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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이후 시작한 한반도 위기가 몇 달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코리아연구원(knsi.org)과 공동으로 현재의 한반도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특집을 8회에 걸쳐서 진행하고자 합니다. 코리아연구원은 정책대안과 국가전략 제시를 목적으로 하는 네트워크형 싱크탱크입니다. 이번 특집을 통해서 중국의 대북정책,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환경과 위기해법, 개성공단의 위기와 대안, 군사적 충돌 가능성과 신뢰구축, 남북관계 진단과 방향, 미국의 대북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서 현위기의 해법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독자여러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특집에 참여하는 필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장환(한신대 교수), 최종건(연세대 교수), 김진향(한반도평화경제연구소 소장), 김종대(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서보혁(통일평화연구원 HK 연구교수), 송영훈(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창수(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 김연철(인제대 교수) [편집자말]
2013년 4월이 끝나간다. 그러나 여전히 기온은 오르락내리락 하며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없다. 이러다 바로 뜨거운 여름이 올 것이다. 지난 한 달 한반도 안보 정세는 이 혼란스런 날씨와 같았다. 한반도 안정은 마치 차가운 겨울바람에 흩날리는 벚나무 꽃잎마냥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북한의 강도 높은 말 폭탄은 국내외 언론을 통해 한층 더 날카로운 위협으로 우리 국민에게 여과 없이 노출되었다. 이에 대응하는 한미동맹은 세상에서 제일 파괴력이 큰 전폭기(B-52와 B-2)와 세상에서 가장 민첩한 투명 전투기(F-22)를 한반도 상공에 띄우며 북한에 강력한 방어와 체벌 의지를 선보였다. 그러다 보니 현 상황이 개성공단까지 폐쇄 직전까지 몰리게 되었다.

F-22 스텔스 전투기 지난 달 31일 오산공군기지에 전개된 F-22 스텔스 전투기
 한미동맹은 세상에서 제일 파괴력이 큰 전폭기(B-52와 B-2)와 세상에서 가장 민첩한 투명 전투기(F-22)를 한반도 상공에 띄우며 북한에 강력한 방어와 체벌 의지를 선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오산공군기지에서 확인된 F-22 스텔스 전투기.
ⓒ fa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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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말 폭탄과 침착한 국민

국민은 불안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착하였다. 1994년 북한의 '서울 불바다' 위협 발언 때 불었던 생필품 사재기 현상은 없었다. 또한, 북한이 평양과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한반도를 떠나라'는 엄포를 놓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우리는 불안하였지만, 우리의 일상을 동요 없이 차분히 살았다.

필자는 정확히 20년 전에 대학을 들어가 2013년 올해 마흔이 되었다. 지난 20년간 사사건건 북한 문제는 'X-세대'라고 하는 우리 세대의 발목을 잡았다고 하도 과언은 아니다. 그 20년간 중국은 엄청나게 성장하였고, 유럽은 정치적으로 안정된 통합의 경로를 걷고 있다. 세상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진보의 경로를 걷고 있으며, 그 진보의 결실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

유럽인들의 평화로운 삶이 그러하며, 중국인들의 경제적 풍요가 그러하다. 그 사이, 우리 세대는 '북한의 핵'이라는 문제를 어깨에 짊어지고 찜찜하지만, 평화롭게 살기 위해 노력하였다. 버거웠지만,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은 좌우를 떠나 다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올봄은 이 안보위기 때문에 너무도 고단하고 피곤하였다. 20년을 지속해온 이 북한의 핵 문제, 그 피로감은 너무나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북한이 지겹다.

문제는 북한을 우리의 감정과 피로도 때문에 격정적으로 생각하거나,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실은 냉정하여 우리의 선호와 상관없이 북한이라는 실체와 마주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에 대해 이 기회에 군사적 조치를 강하게 취하자는 의견들이 있다. 그도 그럴만하다. 북한문제가 우리의 일상을 얼마나 옥죄었는가.

군사행동이 위험한 이유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반도 전투작전 환경의 공간이 너무 협소하여 섣부른 군사적 행동이 그 성패를 떠나 우리 스스로 초래할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북한의 비대칭 위협이라고 하는 핵폭탄과 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것은 피해의 불균형이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희생하면서까지 이루어낸 이 경제적 발전은 한순간의 잿더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피해는 북쪽이 얻는 것보다 우리 쪽이 더 크다.

경제적 제재도 가능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북한은 국제적 신용 불량자여서 온몸에 빨간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경제제재라는 빨간 딱지를 몇 장 더 붙인다고 그들의 행동이 변할지는 의문시된다. 또한 경제 재제의 의도하지 않는 효과는 바로 북한 정권의 강화라는 점 그리고 취약인구계층인 여성과 아동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정된 재원을 정권 보위에 가장 기여하는 군부와 측근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정권당사자는 여성과 아동에 재원을 분배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라크와 리비아와 같이 오랜 시간 경제제재 놓인 불량국가들의 경우 여성과 아동의 영양실조와 발육부진 문제는 매우 심각하였다. 이미 북한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도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경제제재를 풀자는 주장은 아니다. 단, 우리가 북한에 대한 체벌적 제재를 가할 때, 우리의 정책적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그러면 현재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건설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첫째, 우리는 20년이 지속된 북한 핵 문제를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미 20년이 걸려 북한의 3차 핵실험까지 왔다. 그렇다면, 이미 북한의 핵 문제는 한반도의 안보질서를 구성하는 상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어찌 보면 이 문제는 향후 20년이 더 걸려도 풀리지 않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현실적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둘째, 북한의 핵 문제는 근본적으로 안보적 사안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대북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북한의 도발을 불용하고 체벌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평양에 확고히 보낸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가 실현할 수 있는 실천적 대북억지력을 구비해야 한다. 따라서 전시작전권을 예정대로 2015년에 환수하고 완전한 군사작전통제권을 우리나라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을 때, 실천적 대북 억지력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더욱이 북한의 도발 시 이를 방어하고 체벌할 수 있는 정보체계와 무기체계를 확충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완전한 작전 통제권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불용하는 수단을 확보하여 한반도의 전쟁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셋째,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지속해야 할 것이다. 이는 북한 정권과 북한 인민을 구분해야 하는 인도적 차원에서의 지원이다. 따라서 경제제재에 가장 취약한 여성과 아동의 보건 향상을 위한 약품과 기타 물품의 지원은 지속하여야 한다. 이는 인도적 차원에서 그렇게 해야 할 규범이기도 하지만, 남북 간의 기초적인 신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다.

통일부의 역할이 중요해

류길재 통일장관, 개성공단 '전원 철수' 발표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 개성공단 잔류인원 전원을 귀환시키는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의 '대한민국 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 개성공단 잔류인원 전원을 귀환시키는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의 '대한민국 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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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북한 정권과의 협상 및 교류에 관해서는 통일부의 권한을 보장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관료적, 정치적 자율권을 주어야 한다. 통일부의 발언과 정책결정은 한반도 안정을 위한 순기능적인 국가통치행위이므로 이를 국민이 적극 지원해주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국제공조는 지속해서 이행하되, 한반도의 문제는 대한민국이 주도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필요하다. 따라서 6자회담 참가국 간의 국제공조를 주도하고, 이를 통해 북한에 대한 비핵화 메시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때론 미국과의 공조에 있어 정책적 잡음을 파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반도 핵 문제의 사활적 이익을 우리가 일차 당사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주도한다는 인식적 기조를 강력히 유지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핵 문제는 당장 해결방안을 도출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어려운 문제를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보다 큰 호흡과 긴 안목으로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 상황이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결하지 않는다면 다시금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는 허울 좋은 환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코리아연구원 홈페이지(knsi.org)에도 함께 실립니다. 필자는 연세대학교 정치학과 부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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