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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노출이라... 기준이 대체 뭘까? 이러다가 자로 재고 다닐 기세(‏@mi****)"
"과다노출 범칙금 받아서 증세효과를 내려고 하나요?(‏@su****)"

11일, 박근혜 정부가 첫 국무회의에서 '과다노출 범칙금 5만 원'을 규정한 경범죄 처벌법 개정령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곧바로 "박정희 유신시대 회귀 시작! 곧 장발단속(@wj****)" "미니스커트 단속하는 거에요?(@sl****)" 등 이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상에서 공유했다.

하지만 '과다노출 범칙금 5만 원 = 과거로 후퇴'는 아니다. 과다노출 관련 규정은 애초부터 있던 내용이다. 그것도 1973년부터 등장한, 올해 만 40살 된 조항이다. 당시 제1조 44호 '공중의 눈에 뜨이는 장소에서 신체를 과도하게 노출하거나 안까지 투시되는 옷을 착용하거나 또는 치부를 노출하여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게 한 자'라고 쓰여 있던 이 조항은 1984년부터 '과다노출'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그후 정부는 몇 차례 개정작업을 거쳐 과다노출 등 경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벌금 10만 원 또는 구류 등으로 처벌해왔다. 2012년 3월에는 한 번 더 법을 개정, 지속적 괴롭힘(스토킹)과 관공서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행동 등을 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최대 10만 원까지 부과했던 24개 경범죄는 위반 정도에 따라 벌금을 5~8만 원으로, 벌금 20만 원이 부과되던 암표 판매, 업무 방해 등 4개 항목은 16만 원으로 조정했다. 이 개정안은 오는 3월 22일부터 효력이 생긴다. 경찰청은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27일 경범죄 처벌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고, 11일 국무회의에서 이 시행령이 처리됐다.

과다노출은 1973년부터 있어... "내용 구체화, 스토킹 처벌 가벼운 게 문제"

이번에는 어떻게 변한 것일까? 우선 과다노출의 뜻이 바뀌었다.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함부로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속까지 들여다 보이는 옷을 입거나 또는 가려야 할 곳을 내어 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이란 문구에서 '속까지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는 경우'가 빠졌다. 과다노출자를 '즉결심판(약식재판)'을 거쳐 처벌하던 절차는 범칙금만 내면 되는 '통보처분'으로 간단해졌다. 오히려 처벌 기준이나 절차가 덜 엄격해진 셈이다.

이종규 경찰청 생활질서계 계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과다노출은) 현행 조항이고, 적발당하면 재판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기준을 완화하고, (재판 대신) 교통위반 딱지 뗄 때처럼 범칙금을 내도록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핫팬츠 입었다고, 가슴 파인 옷 등을 입었다고 처벌하는 게 아니고 그걸 과다노출이라고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선) 과다노출이 아니라 오히려 경범죄 처벌법 적용범위를 구체화하면서 경찰이 단속하기 쉬워진 게 문제"라며 "학계에선 경범죄를 폐지하자는 게 기본 입장인데 이런 식으로 하면 경찰력 확대로 나아갈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새로 경범죄로 분류된 스토킹 처벌 규정이 범칙금 8만 원에 그친 것도 문제다. 홍 교수는 "(스토킹을 범칙금 처벌하는 것은) 가벼운 정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형법에 추가하거나 특별법을 마련할 정도로 더 강하게 형사처벌해야 하는데 어설프게 범칙금으로 (처벌)하다보면 '헤어진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사람'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정작 중대한 스토킹은 처벌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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