 결국 6시간을 즐기면서 2, 3만에 불과한, 단위시간당 아주 저렴한 문화콘텐츠 향유 시장이라는 것이다.

뮤지컬을 비롯한 타장르에 비하여 10내지 20분의 1에 불과한 비용이다. 여행과 같은 다른 방식의 문화콘텐츠에 비하면 더 더욱 저렴한 지출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가 좋으면 해외여행은 물론, 뮤지컬 등 보다 화려하고 마니아다운 문화를 누리는 사람이 많아지는데 비해 전반적인 경기의 어려움은 결국 영화와 같은 저렴한(?) 콘텐츠 산업에 집중되는 역설을 낳는다고 했다.

'영화를 통한 힐링'이 올해 한국영화

그러면서 그는 왜 우리는 천만관객에 열광하고 마치 문화 선진국인양 떠드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작품의 완성도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예상 흥행을 몇 배나 넘긴 <7번방의 선물>에 대해 그는 한 마디로 '영화적 가치 차원에서 부족한 영화'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영화에 대한 자신의 편견이 있지 않았나라는 반성으로 말을 이어갔다. '영화'라는 서민과 함께하는 저렴한(?) 콘텐츠를 마치 '예술'적인 관점에서 '영화' 자체의 가치 중심으로 바라보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었다.

그는 닫힌 가슴을 풀어주는 이상한 효과를 가진 것이 현재 한국에서 영화라 했다. 하지만 20~30대가 지지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고 보수적인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면서 '영화를 통한 힐링'이 올해 한국영화라고 진단했다. <7번방의 선물>이 그러했고 유독 한국에서 대 성공을 거둔 <레미제라블>이 그러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20대 여성관객이 전체 시장을 주도한다. 기본적으로 영화의 선택권이 20대 여성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할 것이다. 물론, <쉬리>로부터 <괴물>을 거쳐 <광해>에 이르기까지 천만 영화의 시대를 열면서 40~50대까지 영화관객이 확장된 것을 인정하더라고 초기 시장을 이끌어가는 것은 절대적으로 20대 여성관객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했다.

20대 여성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적 답답함이 힐링 영화의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하며, 그는 결국 한국영화는 산업이기보다는 꿈과 마음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그 스스로 영화 <변호인>을 제작하면서 변한 자신을 보았다고 한다.

마음이 모여 만드는 영화 <변호인>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
ⓒ 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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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대표는 영화 <변호인>을 만들고 있는 요즘, 즐겁다고 했다. 11월 쯤 개봉할 것을 생각하며 설렌다고 했다. 돈보다는 이 영화를 찍는 과정이 즐겁다고 했다. 사실 영화 <변호인>은 접을 수밖에 없는 영화로 시작되었단다.

입봉(데뷔) 감독의 시나리오로 고민을 안겨준 영화란다. 투자자는 물론 배우와 스태프들에게조차 '이 영화로 인해 기회를 날릴 수 없다'는 대답을 들어야만 했단다. 결국 친구인 배우 송강호에게 읽어나 보라고 던진 것이 새로운 시작이 되었단다. 그러나 송강호는 시나리오를 받은 지 이틀 만에 "못하겠다"고 알려왔고, 최 대표도 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단다.

그런데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보름 뒤 송강호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에 술 한 잔 하자고 연락을 해온 것이다. 당시 <하울링>과 <푸른소금> 등을 하면서 힘들었던 송강호는 그에게 '딸에게 부끄럽지 않는 영화'를 하고 싶다며 감독을 한번 보자고 했단다. 화요일 감독과 만나고, 금요일 아침 송강호는 '좋은 영화 만나게 해줘서 고마워 열심히 연기할게'라는 문자를 보내 왔고, 이후 기적 같은 스태프들의 참여가 이뤄졌다.

<괴물>, <올드보이>, <고지전> 등의 미술감독과 <광해>의 쵤영감독을 비롯하여 입봉감독 작품에 한국 최고의 스태프들이 참여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참여하지 않겠다던 '오달수'를 '송강호'가 직접 캐스팅 하기도 했다고. 딱딱했던 시나리오가 활기차고 코믹하고 즐겁게 변화해 가는 것을 보았단다. 이것이 한국에서의 영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단다.

최 대표는 이제 영화를 꿈을 꾸는 기분으로 즐겁게 대할 수 있어졌단다. 영화정책의 잘못이나 말뿐인 '창조경제'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사람이 꿈을 꾸는 한 영화는 계속 될 것이고, 영화 <변호인>을 만들면서 오히려 홀가분해진 나를 뒤돌아보며 새롭게 영화인의 길을 걸어가겠다"며 말을 맺었다.

최재원은 이날 한국영화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현실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에게 영화제작자의 길이 천직이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며 '영화는 하고 싶은 꿈을 꾸는 것'이라는 화두를 전달하고 싶어 했다.

재미있는 재단과 오마이뉴스가 함께 하는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 안내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포스터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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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은 사단법인 재미있는 재단이 기획 주관하며, 오마이뉴스와 함께 합니다. 재미있는 재단은 문화를 중심으로 즐거움을 나누기 위하여 만들어진 공동체입니다. 재미있는 재단의 다양한 사업들, 미국 MBA 진출지원 프로젝트 '개천에서 용났다'와 소소한 주변의 이야기를 담는 영상 교육 프로젝트 '비추다'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사업들 중의 하나로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을 을 기획하고 전개해 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은 매주 화요일 지속적으로 개최 됩니다. 먼저 문화계를 비롯한 궁금한 우리 시대의 인물로부터 점차 우리 주변의 이웃들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전시'하는 재미있는 사업입니다.

신촌 현대백화점 옆의 텍사스아이스바(02-325-0088)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호프 한잔과 함께 편안한 대화의 장으로 진행되는 '사람이야기 전'은 누구나 스스로를 이야기 하거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날 그날 진행된 이야기는 <오마이뉴스>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한달의 행사를 사전에 공지하고, 만나고 싶은 분이 있을 때 언제든지 찾아 주시면 됩니다. 참가비는 간단한 식사거리와 맥주, 강연료 등을 포함하여 2만 원이며, 대학생의 경우 50% 할인해 드립니다.

자연스런 우리시대의 삶의 전시 공간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태그:#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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