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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청문회에만 23번 참여해 검찰총장 후보자와 대법관 후보자를 낙마시킨 경험이 있는 이춘석 민주당 의원. 사진은 지난 2010년 8월 열린 이인복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에서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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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인사청문위원으로 23번이나 참여한 국회 법사위 이춘석(민주통합당·전북 익산갑) 의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박영선·우윤근 의원과 함께 '법사위 4인방'으로 불리며 사상 최초로 검찰총장 후보자와 대법관 후보자를 낙마시킨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이다. 그가 이번에 <인사청문회와 그들만의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냈다.

이 의원은 11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책을 펴내게 된 이유는 "우리 사회에 이미 견고하게 형성된 지도층이 어떤 분들인지를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악의 인사청문 대상자를 묻는 질문에 "검찰 쪽은 후보자 면면과 상관없이 자료를 안내놓기로 유명하다,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그 어떤 것도 검증할 수 없을 정도"라며 "낙마한 검찰총장 후보자와 대법관 후보자가 모두 검찰 출신이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가장 훌륭했던 인사청문 대상자로 조용환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꼽았다. 이 의원은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의혹이 제기되면 배우자나 아버지, 심지어 도우미 아주머니의 탓으로 돌리는데 조용환 후보자는 모두 본인의 결정으로 이뤄진 일이라고 시인했다"며 "숨김과 거짓 없이 답변하는 모습에서 인간적으로 큰 울림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 의원은 여권이 '인사청문회가 정책능력 검증보다는 도덕성 검증으로 기울었다'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 "청문회에서 정책에 대해 질문을 하면 '후보자로서 답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답변이 90% 이상"이라며 "이렇게 자격 없는 분들이 도덕적으로 걸러지지 않은 상태로 국민 앞 청문대에 서니 기가 찬 일"이라고 개탄했다.

한편 이 의원과의 인터뷰는 전화와 전자우편을 통해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악의 인사청문회와 인사청문 대상자는?

- 그동안 열린 인사청문회에 많이 참여한 걸로 알고 있다.
"지금가지 이명박 정부에서 21번, 박근혜 정부에서 2번으로 총 23번 인사청문위원으로 참여했다. 18대 국회에 이어 19대에서도 법사위를 하고 있는데, 법사위는 청문회 특위가 꾸려지면 가장 많이 차출되는 상임위다. 사상 최초로 검찰총장 후보자를 낙마시키면서 자의반 타의반 차출 1순위가 됐다. 이명박 정부는 대법관, 헌법재판관들의 소위 사법권력 교체기였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청문특위가 많이 꾸려졌던 이유도 있다."

-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면서 '4대 필수과목'이란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병역기피, 세금탈루,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가 이른바 4대 필수과목이 됐다. 청문회를 하면서 병역 기피하는 방법에도 시대에 따라 유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요즘은 로스쿨생을 법원 공익으로 빼는 것이 유행이다. 세금탈루는 이명박 정부 때는 다운계약서가 관행이었다고 피해갔는데 요즘은 청문회 하기 전에 밀린 우윳값 치르듯 내고 입 닦는 것이 관행이 됐다.

위장전입은 맹모삼천지교라고 하면 약해지는 국민정서를 이용해서 무조건 자녀교육 때문이라고 사과를 하고 청문대에 선다. 투기를 숨기기 위해 '아이가 왕따라서 옮겼다'는 거짓말을 했던 후보자를 개인적으로 최악으로 친다.

월급과 은행 이자로 살아가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 '부동산 투기'다. '땅을 사랑했을 뿐'이라는 한 후보자의 해명은 유명하다. 한 후보자는 선산 조성용으로 땅을 매입했다고 둘러댔는데 명의가 출가한 딸로 돼 있어 톡톡히 망신을 산 적도 있다."

- 가장 최악의 인사청문회와 인사청문 대상자를 꼽는다면?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검찰 몫 대법관 후보자 등 검찰 쪽 청문회를 할 때는 머리싸움을 많이 해야 한다. 이쪽만큼 저쪽도 노하우가 쌓이기 마련이지만 그저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 하기에는 검찰 쪽은 머리를 너무 많이 쓴다. 예를 들면 여러 개의 의혹이 제기될 경우 해명이 가능한 의혹을 일부러 부풀려 더 키웠다가 마지막에 해명자료를 내고 클리어 해버리는 방식을 쓴다.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었던 만큼 해명이 되면 나머지 의혹들은 자연히 묻힐 수밖에 없다. 끝까지 병역 관련 자료를 내놓지 않고 버티다가 청문회 전날 밤 12시에 자료를 내놓았던 후보자가 그 경우였다.

검찰 쪽은 후보자 면면과 상관없이 자료를 안내놓기로 유명하다.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그 어떤 것도 검증할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이 분들을 검증하려면 탐정이 돼야 한다는 푸념이 나온다. 검찰총장 후보자와 대법관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는데 아이러니 하지만 두 분 모두 검찰 출신이었다."

- 23번의 인사청문회 동안 가장 훌륭했던 인상청문 대상자는 누구였나?
"결국 여당의 반대로 재판관이 되지 못했던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와 박보영 대법관을 꼽고 싶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일 할 수 있는 '진짜'였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평판한 집안에서 고생 없이 자라 수석의 길을 걸어온 수재들이고 인생경험도 법원 내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용환 후보자는 실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일해 온 사람이었다.

또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의혹이 제기되면 배우자나 아버지, 심지어 도우미 아주머니의 탓으로 돌리는데 조용환 후보자는 모두 본인의 결정으로 이뤄진 일이라고 시인했고 국민의 판단을 진솔하게 받겠다고 밝혔다. 숨김과 거짓 없이 답변하는 모습에서 인간적으로 큰 울림을 받았다. 박보영 대법관은 판사로 재직하다가 다시 돌아와 대법관이 되신 경우다. 청문회를 통해 판관의 자리를 놓았던 경험이 스스로를 더욱 겸허하게 만들어주었다는 확신을 주었다."

"박근혜 내각의 인사... 이명박 정부 때보다 더 절망적"

 인사청문위원으로만 23번이나 참여한 민주통합당 이춘석 의원이 펴낸 <인사청문회와 그들만의 대한민국>.
ⓒ 발간 책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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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인사청문회와 그들만의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펴낸 동기는?
"회의가 생겼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얼굴만 바뀔 뿐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 최고의 엘리트코스만을 밟아온 분들이 후보자로 나서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 분들 중 큰 불법을 저지른 것이 입증되는 경우만 낙마하고 있다. 사실은 그다지 불법을 저지를 이유도, 필요도 없는 분들이 우리 사회의 지도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청문회를 통해서 본 '그들만의 대한민국'에 사실상 더 방점을 찍었다. 출간 시점이 청문회 시즌이라 노하우를 공개하자는 의미도 있었지만 우리 사회에 이미 견고하게 형성된 지도층이 어떤 분들인지를 알리고 싶었다."

- 여권에서는 인사청문회가 정책검증이 아닌 도덕성 검증을 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정책검증을 통과하기는 더 어렵다.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후보자에게 공약 추진 의지를 물었는데, '대선 공약은 선거캠페인'이라고 답변하는 분들이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겠는가? 청문회에서 정책에 대해 질문을 하면 '후보자로서 답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내용이 90% 이상이다.

이렇게 자격 없는 분들이 도덕적으로 걸러지지 않은 상태로 국민 앞 청문대에 선다. 기가 찬 일이다. 저는 강남불패 신화 속에서 투기를 해온 이들이 정책 능력이 뛰어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이들은 서민을 위한 주택정책을 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덕성과 정책능력은 하나라고 본다. 살아온 '결'과 정책의 '방향'은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이다."

- 한국 인사청문회 제도의 한계와 대안은 무엇인가?
"인사권자가 제한된 인재풀에서 고만고만한 자기 사람을 추천하고 최소한의 도덕적 검증도 없이 청문회만 어떻게든 통과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를 하는 한 어렵다고 본다. 청문회를 하다보면 후보자의 자녀들 역시 엘리트코스를 밟고 있는 경우가 많다. 좋은 집안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때가 되면 사회지도층에 흡수될 것이다. 보수니 진보니 하고 싸우다가도 '종부세'라는 현안 앞에서 모든 헌법재판관이 한 목소리로 위헌 판결을 냈던 것을 상기해보라.

기득권층은 정부조직, 사법권력, 언론, 부를 장악했다.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이를 확대재생산할 것이다. 인사권을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위원회로 이관하는 등 인사권 자체에 국민의 참여와 견제가 필요하다. 내천 단계에서 도덕검증을 철저히 해준다면 모든 청문위원들은 정책검증에 신경 쓸 수 있다. 국민을 살리고 죽이는 것은 결국 정책이다."

- 박근혜 정부 내각 인사들에 대한 인사청문이 진행되고 있다. 어떻게 보고 있나?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공직에 있다가 대형 로펌으로 가고, 대형로펌에 있다가 다시 공직으로 돌아오는 신 회전문인사가 더욱 두드러졌다. 월 1억을 받으면서 그간의 노하우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이미 도덕적으로 실격이다.

이명박 정부 때보다 더 절망적이다. 대통령 얼굴만 바라보는 독일병정들로 내각이 채워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역사에 얼마나 깊이가 있고 신중한 분들인지는 모르겠으나 유독 5.16에 대해서만 학계에 여러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 분들이다. 쿠데타를 쿠데타라고 말하지 못하는 분들이 얼마나 대통령 앞에서 소신 있는 발언과 행정을 펼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사분란하게 복지부동하는 내각이 될 것이라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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