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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극적 예산 배정과 거버넌스 구조 개편·운영과 진료 형식의 변화를 통한 멋진 공공병원 만들기와 이러한 공공병원의 의료체계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한국 의료 개혁의 필수요소다.
 대법원은 전화 진찰 후 처방전을 발급한 행위를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 s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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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1회 이상 자신의 병원을 방문해 '살 빼는 약'을 처방받은 환자를 전화로 진찰한 다음 처방전을 발급하면 의료법 위반 행위일까. 대법원은 이를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병원장 S씨(47)는 2006년 1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자신의 병원을 1회 이상 방문해 진료를 받고 '살 빼는 약'을 처방받았던 환자들이 전화로 추가 처방전을 요구할 경우 직접 진찰하지 않고 전화 진료를 통해 처방전을 발급했다.

환자들이 S씨 병원에 전화해 추가 처방전을 요구하면, 병원은 같은 건물에 있는 약국에 처방전을 전달했다. 그러면 약사가 환자들과 전화 통화해 처방전 비용 및 조제 비용을 통보한 뒤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되면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해 택배 등으로 보내줬다. S씨는 이런 방법으로 총 672차례 직접 진찰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했다.

검찰은 '병원에 가지 않고 전화만으로 처방전을 발급받아 살 빼는 약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S씨의 병원과 약국에 환자들이 몰렸다고 봤다. 사실상 병원과 약국의 담함으로 판단한 것.

그러나 S씨는 "이미 병원에 한 번 이상 방문해 진료를 받은 환자들 중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거나 병원을 방문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환자들이 요청한 경우, 그들의 편의를 위해 처방전을 발급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살 빼는 약을 찾는 환자들의 경우 종전 처방전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처방전을 발급받아 약을 구입하거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2007년 4월 개정 이전의 의료법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자신이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진단서·검안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을 작성해 환자에게 주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개정 의료법에서는 '자신이 진찰한 의사'라는 문구가 '직접 진찰한 의사'로 수정됐다.

항소심 재판부 "전화 진찰, 약물 오남용 우려"

1심은 2009년 5월 의료법위반과 약사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병원장 S씨에게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해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며 유죄를 인정해 250만 원을 선고했다. 또 약사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약사에게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2010년 1월 S씨에 대한 의료법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약사법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약사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화의 방법으로는, 환자의 병상 및 병명을 규명해 판단하는 진단 방법 중 '문진'만이 가능하다"면서 "다른 진단방법을 사용할 수 없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해 환자가 치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의사의 진료 의무'가 소홀해질 우려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또한 전화를 받은 상대방이 의사인지, 전화를 하는 상대방이 환자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약물의 오남용의 우려도 매우 커진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한 의료법 제34조는 격오지에 있어 의료법 제17조의 '직접 진찰'이 어려운 환자들에 대해 직접 진찰과 유사한 수준의 진찰을 담보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진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원격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의료법 규정과 진찰의 의의와 의료인의 사명 및 진료의무의 내용 등에 비춰 보면 의료법에서 정한 '직접 진찰'에 '전화 또는 이와 유사한 정도의 통신매체'만에 의한 진찰은 포함될 수 없다"고 판단해 의료법위반은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 "직접 진찰한 게 아니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병원장 S씨(47)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동부지법 합의부를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자신이 진찰한 의사'만이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의사가 환자를 스스로 진찰한 적 없이 진료 기록만을 보거나 진찰 내용을 전해 듣기만 한 것과 같은 경우 환자에 대한 처방전을 발급해서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처방전의 발급 주체를 제한한 규정이지 진찰방식의 한계나 범위를 규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는 방법에는 시진·청진·촉진·타진 등 여러 방법이 있다"며 "의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았지만 전화나 화상 등을 이용해 환자의 용태를 스스로 듣고 판단해 처방전을 발급했다면, 이를 의료법 개정 전 조항에서 말하는 '자신이 진찰한 의사'가 아닌 자가 처방전을 발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의료법 개정 전후의 이 사건 조항은 어느 것이나 스스로 진찰을 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일 뿐, 대면 진찰을 하지 않았거나 충분한 진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 일반을 금지하는 조항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전화 진찰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자신이 진찰'하거나 '직접 진찰'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없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더불어 의료법은 국민의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그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국민의 편의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용하는 것을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또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운용을 통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다거나 보험수가를 조정하는 등으로 비대면 진료의 남용을 방지할 수단도 존재하는 점, 첨단 기술의 발전 등으로 현재 세계 각국은 원격 의료의 범위를 확대하고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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