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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하도급 직원 1만 789명 정규직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회적 과제가 남아 있다. 이마트에는 여전히 두 명의 해고노동자가 있고 노조도 아직은 불안하다. 또 이마트만이 아닌 신세계 그룹, 나아가 서비스유통업계 전반에 노동의 문제가 확인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헌법 위의 이마트' 연속보도 이후 나타난 변화들을 조명하며 남은 과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편집자말]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조연맹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회사를 해하려는 노조는 없다, 같이 상생하자는 것"이라며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법에서 주어진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면 회사발전에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조연맹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회사를 해하려는 노조는 없다, 같이 상생하자는 것"이라며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법에서 주어진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면 회사발전에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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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명 정규직화는 정말 잘 된 일이죠.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전화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그게 됐다고 모든 게 해결 된 건 아니잖아요. 불법을 저지른 더 큰 문제가 남아 있는데, 거기에는 언론은 관심이 없더라고요."

지난 7일 서울 영등포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조연맹 사무실에서 만난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신세계 그룹 이마트의 하도급 직원 1만 명 정규직화 발표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다. 발표가 있었던 지난 4일 많은 언론이 이 소식을 전했지만 처음 문제가 됐던 직원사찰이나 노조탄압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기사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정규직화가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적발에 따른 것이지만 대부분 매체는 이마트 측이 발표한 자료를 그대로 기사화 했다. (관련기사 : 이마트 1만 명 정규직 전환... 노조 해고자는?)

이마트의 이번 발표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따졌을 때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렇다고 불법행위에 눈감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마트의 직원 사찰과 노조탄압, 불법파견 문제가 폭로된 이후 약 두 달이 지났다. 그 사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과 수사가 진행됐고 이마트가 정규직 전환 발표를 했다.

하지만 전 위원장의 말처럼 상황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오마이뉴스>는 '헌법 위의 이마트' 연속보도 이후를 조명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이번 사태의 직접 당사자인 전 위원장을 만났다.

작년에 쫓겨난 노조위원장... 이제는 단체교섭까지

전 위원장은 소위 문제(MJ) 사원으로 찍혀 사찰 수준의 감시를 받았다. 인천에 살면서 일하던 그가 아무 연고도 없던 광주광역시로 발령이 났고, 결국 해고까지 당했다. '노조를 만들면 징계한다'는 회사의 노조대응방침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이마트의 불법적인 노조탄압 행위를 온몸으로 받은 사람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두 달 사이의 변화는 그에게 적잖은 영향을 주는 듯했다.

지난 5일 이마트 노사는 정식으로 첫 번째 단체교섭을 실시했다. 문득 지난해 12월 노동조합 설립을 알리기 위해 매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던 도중 물리력을 동원한 직원들에게 쫓겨난 전 위원장의 모습이 떠올랐다.(관련기사 : 신세계 이마트 "노조 1인시위 충돌 일으켜라") 그때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인터뷰 내내 전 위원장은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엇보다 노조를 인정하는 회사의 태도와 해고자 복직 문제를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회사를 해하려는 노조는 없다, 같이 상생하자는 것"이라며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법이 인정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면 회사발전에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떠밀려 여기까지 오게 된 경향이 없지 않다"며 "회사는 이번 사태를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스스로 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세계 이마트 다닌다'고 말하는 게 자랑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회사와 교섭상황은 어떤가.
"지난 5일 첫 번째 정식 교섭을 실시했다. 노조 쪽에서 기본협약안을 사전에 제시했고 답변을 달라고 했는데 형식적인 수준에서 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고자들의 복직이다. 교섭주체 3명 중 2명이 해고자다. 우선 복직이 되고 교섭을 진행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 오는 15일까지 복직과 관련해 회사에서 답변을 주기로 했다."

- 단체교섭 협상에 들어갔다면, 이마트 측이 노동조합을 인정한 것 아닌가?
"노조를 인정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당하게 해고된 사람들의 복직이 이뤄져야 그 진정성이 있는 거다. 노조를 인정했다는 사실은, 노조를 파트너로 생각한다는 것인데, 아직까지 그 속내는 잘 모르겠다. 정식으로 교섭이 진행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단체협약을 맺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일단은 회사가 정상화되는 기초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해고자 복직이 1만 명 정규직 전환보다 어려울까?"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이마트 외 거리에 나온 노동자들을 걱정하며 "이마트의 정규직 전환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경영진 결정에 의해 이뤄졌다"며 "경영진이 생각을 고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이마트 외 거리에 나온 노동자들을 걱정하며 "이마트의 정규직 전환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경영진 결정에 의해 이뤄졌다"며 "경영진이 생각을 고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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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회사에서 하도급 직원 1만789명을 정규직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언론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잘 됐다고, 고맙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그분들의 고용이 안정됐다는 부분은 참 잘된 일이다. 회사에서도 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1만 명 정규직화도 했는데 해고자들 복직시키고 노조를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명확한 부당해고였음이 다 드러났다. 복직을 시키면 그걸 다 인정하는 꼴이 되니까 부담감 때문에 발표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아니면 노조를 인정하면서도 뒤로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데, 1만 명 정규직화는 노조와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나?
"정식 교섭 하루 전에 정규직화 발표가 있었다. 만약 회사가 1만 명 정규직화 발표와 함께 해고자 복직과 무노조 경영 철회를 발표 했으면 아마 공대위에서 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을 거다. 그런 문제들은 이제 노사가 교섭상황에서 풀어갈 수 있는 것들이다."(이마트의 하도급 정규직화 발표 이후 장하나 민주통합당 위원과 이마트 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협력사원과 판매전문사원 역시 불법파견으로 약 2만3000명의 인원을 추가로 정규직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노동조합 설립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임에도 아직까지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이마트에 노조를 만든 이유와 목적은 무엇인가.
"회사에 여러 문제점이 있어서 지난 2008년부터 문제제기를 했다. 문제제기 한 내용이 노사협의를 통해 원만히 이뤄졌다면 노조를 만들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 문제제기가 법을 넘어서는 게 아니다. 단지 법에 명시된 내용을 준수하라는 거다. 자신들은 무노조 경영이라고 하면서 문제제기를 전혀 받아주지 않으니 노조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노조를 만들었지만 회사는 또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불법을 저질렀다. 이번에 회사의 내부문건이 공개되면서 불법적인 행위들이 공개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노조를 인정하고 교섭까지 하게됐지만, 상황에 떠밀려온 경향이 없지 않다. 회사는 이번 사태를 스스로 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회사를 해하려는 노조는 없다. 같이 잘 살자는 거다."

"인력퇴출프로그램 중단됐다, 노조에 힘 실어줘야 한다"

이마트 본사 압수수색 마친 노동청 직원들 직원사찰, 노조탄압 등 불법행위와 관련해서 7일 오전 서울지방노동청 조사팀 직원들이 서울 성수동 신세계그룹 이마트 본사에서 10시간동안 압수수색을 벌인 뒤 오후 7시 압수물이 담긴 상자 8개를 들고 나오고 있다.
▲ 이마트 본사 압수수색 마친 노동청 직원들 직원사찰, 노조탄압 등 불법행위와 관련해서 지난달 7일 오전 서울지방노동청 조사팀 직원들이 서울 성수동 신세계그룹 이마트 본사에서 10시간동안 압수수색을 벌인 뒤 오후 7시 압수물이 담긴 상자 8개를 들고 나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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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도 조금 달라졌을 텐데. 
"세 명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직원들은 '저 사람들이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 같다. 또 회사의 무노조 경영에서 노조가 버텨낼 수 있는지 지켜보는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불법적인 사찰과 노조 탄압이 공개되고 1만 명 정규직화 발표까지 나오니까 다른 반응이 오고 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계란이 깨지는 줄 알았는데 바위가 깨질 때도 있구나'라는 얘기도 들었다. 많이들 고마워하시고 해고된 상태에서 활동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도 표하신다."

- 조합원은 얼마나 늘었나? 앞으로 조합 활동 계획은?
"조합원은 꾸준히 느는 상태다. 이번에 만여 명이 정규직 전환되면서 해야 할 일이 갑자기 늘었다. 그분들의 근무 배치나 업무 강도 등 챙겨야 할 일들이 많다. 그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노조를 지켜만 보지 말고 가입해서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

- 매장에서 일하는 전문직 사원뿐 아니라 관리직 사원들도 조합 대상자다. 그쪽은 노조에 대해 훨씬 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앞으로는 이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회사가 그동안 매년 진행해온 인력퇴출프로그램 SOS가 작년 하반기부터 멈춰있는 상태다. 2013년에도 상당수가 퇴출될 거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여기에는 지난해부터 관리직과 전문직까지 포함돼 있다. SOS가 멈추고 난 이후 관리직 사원들 사이에서도 노조가 있어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오히려 2012년에 대상자였으나 퇴사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번 정기진급시기에 대부분 진급했다. 관리자들도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 그럼에도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면 회사가 어려워질 거라는 반론이 항상 따라다닌다.
"노조는 노동자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지키는 곳이다. 법에 보장돼 있지 않은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게 아니라, 법을 지키라고 요구한다. 이번에 임금책정부분에도 문제가 있어 진정을 냈다. 회사가 문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확신이 있다. 그러면 정규직들의 임금부분도 일정 부분 개선이 될 것 같다. 이마트는 작년에도 성장한 회사다. 법을 지키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겠나. 그걸로 회사가 어렵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조를 인정하고 노사가 화합하는 회사라면 이미지도 좋아지고 로열티도 높아진다. 그런 부분을 직원들과 회사 모두 인식했으면 좋겠다."

"국민들 관심에 놀랐다... 경영진들 생각 바꿔야"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 "노조 인정할까"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 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불법적 직원 사찰과 노조탄압과 관련해 허인철 이마트 대표이사, 임원들과의 면담을 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불법적 직원 사찰과 노조탄압과 관련해 허인철 이마트 대표이사, 임원들과의 면담을 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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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직이 된다면 노조위원장으로서 어떤 회사가 되길 희망하나.
"회사의 이직율을 보면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 자세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신세계 이마트 다녀'라고 말하는 게 자랑이 될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깨끗하고, 직원들의 복리후생도 좋고, 사회공헌도 열심히 하는 그런 좋은 회사를 다녀서 뿌듯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 지난 1월부터 이마트 사태가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일정부분 문제가 해결되는 국면을 맡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다른 사업장의 많은 노동자는 거리에 나와 있다. 노동문제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언론이나 정치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회사 경영진이다. 이마트의 정규직 전환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경영진 결정에 의해 이뤄졌다. 지금 문제가 되는 현대자동차는 대법원의 판결에도 경영진이 따르지 않고 있다. 경영진만 결정하면 단기간에 손쉽게 해결될 문제다. 경영진들은 마치 노동자들의 투쟁이 정치적인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함에도 정치적인 판단을 하는 건 경영진들이다.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 그룹도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과 경영진이 생각을 고치고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 1월 15일 <오마이뉴스>의 첫보도를 시작으로 두 달 가까운 시간동안 이마트 사태가 진행돼왔다. 국민적 관심도 높았고, 검찰 수사를 비롯해 여전히 진행중인 사안들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웅래, 장하나 의원을 비롯해 이마트 공대위에 참여한 단체 분들에게 감사하다. 이마트 문제에 같이 공분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게 노력해주셨다. 기사가 나가고 보니 댓글이 정말 많이 달렸다. 국민들의 그런 관심을 보면서도 놀랐다. 1만 명이 정규직이 됐지만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남은 검찰 수사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인 노조법위반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마땅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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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장. 차이가 차별을 만들지 않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