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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공항에 내리면 마치 고향에 온듯한 느낌이라는 싱가포르의 Tan Poh San 씨
 김포공항에 내리면 마치 고향에 온듯한 느낌이라는 싱가포르의 Tan Poh San 씨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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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좋아하는 싱가포르의 그녀

지난주 토요일(3월 9일)에 싱가포르에서 Tan Poh San(陳寶珊 陈宝珊)씨가 오셨습니다. 5박 6일간의 한국 여행에서 그녀는 한국에 입국날 서울에서 1박과 출국날 다시 서울에서 1박하는 것을 제외한 3박4일 간을 헤이리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두려움이 많을 것 같은 40세의 그녀는 늘 혼자 여행한다고 했습니다.

- 어제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좀 추웠어요. 하지만 지낼 만 했어요."  

- 한국의 봄은 순탄하게 오지 않습니다. 마침내 봄이 곁에 왔다고 여겼더라도 다시 몇 번의 강추위로 배신을 경험한 뒤에야 마침내 봄이 와요. 그것을 꽃샘추위라고 합니다. 재킷을 가지고 오셨나요?
"네, 염려 없어요. 어제는 프로방스와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도 갔었어요."  

- 택시로 아니면 걸어서?
"버스로 갔었습니다. 저는 버스로 다니는 것을 좋아해요." 

- 언어소통에 문제가 없었나요?
"사실은 한국어를 조금해요. 말은 잘 못하지만 읽는 것 정도만…." 

- 네, 외국에 여행할 때 그 나라말을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몰라요. 저는 일본어에 능통하지는 못하지만 히라가나, 가타가나, 한자를 읽을 수 있으니까 일본에서도 여행할 수 있어요. 여행지의 언어를 조금 공부해서 교통표시판과 버스에 표기된 행선지를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맞아요. 저도 그래서 한국말을 공부하고 있어요."  

- 어떻게 한국어를 공부했나요?
"제가 가수 성시경을 좋아하니까, 라디오 방송(FM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를 들어요. 그리고 책으로 공부하고…."  

- 방송을 들을 정도면 한국말을 조금 아는 것이 아니라 많이 아는 것인데요?
"다 들리는 것이 아니고, 조금 들리고 나머지는 그 내용을 추측할 뿐이에요."  

- 한국은 처음인가요?
"10번쯤 왔어요. 그리고 헤이리도 2번 째 방문이에요. 몇 년 전에는 단지 하루 낮 시간의 방문이었지만."  

- 한국을 그렇게 자주 방문하신다면 비즈니스 때문인가요?
"아니요. 단지 여행이에요. 저는 한국이 특히 좋더라고요." 

- 한국을 10번 방문하셨다면 다른 나라도 여러 번 여행하셨겠군요."
"아니요. 오직 한국만 와요." 

- 특히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냥 좋아요. 사실 인천공항에 내리면 마치 우리 집에 온 것 같이 편안해져요." 

- 어떤 대상을 이유가 있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은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가 소멸하면 좋아할 수가 없으니…. 이렇듯 무조건 한국이 좋아진 첫느낌 같은 것은 있지 않을까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경주의 한 민박집에서 지냈어요. 그런데 그 집이 제 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휴가만 생기면 무조건 한국으로 오시는 군요.
"맞아요. 작년의 경우에는 한해에 4번 왔어요. 사실 휴가가 길지 않기 때문에 멀리갈 수도 없고요. 한국이 딱 좋아요."  

- 한국에서 받은 인상은?
"영어 사용을 두려워하면서 홀로 여행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젊은 사람들이 적지 않더라고요. 단지 한발을 내딛는 용기만 있으면 되는데..." 

- 맞아요. 능숙한 영어가 아니라도 언어의 부족함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한국 사람인 제가 부끄러울만큼 한국을 '무조건' 좋아하는 외국인은 선생님이 처음이에요. 고맙습니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헤이리가 주말과는 달리 많이 한적할 겁니다.
"제가 그래서 헤이리로 온 겁니다. 사실은 오늘을 기다렸어요."

혼자 감자탕 먹는 외국인 처녀

헤이리에서 3일을 보낸 탄씨가 떠나는 날입니다.   

"오후에 비가 온데요."

아마 오늘의 일기예보를 체크해 본 모양입니다. 여행자에게 날씨는 참 중요한 변수이거든요.  

"염려마세요. 지금은 비가 오지 않잖아요. 지금 해가 뜨고 있어요. 지금의 일출을 만끽하세요. 하늘의 일을 어찌 기상청이 모두 맞출 수 있겠어요. 저는 그들의 얘기에 신경 쓰지 않아요. 그들이 틀릴 수도 있고, 비가 오드라도 늦은 밤일 수 있고, 살짝 지나가는 비일 수도 있잖아요. 비를 만나면 바로 옆 카페에서 커피 향과 함께 비를 감상할 수도 있구요."

저의 비에 대한 태도를 얘기했습니다.

"가고 싶지 않아요." 

그녀는 여전히 미련이 남는 모양입니다. 

"가지마세요. 오늘 낮 헤이리에서 게으르게 지내세요. 모티프원에서의 늦은 체크아웃을 허락할 테니까요. 그리고 늦은 오후 천천히 서울로 가세요. 내일 출국이시라니…."

그녀는 허리를 굽혀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 어제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헤이리 밖에서 감자탕을 먹었어요." 

- 감자탕을?
"네, 저는 여러 가지 한국음식에 친숙해요. 그리고 갑자기 어떤 한국음식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꼭 그것을 찾아먹어야해요."  

- 음식에 익숙해지면 진정 그 나라에 동화되었다고 볼 수 있지요.
"한국에서 독립여행자에게 불편한 것 중의 하나는 식당이에요. 한국에서는 혼자 식사하는 것을 낯설어하고 반기지도 않는 것 같아요." 

- 맞아요. 한국인도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는 것을 부자연스러워 해서 주로 동료를 찾아 함께 가지요.
"외국 여자 혼자 감자탕을 먹고 있는 모습이라니…."  

- 어제 탄씨는 오직 한국만을 방문했다고 하셨는데, 믿어지지 않아요. 그 국제화된 도시국가에 사시면서 다른 나라에는 가보지 않았다?
"사실은 유럽에도 가보았어요. 친구들과 배낭여행으로 3주간을 다녀왔었고 일본에도 갔었어요. 하지만 제게 그 유럽여행은 피상적이었어요. 감동적이지도 않았고. 또한 일본에는 성시경의 콘서트를 보러갔었어요. 콘서트장과 호텔만을 오가다가 돌아왔었지요. 재미있는 것은 제가 아는 일본인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그 분을 만났어요. 그 분은 영어를 못하고 저는 일본어를 못했어요. 그런데 그 분은 서툴게 한국어를 할 수 있었고 저도 마찬가지였지요. 그래서 우리는 한국어로 대화를 했답니다." 

- 일본인과 싱가포르 사람이 한국어로 대화하는 장면이 참 흥미 있게 그려져요. 그러니까 탄 씨는 한국만을 여행했다는 얘기는 오직 한국에만 마음을 빼앗겼다는 얘기였군요.
"맞아요."  

- 이토록 한국에 친밀감을 느끼고 또한 한국의 각 지역을 탐방하니 점점 더 한국을 깊이 알게 되겠지요. 사랑하면 알게 되니까. 탄씨는 싱가포르의 한국인 전문가로 활동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보는 것은 어떠세요? 예컨대 탄씨가 경험한 한국의 문화와 자연, 사람과 역사에 대해 글을 씨보는 거지요.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같은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서 그 경험들을 나누는 거예요. 그러면 서로 좀 더 깊이 한국을 알 수 있게 되겠지요. 나누면 더욱 깊어지고 커지니까. 그리고 좀 더 전문성과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면 여행잡지나 여성지에 원고를 기고할 수 있게 되겠지요. 그리고 한국을 소개하는 방송에도 진출할 수 있을테고…. 그렇게 해서 점진적으로 한국전문가가 되는 거지요. 어쩌면 10년 뒤에 지금의 회사를 퇴직하고 한국인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하하. 좋은 생각이네요. 사실 얼마 전에 제 동료가 한국을 여행하고 싶다고 해서 한국의 여행일정표(Itinerary)를 만들어준 적이 있어요. 어디를 방문하고 무엇을 보고 어디에서 묵고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조언을 담아서…."  

-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잘할 수 있는 일이면 더욱 좋고….
"염두에 두겠습니다."  

서울에서 친구들을 위한 약간의 선물을 사고 내일 출국을 준비하기 위해 짐을 꾸렸습니다.  그녀의 6일 간의 여행 짐이 단지 작은 배낭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마치 가까운 산에 오르는 하루 산행의 짐처럼….   

 여행자는 짐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여행자는 짐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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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씨는 진정한 여행자이시군요. 그들이 가진 짐을 보면 그들의 여행 태도가 어떤지를 알 수 있어요. 1주일의 여행에 마치 한 달을 살 사람처럼 짐을 꾸려서 떠나는 사람들이 있지요. 그것은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고생입니다.
"맞아요. 필요한 것들은 대부분 현지에 있어요." 

- 만약 한국에 관한 의문이 생기면 언제든지 메일 주세요. 또한 한글로 글을 쓸 일이 있으면 제게 보내주세요. 제가 감수를 해드릴 테니. 저는 한국말과 글의 원어민이잖아요.
"고맙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요. 안녕히 계세요."  

- Bon Voyage!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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