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길고 리뷰는 짧다" '이 영화 봐? 말아?' 여러분의 친구, 애인, 가족 및 일가친척이 극장 매표소 앞에서 고민할 때, 팝콘을 사는 척하면서 '한뼘리뷰'를 재빨리 참고해보세요. 매주 '핫(Hot)한' 영화를 기자의 시각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푸는 코너입니다. 제 값 내고 보는 영화 아깝지 않게 든든한 조언자가 되겠습니다. [편집자말]
 영화 <미나문방구>의 포스터

영화 <미나문방구>의 포스터 ⓒ (주)별의별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울산의 한 시골 마을에 있었다. 논두렁을 지나고 야트막한 산을 하나 넘어야 학교에 다다를 수 있었다. 한 학년에 한 반, 전교생은 300명 남짓이었다.

학교 앞 문방구는 할머니와 그 아들이 운영하는 곳 달랑 한 군데였다. 2학년 때부터 그 학교에 다녔으니 3년을 더 다니고 5학년이 되어서야 한 학년에 두 반이 되었고, 문방구도 늘었다. 하지만 예전만큼 정겹지는 않았다.

문방구를 하는 아버지 강봉근(주진모 분) 때문에 '방구'라고 놀림을 받아야 했던 강미나(최강희 분). 따돌림을 당하던 시절, 오락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던 최강호(봉태규 분)에게 '미나문방구'는 추억의 장소였지만, 미나에게는 지우고 싶은 과거였다. 하지만 떠밀리다시피 해서 찾은 그곳에서 미나는 위안을 받는다. 영화 <미나문방구>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통해 휴식과 치유를 이야기한다.

높은 건물이 없어서 어디서든 탁 트인 하늘을 볼 수 있는 동네는 수채화 같다. 리코더를 훔친 초등학생 소영이와 골목을 누비며 추격전을 벌이는 미나는 잔뜩 약이 올라 씩씩대지만, 그마저도 정겹다. 문방구 앞 오락기 '스트리트 파이터'의 1등을 차지하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강호보다 미나를 라이벌로 여기는 오성문방구 형제의 존재가 더 큰 웃음을 준다.

문제는 공감대다. 나는 <미나문방구>를 보며 친구들과 축구공을 차다 문방구의 유리창을 깨고 할머니의 불호령을 들었던 일이 떠올랐다. 이처럼 자신의 어린 시절에 격하게 공감할 수도 있지만, 에피소드가 한없이 소소하고 뻔하기에 무미건조하게 느낄 수도 있다. 이러나저러나 영화관을 나설 때면 마음의 온도가 최소한 1도 정도는 따뜻해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돌아온 봉태규의 적은 비중은 아쉽다. 

한 줄 평: 조미료는 일절 없어요.

 영화 <미나문방구>의 한 장면

영화 <미나문방구>의 한 장면 ⓒ (주)별의별


영화 <미나문방구> 세부 정보
장르: 드라마
각본: 배세영
각색/감독: 정익환
출연: 최강희 봉태규 주진모 정규수 김원해
제작: (주)별의별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크랭크인: 2012년 9월 14일
크랭크업: 2012년 11월 25일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런닝타임: 106분 
개봉: 2013년 5월 16일


미나문방구 최강희 봉태규 정익환 감독 몽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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