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KBS 독서왕 대회 포스터. 맨 아래에 이 대회를 후원한 7개 시도 교육청의 이름이 보인다.
 KBS 독서왕 대회 포스터. 맨 아래에 이 대회를 후원한 7개 시도 교육청의 이름이 보인다.
ⓒ KBS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KBS 독서왕 대회를 후원한 시·도교육청이 내부 규정(지침)을 어긴 채 후원 명칭을 사용토록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독서왕 대회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경북도교육청에 이어 서울시교육청도 행사 후원 철회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시·도교육청별 혼란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KBS가 주최하고 7개 시·도교육청이 후원할 예정이었던 KBS 독서왕 대회는 미리 뽑아놓은  20권의 책을 초등학생에게 읽힌 뒤, 6월 학교별 시험을 치르는 방식으로 예선전을 치를 예정이다. 학교별 시험은 예상문제 1000문항에서 90% 이상 출제될 예정이어서 '반교육적인 일제고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관련 기사 : 1000문제 풀어야 참가? KBS의 황당 '일제고사')

독서왕 대회 후원한 교육청들 '전전긍긍'

KBS 측이 독서왕 대회 포스터 등에 후원 교육청으로 밝힌 곳은 서울·부산·대구·대전·울산·경북·충북 교육청 등 7개 시·도교육청이다.

하지만 29일 전교조 서울지부(지부장 조남규)는 '독서왕 대회를 후원하는 교육청이 후원 명칭 사용 승인 관련 교육청 지침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의 '각종 행사관련 후원명칭 사용 승인 업무 처리 지침'을 보면 "특정 물품 구입요구 등 각종 부조리나 사회적 물의를 야기할 소지가 없는 행사, 사교육 등을 조장할 수 있는 각종 경시·경연대회 등이 아닌 행사"에만 후원 명칭을 사용토록 했다.

그런데 독서왕 대회는 학년별로 20권의 책을 선정한 뒤, 예상문제집이 별책으로 붙어있는 신규 인쇄판만 구입토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남규 서울지부장은 "특정 시기 특정 출판사의 책만 구입하게 돼 있어 '특정 물품을 구입 요구'를 금지한 교육청 후원 지침을 어긴 것"이라며 "한 인터넷 서점에서는 학교별 독서왕에게 따로 100만 원을 준다고 광고하고 있는데, 이는 어린이 독서를 돈으로 유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 "문제와 정답 외워 출판업자만 배불리는 독서교육이 꿈과 끼를 키우는 책 읽는 서울교육인가?"라며 "서울시교육청은 독서왕 대회 후원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안에서도 후원 철회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후원 명칭을 사용토록 KBS 쪽에 공식 허락한 적이 없는데 이들이 사용하고 있어 곤혹스럽다"며 "독서왕 대회 운영 방식이 '후원명칭 사용 지침' 위반 요소가 있어 후원 철회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도 "우리도 독서왕 대회 후원을 공식 결정한 바 없다"며 "독서왕 대회는 후원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후원 교육청들도 후원 철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서왕 대회 참여 출판사 "예상문제는 성취감 주려는 것"

한편, KBS는 5월 첫째주 말까지 독서왕 대회 진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 한국어진흥원 관계자는 "대회를 진행하더라도 학교별 시험 등은 대폭 손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BS 쪽이 선정한 도서를 찍어낸 출판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출판사들은 최근 성명을 내 독서교육단체들의 폐지 요구에 대해 "자신들의 관여가 적은 일이라고 아예 판조차 엎어버리자고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라며 "책에 수록된 예상문제집은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성취감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독서왕 대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