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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하도급 직원 1만789명 정규직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회적 과제가 남아 있다. 이마트에는 여전히 두 명의 해고노동자가 있고 노조도 아직은 불안하다. 또 이마트만이 아닌 신세계 그룹, 나아가 서비스유통업계 전반에 노동의 문제가 확인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헌법 위의 이마트' 연속보도 이후 나타난 변화들을 조명하며 남은 과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편집자말]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노조탄압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매장앞에서 직원들이 상품이 든 박스를 정리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노조탄압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매장앞에서 직원들이 상품이 든 박스를 정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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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5일 신세계 이마트(E-Mart)가 불법파견 상태였던 비정규직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해진 조치로, 그 밑바탕에는 유통업 내 고질적인 불법파견 고용구조의 전형적인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SSM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도 이마트와 유사한 고용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에 드러난 불법파견 사내하도급 활용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신세계 이마트뿐 아니라 유통업체 모두 고용구조를 '직영사원'(원청 정규직, 비정규직)과 '비직영사원'(사내하도급 직원, 입점협력업체 직원, 개인사업자 형태 전문판매 직원 등)으로 구분하여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은 사내하도급 직원 이외에도 제조업 식품이나 공산품 등을 판매하는 입점협력업체 및 판매전문사원까지 포함할 경우 비직영사원의 비율이 80%나 된다. 문제는 다양한 비직영사원의 노동인권이 심각할 정도로 침해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뿐일까? 비상식적인 유통업 고용구조
 주요 유통채널 고용구조와 고용관계 형태
 주요 유통채널 고용구조와 고용관계 형태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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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통업은 '원청'(갑)의 '하청'(을) 직원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일상화되어 있다. 예를 들면 입점협력업체 직원의 ▲ 근무형태(휴일휴가, 근로시간, 휴게시간) ▲ 인사채용(면접) ▲ 작업배치·변경 결정 ▲ 업무 지시·감독·평가 등 거의 모든 근로조건에 부당개입하고 있다. 심지어 협력업체 직원의 ▲ 매장 인원 교체 ▲ 임산부 교체 ▲ 여성 직원 술자리 참석 강요 ▲ 다른 매장 업무 지시 ▲ 연장영업 강요 ▲ 자사 카드 할당까지 한다. 한 백화점 식품 판매 사원의 말이다.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패밀리 카드(신용카드, 포인트 카드) 할당을 배정해요. 평균 2, 3개 이상 자사 포인트카드 할당량이 각 매장에 암묵적으로 배정된다고 보면 돼요. 우리 매장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가장 먼저 휴무 사용에 압력이 들어와요. 횡포도 이런 횡포가 없어요."

실제로 백화점이나 할인점 원청 관리자와 협력업체 직원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그 업체는 암묵적으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직간접적인 불합리한 처우를 받게 된다. 예를 들면 매장을 찾는 고객의 접근성이 낮은 장소인 구석 자리에 협력업체 제품을 배치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협력업체 인사이동(로테이션) 시에는 새로 배치된 직원 거부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이외에도 서비스유통업 현장의 불합리함은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저희는 아예 주말이라는 개념은 없어요. 휴가도 토요일, 일요일 끼어가는 것도 힘들어요. 그리고 직영사원은 휴게실이 별도로 있는데, 우리(입점협력업체)는 몇 개 층이 같이 사용해요. 집중 영업시간인 오후 3시부터 6시에는 아예 휴게실도 사용 못 하게 잠가놓아요."(아울렛 매장 의류 판매사원)

"동료 사원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정말 동료 사원인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계단을 이용해요. 또 면세점 스케줄 터치(관리), 매장에도 브랜드 PC 설치도 잘 못 하게 해요. 뭐하나 진행하려면 정말 '갑'에 잘 보여야 해요."(면세점 화장품 판매사원)

심지어 기업 매출을 위해서라며 오후 3시부터 6시 사이에는 집중영업시간이라는 명목으로 휴게실조차 폐쇄하고 있다. A업체는 몇 년 전 매장 화장실 청소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강제했는데, 청소 상태가 엉망이라며 3일 동안 해당 화장실을 폐쇄하기까지 했다. 기업의 이윤추구 앞에는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묵살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빅6' 유통업 성장의 이면에는 저임금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직원의 착취가 감추어져 있었다.

정부 조사에도 은폐·누락된 사내하도급 규모의 진실은?

신세계를 비롯한 롯데, 현대, 홈플러스, 이랜드, 농협유통 등 대형유통업체는 지난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 조사된 <노동부 300인 이상 사내하도급 실태조사>에서 그 규모를 축소, 누락하여 보고했다.

이는 최근 스스로 밝힌 사내하도급 규모와 비교하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2010년 유통업체 하도급노동자 수는 신세계 백화점 1900명, 이마트 0명, 롯데백화점 6500명, 롯데마트 0명, 홈플러스 1600명, 현대백화점 2500명으로 보고했다. 그런데 최근 각 언론사에 기업들이 밝힌 하도급노동자 수는 이마트 1만9000명, 롯데백화점 9000명, 롯데마트 5700명, 홈플러스 4000명, 현대백화점 2000명이었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는 다른 유통업체에 비해 판촉판매 및 상품 진열 등 불법파견 이외에도 청소, 경비, 주차, 시설, 안내, 카드 등의 사내하도급 규모(9천 명)도 가장 많다. 이마트는 사내하도급 비율이 61~64%로, 다른 할인점(홈플러스 38%, 롯데마트 47% 수준)에 비해 14~26% 정도 많은 상황이다. 아울러 이마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신세계 그룹은 자사 백화점, 아울렛(첼시), 에브리데이리테일(SSM) 등은 왜 언급하지 않는지 답해야 한다.

노동인권의 사각지대, 서비스유통업
 주요 대형 유통업체 사내하도급 규모 추정
 주요 대형 유통업체 사내하도급 규모 추정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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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불법파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유통업체와 다른 산업-업종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신세계 이마트 사례는 우리나라 유통업의 불합리한 고용구조와 고용관계의 전형이다. 즉, 이마트에서 드러난 불법과 탈법적 관행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현재 다양한 유통 채널별 파트타임과 사내하도급 규모, 특히 입점협력업체 종사자의 규모는 기업 스스로 공시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신세계 이마트 사건을 계기로 유통업 전반의 불법파견 및 사내하도급, 협력업체 종사자 실태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고용노동부 사내하도급 실태조사에서 대부분의 대형유통업체가 규모를 축소 및 누락 보고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비상식적인 유통업 고용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사내하도급 규제와 협력업체 부당행위에 대한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법제도 규정을 검토해야 한다. 지난 대선 당시 여야 모두 비정규직 해결을 주요 노동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이제는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인 유통과 서비스산업 전반의 비정규직과 고용구조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다.

끝으로 현재 신세계 이마트 이외에 다른 유통업체들은 극히 일부(롯데마트 1천 명)를 제외하고는 불법파견과 사내하도급 문제와 관련하여 특별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그렇지만 국내 주요 대형유통업체들은 이마트와 비슷한 형태로 다차원적인 고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다.

대형유통업체의 사내하도급 규모가 제조업 자동차 '빅4'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통업 사내하도급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제라도 주요 유통업체들은 사내하도급 직영화(정규직)와 협력업체에 대한 부당행위를 멈추어야 한다. 그네들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윤리경영에서 이야기하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할 때다.

덧붙이는 글 | 김종진 기자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실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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