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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지만, 적어도 <오마이뉴스>라고 하는 인터넷 신문이 대한민국에 나오기 전까지는 그렇지 않았다. 뉴스의 근원지를 'OO신문'이나 'OO일보'라는 종이로부터 찾던 당시의 고정관념에서는 기사가 종이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생산되고 유통될 것이라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성공을 이끈 시민기자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자신만의 글쓰기 비법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바로 오마이북에서 나온 <나는 시민기자다-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가 그것.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로 2000년 창간된 <오마이뉴스>는 일반 시민들도 가입만 하면 기사를 쓸 수 있는 언론 매체다. 창간 후 13년이 지난 지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총 7만 명이 넘었고 이들이 쓴 기사는 54만 개에 달한다.

그동안 시민기자들은 어떠한 활동을 했고, 무엇을 이루었을까? 전업주부, 농부, 교사, 공무원, 연구원, 목사, 교수, 회사원... 등등 아무리 살펴봐도 우리네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저자들은 어떻게 <오마이뉴스>의 스타 시민기자가 되었을까?

이들이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 흥미진진한 열두 명 시민기자들의 노하우를 찾아서 떠나보자.

세상과 소통하는 삶의 가치

 <나는 시민기자다> 저자, 김혜원, 송성영, 이희동 시민기자
 <나는 시민기자다> 저자, 김혜원, 송성영, 이희동 시민기자
ⓒ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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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송성영·이희동 이들은 육아, 자녀 교육 등 일상의 고민거리나 농촌에서의 소박한 삶을 '사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이야기꾼 들이다. 이들이 떴다하면 수십만 클릭수를 몰고 다니거나 상상할 수 없는 '좋은기사원고료'가 쌓이기도 한다.

김혜원, 그녀는 전업주부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소외된 이웃과 함께 울고 웃고 아파하는 아줌마 시민기자라고 소개한다.

'아줌마 솜씨로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세상이야기'를 기사로 엮어내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아픔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건 무척 조심스러운 일이다. 글로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조금씩 세상과 사람이 바뀌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오늘도 삶의 현장에서 수다를 떤다..."(36쪽)

송성영, 그는 충남 공주를 거쳐 지금은 전남 고흥 바닷가에 터 잡은 농부 시민기자다. 일상의 행복이나 갈등을 꾸밈없이 소탈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의 기사에서는 '소박한 사는 이야기로 우려내는 삶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책에서 오마이뉴스 글쓰기의 장점을 이렇게 소개하고 가족들을 통한 엄격한 검열(?) 일화도 소개하기도 한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오마이뉴스>가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필력보다는 기사에 담긴 진실성을 높이 산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다큐멘터리 방송 원고를 쓸 때는 듣기 좋은 말, 즉 필력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48쪽)

이희동, 서울 오류동에 사는 까꿍이 아빠이자 평범한 회사원이다. 결혼과 육아에서 얻은 삶의 고민과 지혜를 기사로 풀어낸다.

이 책에서 그는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권력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시민들 개개인이 언론이 될 것을 호소하며 시민기자 글쓰기 노하우 세 가지를 밝히고 있다.

"선배 시민기자로서 몇 가지 글쓰기 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일상은 정치적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 둘째, 쉽게 쓴다. 학창시절에 들었던 말이지만 가장 좋은 글은 누가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다... 셋째, 꾸준히 쓴다..."( 93-94쪽)

시민의 눈으로 분석하는 한국사회

 <나는 시민기자다>의 저자, 강인규, 전대원, 이종필 시민기자.
 <나는 시민기자다>의 저자, 강인규, 전대원, 이종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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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규·전대원·이종필 이들은 색다른 관점의 정치·사회 비평 칼럼으로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진단한다. 백만 안티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의 기사에서는 적당히 얼버무리는 양비론이나, 외눈박이 우격다짐 글쓰기는 얼씬도 하지 못한다. 그게 인기의 비결인 듯하다.

강인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미디어 학자다. 그에게는 낯선 여행자의 시각으로 한국사회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능력이 있다.

시민기자야 말로 진정한 프리랜서라고 주장하는 그는 이 책에서 삶의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가장 진솔한 언어로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중요한 일상의 변화는 따로 있다. 일상의 매순간을 낯선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 이것이 내 삶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이 '글감'이 됐기 때문이다. 별 생각 없이 넘기고 말 자질구레한 일도 글쓰기 대상이 되면 적극적으로 관찰하고 고민하고 즐기고 음미하게 된다..."(101-102쪽)


전대원, 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독특한 관점과 탄탄한 논거를 바탕으로 정치 비평기사를 주로 쓰는 시민기자다.

그는 이 책에서 '독창적인 정치 기사를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며, 시민기자야 말로 직업기자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존재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시민기자의 장점은 '제3자적 시선'이다. 직업기자들은 공론장이라는 운동장에서 게임을 직접 뛰는 선수들과 같다. 특히 내가 자주 쓰는 기사 영역인 정치 분야는 기자들이 정치인들 못지않은 현역 선수들이다... 현장에서 뛰는 정치인과 정치부 기자들이 짚어내지 못하는 것을 시민기자는 제3자의 입장에서 잡아낼 수 있다..."(124쪽)

이종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특별연구원이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사평론을 하는 별난 과학자이다.

사람들은 그를 평가할 때 '취미 삼아 시사 평론하는 아인슈타인의 후예'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비정규직 과학연구노동자인 저자가 송고버튼을 누르기 전에 갖게 되는 고민과 솔직한 심경고백도 엿볼 수 있다.

"<오마이뉴스>에 이메일로 투고를 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시민기자 제도를 잘 몰랐고, 굳이 시민기자로 가입하는 것도 성가신 일이었다. 그런데 이메일을 본 편집부 담당기자 이왕이면 시민기자로 등록해서 글을 싣는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나는 내글을 실어 준다면 그 보다 더한 수고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143쪽)

모든 시민은 전문기자

 <나는 시민기지다>의 저자, 김용국, 김종성, 최병성 시민기자.
 <나는 시민기지다>의 저자, 김용국, 김종성, 최병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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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국·김종성·최병성 이들은 법원공무원, 역사 연구자라는 전문성을 살려 법과 역사에 대해 대중들에게 친절히 알려주고, 목사라는 본업과 상관없이 환경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하여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끈질기게 파헤치는 일당백 시민기자들이다.

김용국, 법원공무원이자 법조 전문 시민기자다. 어려운 법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해 모든 열정을 글쓰기에 쏟는다.

그는 언론에서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는 판결에 대한 분석, 판사 인터뷰, 사법개혁과 관련된 기사를 주로 쓰고 있다. 어렵고 딱딱한 법률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글쓰기 능력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시민기자라고 해서 전문기자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8년째 기사를 쓰면서 수많은 독자와 취재원을 만났다. 시민기자에게는 언론사 입사시험처럼 영어 성적과 학벌이 중요하지 않았다. 대신 능력과 열정으로 기자의 자질을 검증하고 있었다. 기자라는 이름은 더 이상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었다..."(182-183쪽)

김종성, 동아시아 역사연구자다. 친절한 글쓰기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극으로 역사 읽기>를 연재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대중과 친해지고 싶은 역사 전문가의 글쓰기 노하우를 풀어놓고 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에 보낸 기사 중 정식 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것들도 더러 있었다. 이유를 따져보니 근거가 빈약해서 채택되지 않은 글들도 있지만, 글에 2개 이상의 메시지가 뒤엉켜 있어서 그렇게 된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기사가 하나의 주제로만 전개되도록 신경을 기울였다...."(209쪽)

최병성, 그는 목사이다. 그러나 열정 하나로 4대강과 쓰레기 시멘트의 문제점을 집중 취재 하면서 환경전문 시민기자로 거듭나게 된다.

'불독', '1인군대'. 사람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한번 물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한 개인이 일궈낸 일들이 어느 단체가 해낸 일보다 더 크다는 평가 때문이다.

"제가 미디어 다음에 쓴 블로그 기사들은 언제나 머리기사로 배치되는 영광을 누렸지만, 조회수는 5만에서 많으면 10만 건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에 쓴 글은 달랐습니다. 특히 블로그를 중단하고 기사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자 기본 조회수가 30만~60만건에 이르렀고 간간이 80만건을 넘어서는 엄청남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와의 만남은 제게 새로운 기회였고, 더 큰 세상으로 들어서는 일이었습니다...."(225-226쪽)

다른 삶을 상상하는 감각적 글쓰기

 <나는 시민기자다>의 저자, 신정임, 윤찬영, 양형석 시민기자.
 <나는 시민기자다>의 저자, 신정임, 윤찬영, 양형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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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임·윤찬영·양형석 이들은 흥미로운 인물과의 인터뷰, 여행지에서의 떨림, 대중문화 속에 숨겨진 코드를 기사로 전하며 독자들에게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시민기자들이다.

신정임, 직업기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지금은 글 쓰는 아줌마 노동자로 산다. '삶의 기록, 기록은 삶'이라는 생각으로 일상을 여행하듯 글을 쓴다.

이 책에서는 그녀의 기사에 묻어있는 인터뷰이와의 가슴 설레는 교감, 여행지에서 오감으로 느낀 낯선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그녀는 진솔한 이야기엔 힘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글쓰기 과정의 솔직함도 만나볼 수 있다.

"시민기자가 되면 뭐가 좋을까? 자기 만족감이나 독자들과의 소통에서 오는 기쁨분만 아니라, 다소 적지만 원고료라는 짭짤한 과외수입도 생긴다. 가끔은 이 떡고물에 눈독을 들여 글을 쓰기도 한다. 내가 썼던 첫 번째 여행기가 그랬다...."(267쪽)

윤찬영, 진보정당에서 일하면서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다. 드라마, 영화, 책 속에 담긴 한국 사회의 속살을 읽어내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시민기자다. 이 책에서 그는 '영화나 책을 대상으로 하는 감각적 글쓰기의 자세'를 말해준다.

"비평 기사를 쓸 때 염두에 두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여러 번 봐야 한다. 영화든 책이든 가능한 만큼 되풀이해서 봐야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 ...둘째, 전체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영화든 책이든 처음부터 작은 것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다 보면 정작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수가 있다. ... 셋째, 화두를 끄집어내야 한다. 비평은 요약이 아니다. 때로 작품은 많은 부분을 설명해야 할 때도 있다...."(292-293쪽)

양형석, 주식이나 부동산 시세보다 오마이뉴스 기사 쓰기를 좋아하는 철없는 남대문 시장 총각이다. 고단한 삶을 위로해 주는 스포츠․대중문화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해주는 시민기자 이다.

그의 기사에는 '대중문화가 위로해주는 고단한 우리의 삶'이 담겨있다. 그는 이 책에서 가슴 울리는 영화 한 편, 듣기 좋은 노래 한 곡이 고단한 우리 삶을 위로해준다고 말한다.

"우리는 가끔 포털 사이트에서 수준 낮은 스포츠 기나나 연예 기사를 읽으면서 '에이, 이런 기사는 나도 쓰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일반 네티즌들은 기껏해야 악플을 다는 일밖에 할 수 없지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다르다. 나와 의견이 다르면 직접 기사를 쓰면 되니까 말이다...."(315쪽)

내면에 잠들어 있는 글쓰기 욕구를 깨우는 책

<나는 시민기자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 <나는 시민기자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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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소개한 이 책의 저자들은 오마이뉴스에서 '올해의 뉴스게릴라상' 혹은 '2월 22일상' 등 큰 상을 여러 번 받은 시민기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출발점은 글쓰기를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의 현재와 비슷했다.

그러나 그들은 혼자만의 글쓰기 공간에서 탈출하여 자신의 글을 당당하게 공개하고 독자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을 통하여 책임감 있는 글쓰기 완성자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평범한 중년의 아줌마가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이 되거나, 이슈를 선점하며 수십만을 이끌고 다니는 스타 시민기자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특별히 훈련된 사람만 기자를 할 수 있다는 선입견을 깨트릴 수 있을 것이고, 내면에 잠자는 글쓰기 욕구를 깨우고 싶은 욕망이 생겨날 지도 모를 일이이다. 그리고 그것은 글로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살아나 독자 여러분의 노트북 전원을 켜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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