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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올해 5~6월에 미국이 자국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세균 농촌경제연구원 원장직무대행은 26일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급변하는 국제통상환경과 한국의 통상정책방향 대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직무대행은 "올해 5월에서 7월 사이에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위험등급을 '위험통제국'에서 '무시 가능한 위험 국가'로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의 OIE 등급이 상향될 경우 자국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은 소비자 신뢰를 이유로 미국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를 민간수출자율규제(VER) 방식으로 수입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VER방식이 이미 발효된 한미FTA 규정과 상충하고 있어 무작정 고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미국의 OIE 등급이 상향되면 쇠고기 수입에 월령제한이 없는 호주·뉴질랜드들과 같은 등급이 된다. 월령 제한을 둘 근거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한미 쇠고기 협의는 어느 한쪽의 요청이 있으면 7일 내 개최되도록 돼 있다.

"중국·일본 포함한 무역협정 신중하게 접근해야"

이날 열린 대토론회에서는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의 통상정책 변화 및 시사점과 업종별 통상 이슈를 다뤘다. 발표자들은 한국을 둘러싼 국제통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한중 FTA 등 주요 협정들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미국의 통상정책 방향을 설명한 박천일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최근 일본의 협상참여 선언으로 인해 TPP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EU의 FTA 격인 TTIP도추진되고 있어 국내 산업계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은 "중국이 산업경쟁력과 서비스무역을 강화하고 국제통상 협상에 주도적으로 참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와의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엔저 정책으로 수출 공략에 나선 일본이 앞으로는 TPP에 집중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그동안의 FTA 부진을 TPP로 한번에 만회하려하고 있으며, 농업과 서비스 산업에 대한 국내규제도 TPP로 풀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업계 관계자들이 요구한 통상대응 전략은 산업별로 크게 달랐다. 자동차 업계와 기계 업계는 "일본이 참여하는 FTA는 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업계를 대표해서 나온 김태년 잔동차산업협회 이사는 통상 라이벌로 일본을 꼽았다. 일본과 차종은 물론이고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도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다는 것. 그는 "남미·아프리카·중동 등 중소규모 자동차 수요국들과 빨리 FTA를 체결해야 한다"면서 ""FTA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인도·아세안·페루·터키 등 국가들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양허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섬유 업계는 "한중 FTA를 맺을 경우 섬유 분야는 중국에 예속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염규배 섬유산업연합회 이사는 "한중 FTA로 국내 생산기반이 무너져버리면 한미 FTA, 한-EU FTA로 맺은 결실을 보기도 전에 잃어버릴 수 있다"면서 "FTA를 맺을 때는 업종별 영향 분석을 세심하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태그:#통상정책, #미국산 쇠고기, #TTP, #TTIP,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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