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배 부장판사(페이스북 사진)

현직 부장판사가 33가지 의혹으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김병관(65)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최은배(47·사법연수원 22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나라 주류 사회 구성원은 자신들의 강고한 기득권이 허물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라의 기강까지 포기하려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명예와 사기로 굴러가는 군대의 수장에 흠집이 많이 난 사람을 임명하려 한다"고 김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우려했다.

최 부장판사는 또 여론의 반대에도 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려는 박근혜 정부를 향해서는 "군대의 명예를 지키고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낼 생각이 부족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공군 법무관 출신인 최 부장판사는 "장관의 훈령과 지시는 그 자체가 법으로 기능했다…이 조직의 수장만큼은 더욱 그 조직의 존경과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내기 위해 명예로운 사람이 임명돼야 하는데 이 정부는 그럴 생각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부장판사는 이어 "기강마저 흔들릴까 걱정이고 조직의 기강을 유지하기 위해 강압과 폭력이 명예와 사기를 대신할까 걱정"이라며 "부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최 부장판사는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중이던 지난 2011년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직후에도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親美)인 대통령과 통상 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보수언론의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다. 당시 최 부장판사는  "공적인 사안에 대한 비판은 널리 허용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지난 해 대법원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최 부장판사를 회부했지만 징계를 내리지는 않았다. 다만 윤리위는 "법관은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의견 표명을 함에 있어 자기절제와 균형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신중하게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