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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외아들 이시형씨가 내곡동 사저 땅을 매입하는데 쓰였던 12억 중 6억이 당초 시형씨의 진술과 달리 큰아버지 이상은 회장으로부터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5일 이광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는 이시형씨의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외아들 이시형씨가 내곡동 사저 땅을 매입하는데 쓰였던 12억 중 6억이 당초 시형씨의 진술과 달리 큰아버지 이상은 회장으로부터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5일 이광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는 이시형씨의 모습이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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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의 이명박 전 대통령 고발 건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조상철)에 배당된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큰아버지 이상은 (주)다스 회장의 아파트를 찾아가 6억 원을 빌려왔다고 지목한 날(2011년 5월 24일) 이시형씨의 자동차가 출입하지 않았다는 이 회장 아파트 경비의 증언을 지난해 말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확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또 당시 이 회장 아파트의 자동차 출입기록을 확보했으며, 그 기록에는 시형씨의 차번호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은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자금 중 6억 원의 출처가 이 회장이 아닌 다른 곳이었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특검팀은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배임 혐의는 입증했지만 짧은 수사 기간과 당시 청와대측의 방해 등으로 인해 자금의 최종 출처를 밝혀내는데는 실패했다.

지금까지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자금 중 은행 대출을 제외한 6억 원에 대한 시형씨 측의 해명은 2011년 5월 24일 경주에서 서울로 KTX를 타고 올라와 청와대에 들러 가방 3개를 가지고 혼자 직접 차를 몰아 구의동 이 회장 집에 가서 현금으로 빌려왔다는 것이다. 1만원권으로 5억 원과 5만원권으로 1억 원에 달하는 이 금액은 무게만 50kg에 달한다. 시형씨는 검찰 조사에서는 돈을 가져온 날을 5월 23일로 진술했다가, 특검이 시작되고 숙소와 사무실 등에 압수수색이 들어가자 5월 24일로 정정한 바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50kg이나 되는 돈을 혼자 가방에 넣어서 날랐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면서 "이 회장의 아파트 자동차 출입 기록을 뒤졌지만 (이시형의 차 기록이) 없었고, 수위 아저씨로부터 기록을 남기지 않고는 전혀 들여보내지 않는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 증거만으로 이시형이 그날 그곳에 가지 않았다고 기소할 수가 없었다"면서 "그럴 경우 청와대와 수위 아저씨의 진실게임이 된다, '정말 차 한 대도 빼놓지 않고 기록했느냐'고 법정에서 따지면 수위 아저씨가 버티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특검팀, 이시형 자동차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받았지만 집행 못해
"차를 청와대에 박아놓고 안 빼는 것 같았다"

일부 증거를 확보했지만 보다 확실한 물증이 필요했던 특검팀은 시형씨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내이게이션 확보에는 실패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차가 갈 만한 모든 곳을 수색했다, 시형씨의 삼성동 전셋집에 잠복도 했다, 그런데 (차가) 안 나타나더라"면서 "차를 청와대에 박아놓고 안 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시형씨가 이상은 회장으로부터 빌렸다고 진술한 6억 원은 시형씨의 삼성동 힐스테이트 아파트 전세자금 7억4000만 원과 함께 출처가 의심되는 핵심적인 돈이다. 당시 특검팀은 수사 기간 종료 닷새 전인 지난해 11월 9일 전세자금 관련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들여다봤는데, 계약금 6000여 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청와대 재정팀 직원들이 구권 화폐 등을 수표로 바꾼 뒤 계좌 등으로 시형씨에게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수사 기간 연장을 불허하는 바람에 더 나아가지 못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팀이 결국 돈의 출처까지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출처를 파악하는 입구를 조금 열어놨다"면서 "만약 특검이 15일 연장됐다면 파악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특검팀 관계자는 "우리 수사기록과 BBK 특검팀에서 했던 수사기록을 합하고, 검찰에서 좀더 보강수사를 하면 출처를 충분히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5일 이 전 대통령을 고발하면서 "이미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로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충분히 배임 혐의가 있어 수사할 필요가 있고, 자금이 이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나온 자금인지, 자금의 성격과 출처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특검팀의 수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으로 인해 아무 조사도 받지 않은 채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된 상태다.


태그:#이시형, #이명박, #이상은, #내곡동 사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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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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