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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종편 출연 금지' 방침을 공식 해제했다. 대선 직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종편 때문에 선거에 패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냉소와 무시, 그리고 간과로 일관해오던 종편 대응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제는 종편의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 개국 1년 반, 종편은 어디까지 왔을까. 데이터 분석과 취재를 바탕으로 '종편의 민낯'을 입체적으로 해부해본다. 특혜와 편법으로 얼룩진 종편의 '정상화' 방안도 고민해본다. [편집자말]
민주통합당이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출연 금지령'을 5년 만에 해제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이 지난 1일 "앞으로 종편 출연을 자율적으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고, 바로 이날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JTBC 출연을 시작으로 민주당은 종편 출연의 빗장을 풀었다.

이런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민주통합당 정책위원회가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한 '종편 채널 대선 영향력 평가 여론조사 분석'이라는 제목의 내부 보고서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민주당 의원 122명을 대상으로 한 '종편에 대한 의식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민주당이 종편 출연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종편, 대선후보 결정에 도움 됐다 53.2% Vs. 안 됐다 30.1%

 종편 채널 대선 영향력 평가 여론조사
 종편 채널 대선 영향력 평가 여론조사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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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4쪽으로 된 보고서에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월 24일, 25일 양일간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종편의 대선 영향력을 지역별, 연령별, 학력·소득별, 직업별, 이념 성향별로 나누어 분석했다.

휴대전화 50%, 일반전화 50% RDD(임의번호걸기)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고,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p다. 여론조사 기관, 응답률은 명시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는 KSOI측에 이를 문의했으나, "비공개 조사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조사에 따르면, '종편 방송이 대선후보 결정에 도움 되었다'는 응답은 34.8%로, '도움 안 됐다(30.1%)'는 의견보다 우세했다. '종편을 시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34.7%, 모름·무응답은 0.5%로 나타났다.

종편을 시청한 응답자 가운데는 '도움 되었다(53.2%)'는 의견이 '도움 안 됐다(46%)'는 의견보다 7.2%p 많았다. 이는 종편 시청자의 절반 이상이 대선후보 결정 과정에서 종편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부산·울산·경남 44.8%, 60세 이상 44.4% '종편 영향 받았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 강원·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종편이 대선후보 결정에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지역을 제외한 서울, 경기·인천, 대전·충청,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종편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견이 '그렇지 않다'는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

'종편 방송이 대선후보 결정에 도움 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울산·경남 44.8%. 대구·경북이 44.7%로 그 뒤를 이었다. 박근혜 후보는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부산·울산·경남에서 50~60%, 대구·경북에서 8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종편의 영향력이 가장 낮게 나타난 곳은 문재인 후보가 지난 대선 당시 90%대 득표율을 기록한 광주·전라 지역. '종편이 대선후보 결정에 도움 안 됐다(41.5%)'는 응답이 '도움 되었다(25.3%)'는 응답보다 16.2%p 높게 나왔다. 강원·제주에서도 '종편 영향을 안 받았다(30.6%)'는 응답자가 '영향을 받았다(28.7%)'는 응답자보다 더 많았다. 강원·제주는 '종편을 시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40.7%로, 종편 비시청자층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2030보다 5060이 종편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5060 종편 시청비율은 75.2%에 달했다. 50~59세는 42.5%, 60세 이상은 44.4%가 '종편이 대선후보 결정에 도움 되었다'고 답했다.

반면, 2030은 종편을 시청하지 않았다는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0%였다. 특히, 19~29세는 '종편을 시청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3.9%에 달했다. 30~39세 역시 42.7%가 '종편을 시청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종편이 대선후보 결정에 도움 되었나'라는 질문에도 2030은 '그렇다'보다 '아니다'가 더 많았다.

이러한 세대별 영향력은 박근혜 후보 지지도와 일치한다. 지난 대선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50대 박근혜 후보 지지율은 62.5%, 60대 이상은 72.3%로 나타났다. 20대에서는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65.8%, 30대는 66.5%였다.

소득·학력 낮을수록, 시간 활용 자유로울수록 종편 영향 커

 종편의 영향력은 직업별로 자영업과 블루칼라 주부층이 종편의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종편의 영향력은 직업별로 자영업과 블루칼라 주부층이 종편의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 오마이뉴스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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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소득별 영향력은 어떨까. 중졸이하,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계층에서 종편의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났다. 중졸이하는 '대선후보 결정에 종편이 도움 되었다'는 응답이 41.5%, '도움 안 됐다'는 응답이 그 절반인 20.2%였다. 고졸(37.6%), 대학교 재학 이상(32.3%)으로 갈수록 '종편의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률은 낮아졌다.

소득별로는,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10명 중 4명인 40.2%가 '종편 방송이 대선후보 결정에 도움 되었나'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월 소득 201~400만 원은 34.0%, 401만 원 이상은 33.1%가 '종편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직업별로는 자영업과 블루칼라 주부층이 종편의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 40.7%, 블루칼라 40.8%, 무직자 42.8%, 주부 37.8%가 '종편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를 '비교적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직업군에서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반면, 화이트칼라, 학생, 농림어업자는 '종편의 영향을 안 받았다'는 '영향을 받았다'는 의견이 더 높았다. 특히 학생들은 '종편을 시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55.4%에 달했다.

이념 성향별 조사를 보면, 종편이 왜 '보수의 나꼼수'로 불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45.4%가 '종편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중도'에서는 '대선후보 결정에 종편의 영향을 받았다'가 30.8%, '아니다'가 32.0%, '시청하지 않았다'가 36.9%로 나타났다. '진보'에서는 '종편의 영향을 받았다(27.3%)'보다 '아니다(33.9%)'가 더 높았다. 진보 성향에서는 '종편을 시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38.1%였다.

보고서 "종편 영향력, 박근혜-문재인 우열과 일치"

보고서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종편의 대선 영향력은 지역적으로는 서울, 직업적으로는 농림어업 직업군을 제외한 모든 대상(지역, 연령, 학력, 소득, 직업, 이념 성향)이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우열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종편 영향력과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지지도 일치 현상을 박근혜 지지자의 종편 선호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종편 영향력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대선 기간 지속적인 종편의 중계방송식 대선 뉴스는 상대적으로 자기결정력이 낮은 저학력층, 블루칼라, 주부, 고령층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와 관련해, '부실보고서'라는 비판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대선 당시 종편을 시청한 층과 시청하지 않은 층을 분류해서 설문을 진행했어야 했는데, '대선후보 결정에 종편이 도움 되었다', '안 됐다', '시청하지 않았다', '모름·무응답'으로 문항을 설계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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