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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아들>┃지은이 강문식·한명기·신병주┃펴낸곳 (주) 도서출판 책과 함께┃2013.4.20┃값 1만 3000원
 <왕과 아들>┃지은이 강문식·한명기·신병주┃펴낸곳 (주) 도서출판 책과 함께┃2013.4.20┃값 1만 3000원
ⓒ (주)도서출판 책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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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토목사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던 4대강 사업, 그 4대강 사업을 '짐이 곧 국가'이던 조선시대에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인조반정으로 폐위된 광해군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인조와 서인 그리고 서인에 동조한 남인들이 광해군을 폐위시킨 명분으로 들이댔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민생을 피폐케 한 토목공사다.

광해군이 어떤 토목공사를 했기에 폐위명분까지 됐을까? 광해군이 벌였던 토목공사는 '왕기가 서려 있는 곳에 먼저 궁궐을 지어 역모의 싹을 자르기' 위해 벌였던 경덕궁, 인경궁, 자수궁 등 거대한 궁궐들을 짓는 공사였다.

조선왕조는 왕위가 세습되던 시대다. 아버지가 왕인 자식으로 태어나면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고, 아버지가 사대부인 권세가 자식으로 태어나면 제아무리 못 났어도 양반이 되던 시대다.

그런 시대, '짐이 곧 국가'이고 나라와 백성이 왕의 것이던 시대에도 민생을 피폐 시키는 토목은 반정을 일으키게 하는 명분이 됐다. 이러했던 조선시대에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로 수식되던 4대강 사업 정도의 토목공사를 벌였더라면 폐위만 당하는 게 아니라 능지처참을 당할 명분이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광해군은 1623년에 폐위되었다. 그를 쫓아낸 인조와 서인들 그리고 서인에 동조한 남인들은 '모후 인목대비를 폐하고 아우 영창대군을 죽인 것', '부모의 나라 명을 배신하고 오랑캐 후금과 화친한 것', '토목 공사를 잇달아 벌여 민생을 피폐하게 한 것' 등을 폐위의 명분으로 들이댔다. - <왕과 아들> 151쪽 

부자지간에도 결코 나눌 수 없는 권력 <왕과 아들>

<왕과 아들>은 조선시대 왕위 계승사 중 파란만장한 풍파를 일으킨 세습, 인륜을 저버린 패륜적 사건 등을 내용으로 담았다. 며느리도 모르는 것이 시어머니만의 손맛이라면 부자지간에도 결코 나눌 수 없는 것이 권력이다.

권력의 최고 정점, 어느 왕위계승이라고 해서 순조롭기만 했고 평탄했을 리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역사와 야사, 비화로 전해지는 뒷이야기들이 한둘이 아니다. 책은 조선의 왕위 계승, 태조 이성계에서부터 시작돼 순종에게 황제 자리 넘긴 고종에서 끝난 왕위 계승 중 역사적으로나 야사로나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왕위 계승사를 담았다.

여기 조선시대를 살았던 다섯 명의 아버지와 다섯 명의 아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평범한 아버지나 아들이 아니었다. 아버지들은 모두 한 시기 조선을 호령했던 왕이자 지존(至尊)이었다. 아들들은 모두 아버지를 이어 지존 자리에 올랐거나 오를 예정인 왕세자였다. 태조(1335~1408), 태종(1367~1422), 양녕대군(1394~1462), 선조(1552~1608), 광해군(1575~1641), 인조(1595~1649), 소현세자(1612~1645), 영조(1694~1776), 사도세자(1735~1762)가 그들이다. - <왕과 아들> 004쪽, '들어가며' 중에서

이들 부자 사이는 피붙이 자식을 폐위시키고 뒤주에 가둬서라도 죽여야 할 만큼 갈등만 있었던 것일까? 자식을 폐위시키기까지는 나눌 수 없는 권력을 지키고 쟁취하려는 다툼만 있었을까? 모두가 그렇진 않다. 그들도 자식의 허물은 덮으려는 아버지이고, 아버지로부터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아들이다. 그러함에도 왕인 아버지는 세자인 아들을 폐위시키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며 천륜을 거스른다.

왕위 계승사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

왜 그랬을까? 꼭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 <왕과 아들>에서 그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한쪽에서 비추는 햇살에 드러나는 문살은 한쪽 모습만 아른거리게 한다. 그런 역사 속 뒷이야기들, 정형적으로만 비추던 역사 속 이야기들을 다른 각도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태종이 적장자인 양녕대군을 보호하려고 꾸짖고 타이르는 순간들, 아들인 태종을 쇠 방망이로 쳐 죽이려고 하기까지 작심하게 되는 태조의 마음이야말로 권력이 갖는 양면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양지로만 드러나 있던 왕위 계승사, 빛에 가린 그림자처럼 잘 드러나지 않던 왕위 계승사에 감춰진 뒷이야기가 (주)도서출판 '책과 함께'에서 펴낸 <왕과 아들>을 통해서 다각적으로 투영되며 새로운 역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왕과 아들>┃지은이 강문식·한명기·신병주┃펴낸곳 (주)도서출판 책과 함께┃2013.4.20┃값 1만 3000원



왕과 아들, 조선시대 왕위 계승사 -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다

한명기.신병주.강문식 지음, 책과함께(2013)


태그:#왕과 아들, #책과 함께, #강문식, #한명기, #신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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