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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계의 희망은 모든 활동이 자발적인 협력으로 이뤄지는 작고 평화롭고 협력적인 마을에 있다.' '인도 독립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의 책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2012년, ‘콘크리트 디스토피아’ 서울 곳곳에서는 ‘마을공동체 만들기’가 한창입니다. 함께 '집밥'을 먹고 책을 읽고 텃밭을 가꾸는 것부터, 아이를 같이 키우고 일자리를 나누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까지. 반세기 전 간디의 정신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오마이뉴스>는 다양한 마을만들기 사례를 통해 마을이 왜 희망인지 살펴봅니다. [편집자말]
#1.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사는 김선영(41)씨는 동네 주민들과 함께 500평 고층 주차장 건설을 막아냈다.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곳은, 안평대군이 자신이 꿈에서 본 '몽유도원'과 같은 풍경이라며 별장을 지은 집터. 주민들은 주차장 건설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2009년부터 '부암동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투쟁'이 성공하자 모임은 조금 나태해졌다. 추진력이 사라진 것. 김씨를 포함한 '자하골 친구들'은 이 동네에서 어떤 재미있는 일을 벌일 지 고민 중이다. 

"부암동이 서울이지만 시골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거든요. 여기도 서울깍쟁이들이 사는 곳이고, 집들이 드문드문 지어져 있어서 모이기도 싶지 않고.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나 나눌 거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2. 서울 은평 뉴타운에 사는 권영화(43)씨는 4년 전부터 '숲누리'라는 이름의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권씨와 같은 주부 4명이 시작한 이 모임은 뉴타운 주변에 있는 숲을 거닐며 숲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생태교육도 한다.

"아파트라고 그러면 이웃집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아니에요. 한 다리 건너면 다 알아요. 특히 저희는 다 학부모고 그러니까. 이걸 긍정적인 공동체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3. 권오철(58)씨는 '벽화마을'로 유명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마을만들기'를 하고 싶다. 이미 '마을'인데 무슨 마을만들기를 하냐고? 모르는 소리다.

"여기가 재개발이 된다, 안 된다 하면서 주민들 간에 갈등이 심해요. 편이 갈라졌죠.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통해 마을을 하나로 만들고 싶어요."

종로구 자하골 친구들, 은평구 숲누리, 서대문구 개미마을. 세 주민모임은 모두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이하 서울시 마을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우리마을 프로젝트' 지원대상에 선정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마을 프로젝트는 주민 주도로 마을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1유형은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주민들이 최초의 주민모임을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2유형은 이미 주체가 일부 형성된 마을공동체에서 마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하골 친구들과 숲누리는 지난해, 개미마을은 지난 28일 우리마을 프로젝트 각각 1유형(초기 주민모임 형성 지원), 2유형(도약기 마을계획 수립지원)에 참여했다. 1유형 신청자는 지원사업당 최대 150만 원, 2유형은 장기 마을계획수립지원의 경우 지원사업당 최대 2000만 원, 단기는 최대 6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자하골 친구들] "남의 영업집에서... 항상 미안해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부암동 '자하골 친구들'의 아지트인 '노란노 옷수선' 가게에서 주민들이 모여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사업 공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부암동 '자하골 친구들'의 아지트인 '노란노 옷수선' 가게에서 주민들이 모여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사업 공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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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작은 음악회에 참여한 주민들이 멋진 공연을 펼치고 있다.
 부암동 작은 음악회에 참여한 주민들이 멋진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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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자하골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경복궁역에서 버스를 탔다. 연두색 버스 안은 초봄을 맞아 부암동 나들이를 가는 이들로 가득하다. 부암동 주민센터에 도착하자, 버스를 타고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커다란 빨간 관광버스도 보인다.

북적이는 관광객들 사이로 간판에 '노라노 옷수선'이라고 적힌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40~60대 여성 4명이 둘러앉아 있다. 4평 남짓한 작은 옷수선 가게는 '자하골 친구들'의 아지트다.

"어서 오세요. 여기 앉아요."

'진봉맘' 허순옥(59)씨가 밝게 웃으며 얼그레이 차를 내놓는다. '진봉맘'은 이곳에서 10년간 옷수선 가게를 했다. 부암동에 산 지는 20년이 넘었다.

주차장 이야기가 나온 것은 2008년, 교사인 김선영(41)씨는 이웃 주민들과 함께 주차장 건설 반대에 나섰다. 주민들은 부암동이 삼청동처럼 주거공간은 사라지고 상업공간만 남아있는 관광지로 변하게 되는 것을 우려했다. 민원을 넣고 전단지를 돌리고 서명운동을 받고 각계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때 만들어진 모임이 '부암동 사랑모임'이다. '자하골 친구들'은 부암동 사랑모임의 문화예술 소모임이다. 역시 교사인 '준맘'(47·별명)은 이사 갈 곳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인터넷에서 '부암동 사랑모임' 카페를 보고 이곳으로 이사 왔다.

"그때가 1회 작은 음악회 하고 난 직후였어요. '이런 곳도 있구나, 살면 재밌겠다' 하고 생각했죠."

준맘의 중학생 아들은 이후 열린 작은 음악회에서 가야금을 연주했다. 준맘은 "아들이 음악회에 참여하면서 재능기부를 한다는 자부심이 생겼다"며 "공연을 계기로 동네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주민센터에서 매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영씨는 준맘 아들의 가야금 연주를 듣고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다. '진봉맘' 허순옥씨의 아들 진봉이와 친구들이 부른 자작곡 <영린아 사랑해>는 자하골 친구들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다. 2010년, 종로구는 주차장 건립 계획을 백지화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네 차례 작은 음악회를 열었지만 음악회는 '상시적인' 마을활동이 될 수 없었다. 지난해부터 '일상 공동체'를 위한 작은 소모임을 만들었다. '초록별'(54·별명)은 이때부터 모임에 참여했다. '노라노 옷수선'에서는 옷 만들기 수업이 수시로 열린다. "부암동에 오래 살아서", "아무도 나이를 몰라서" '오백년 언니'로 불리는 '오백년'(별명)은는 대바느질을 가르친다. 천연비누 만들기 모임도 있다.

가장 큰 고민은 '공간'이다. 김선영씨가 말했다.

"양재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주부들도 있고, 디자인 배우는 학생들도 있고. 작품 만들어서 패션쇼도 하고 싶고 그래요. 그런데 공간이 없는 거예요. 지금도 여기, 남의 영업집에서…, 미안해요 항상. 지금 작업하셔야 하는데."

[숲누리] "'인식의 벽'... 공동체 교류 필요해"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뉴타운 1지구에서 거주하는 '숲누리' 모임 회원들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마을공동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뉴타운 1지구에서 거주하는 '숲누리' 모임 회원들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마을공동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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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누리' 회원들이 숲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숲을 느끼고 체험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숲누리' 회원들이 숲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숲을 느끼고 체험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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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뉴타운 '숲누리'에게도 모임 공간이 절실하다. 지난 3월 26일, 은평구 뉴타운 1지구 북카페 '물푸레'에서 '숲누리' 회원 권영화(43), 조윤진(42), 나학주(42), 이명희(45)씨를 만났다. 카페 음료 값, 공간 사용료는 모두 유료다. 조윤진씨는 "주민센터같은 공간을 쓸 때도 비용을 내야한다"며 "서울시가 구청과 연계해서 무료로 마을공동체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평구 뉴타운 주민인 이들은 모두 초등학생 학부모다. 뉴타운에 입주한 지 5년이 됐다는 권영화씨는 마을공동체에 관심이 많았다. 공동육아를 해보고 싶어서 서울 마포구 성미산 마을에 견학을 가기도 했다. '숲누리' 모임을 만든 것은 2009년. 당시 4명의 주부가 '살기좋은 우리마을 만들기' 자원활동가 교육을 받으면서부터다.

"시민단체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간사 선생님이 마을 작은 음악회 기획을 해보라고 하셨어요. 저희가 보기에는 거대한 단체가 추진해야 할 행사 같아서 막막했죠. 어쨌든 준비를 했어요. 막 스피커 알아보고. 그런데 신종플루로 인해 모든 게 무산됐어요(웃음).

그러다가 2010년 식목일 즈음에 나무심기 행사 기획을 처음으로 했어요. 주부 4명이서. 주민들 반응이 좋은 거예요. 그때 얻은 가장 큰 교훈이 '몇 명이 모여도 뭔가를 해낼 수 있구나' 하는 거였어요. 그 이후부터 활발하게는 못하지만 '마을에 필요한 일이 뭘까' 생각해서 중고장터도 하고, 카풀도 하고, '함께 걷고 싶은 우리 마을'이라고 해서 마을 산책 프로그램도 만들었어요."(권영화)

지난 4년간, 숲누리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 아파트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 인근 초등학교에 가서 재능기부로 생태 수업을 하기도 하고 봄, 가을이면 숲 해설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바느질 모임도 하고 있다. "가늘고 길게, 루즈하게, 쿨하게." '숲누리'는 오랫동안 지속해올 수 있었던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이명희씨는 "열심히 했으면 아마 이렇게 오래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연확대는 이들에게 숙제다. '숲누리' 회원은 7명. 5년 전 시작했던 4명으로 시작한 소모임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나학주씨는 "아는 사람들끼리 하는 모임이 되면서 밖에서 보면 폐쇄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홍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숲누리' 회원들은 "다른 뉴타운에서도 마을공동체 모임이 많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곳은 어떤지 궁금하다"면서 "서울시 마을센터 차원에서 그런 모임을 만들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인식의 차이를 뛰어넘기가 어렵더라고요. (마을공동체) 그런 걸 왜 하느냐는 분도 있고. 벽이 있어요. 꼭 우리 마을이 아니더라도 공동체를 하려는 사람들끼리 교류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 

공동체 활동에 드는 비용도 부담이다. 지금까지는 교육, 행사 모두 회원들 자비를 들여 진행해왔다. 조윤진씨는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지만,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마을에 대한 애착도 커지고 우리 아이가 이 마을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서 활동의 의미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 만족'만으로는 모임을 유지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회원들의 생각이다. 마을센터의 사업비 지원과 관련해 권영화씨는 "지난해 서울시에서 지원금을 받아 우리마을 프로젝트로 '함께 걷고 싶은 우리마을' 행사를 했는데, 서류 작업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면서 "아마 서류 작업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개미마을] "재개발로 편 갈라져... 천천히 가더라도 한 걸음씩"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 주민센터에서 권오철 개미마을 공동대표가 주민들과 함께 우리마을 프로젝트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 주민센터에서 권오철 개미마을 공동대표가 주민들과 함께 우리마을 프로젝트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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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마을 주민들이 지난 2012년 10월 6일 노인정앞 공원에서 홍심문화축제를 열고 주민 노래, 장기자랑, 영화상영 등을 진행하며 주민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개미마을 주민들이 지난 2012년 10월 6일 노인정앞 공원에서 홍심문화축제를 열고 주민 노래, 장기자랑, 영화상영 등을 진행하며 주민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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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은 마을공동체 모임공간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내홍이 있었다. 개미마을에는 컨테이너 박스로 된 10평 남짓한 공동작업장이 있다. 구청 소유인 이 공간은 현재 구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 한 주민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미마을 주민들은 구청과 협의해, 이곳에서 북카페 사업을 하겠다고 서울시에 신청했다. 컨테이너를 개보수해 공간의 절반은 북카페로, 절반은 공동작업장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서울시에서 사업비 7000만 원이 내려왔다.

그런데 기존에 공동작업장을 사용하던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개미마을에서 민간 재개발을 추진하는 주민들도 반대했다. 서대문구 마을지원팀 관계자는 "재개발을 바라는 입장에서는 마을환경이 좋아질 경우 재개발 추진이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가 주민들 사이에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 결국 개미마을 주민들은 사업비 7000만 원을 반납했다.

"사람들이 왜 7000만 원을 돌려줬냐고. 왜 그랬냐고 그래요. 하려면 못할 건 없죠. 그런데 지역 일이라는 건 잡음을 최소화 시켜서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지. 큰 소리 내서 그러는 건 안 하니만 못해요. 올해만 기회가 있는 게 아니고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니까."

이 동네에서 40년을 살았다는 양판수(61)씨가 말했다. 자율 방제단 단장, 직능단체 협의회 회장 등을 지낸 그를 사람들은 '양 회장'이라고 부른다.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편 가르기가 되니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개미마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권오철(58)씨는 2년 전, 개미마을 주민이 되었다. 개미마을 옆 동네에서 나고 자란 권씨. '자원봉사 캠프'를 만들어 이곳으로 자원봉사활동을 다니던 권씨는 개미마을에서 '마을만들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개미마을은 늘 받기만 하던 동네였어요. 그런데 2010년인가. 이분들이 적십자 회비를 내기 시작했어요. '우리도 남을 한번 도와줘보자'는 거죠. 그때 '아, 이 사람들이 이제는 변화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봉사활동을 다녔어도 이 마을 주민이 아니니까 '남의 마을 일에 웬 참견이냐' 이런 반응이더라고요. 그래서 2년 전에 가족들을 설득해서 개미마을로 이사 갔죠."

개미마을은 80%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양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권씨가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하자'고 제안하자 돌아온 반응은 차가웠다. 하지만 2년간의 노력 끝에 권씨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겼다. 지난 26일 오후 6시, 서대문구 홍제3동 주민센터에서는 마을회의가 열렸다. 주제는 '아름다운 개미마을 공동체 만들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10여 명의 주민이 참석했다. 대부분이 50~60대다.

"남편 밥 해줘야 하는데 6시에 오라 그러면 어떡해. 우리 공동체 일이라 그러고 강제로 밥 먹이고 나왔지."
"이제 개미마을 하지 말고 부자마을 해. 여자들 개미처럼 부려먹으려고 개미마을이야?"

권씨가 프리젠테이션을 하려고 하자, 주민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쏟아낸다. 권씨가 "이제 벽화마을로는 한계가 있다, 감나무 500그루를 심어서 감나무 마을로 만들자"고 아이디어를 내자, 회의장은 또 다시 왁자지껄해진다.

"감나무 심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따가면 어떡해?"
"곶감 만들어서 팔까?"  
"매실 나무를 심어서 매실 짱아찌를 파는 건 어때?"
"복분자를 심어요."

'공동작업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각자의 아이디어를 스스럼없이 내놓았다. 권씨는 맞장구를 치며 모두의 묵묵히 의견을 들었다. 

"7000만 원을 반납했지만 그 덕분에 마을 주민들이 마을 만들기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천천히 가더라도 같이 한 걸음씩 가야 해요. 천천히 가더라도 같이 가는 게 훨씬 이익이니까요."

지난해 우리마을 프로젝트 신청건수는 131건. 올해는 그보다 약 60건이 늘어, 190개의 주민모임·단체가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그만큼 마을공동체 만들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 마을센터에서는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수시로 우리마을 프로젝트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마을은, 돌아왔다.


태그:#마을의 귀환, #개미마을, #숲누리, #자하골 친구들,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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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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