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상남도(지사 홍준표)가 '지방공사 경상남도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기로 하자 반발이 거세다. 진주의료원 직원은 물론 경남도의원들은 아무런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실에서 결정되었다고 반발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경남도는 26일 "진주지역 의료서비스가 과잉으로 공급되고, 진주의료원은 매년 40~60억원, 지난해에는 7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점차 적자 재정규모가 커져 현재 300억 원에 가까운 부채를 안고 있다"며 폐업 방침을 발표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진주의료원 직원, 경남도청 항의방문

반발이 거세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진주지역협의회(의장 강수동)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본부장 안외택)·진주의료원지부(지부장 박석용)는 27일 오전 경남도청을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진주의료원 버스를 타고 왔으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남도청 경비원과 경찰이 이들을 막으면서 한때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외택 본부장은 "우리는 오로지 환자를 위해 헌신한 죄밖에 없다. 경영이 어렵다고 우리를 내모느냐. 참으로 서글프다"며 "경남도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이며, 밀실행정으로 폐쇄를 결정했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선거 때 '서민 도지사가 되겠다'고 하더니 서민의 삶을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 나온 김경숙 경남도의원(민주통합당)은 "경남도 행정이 언제부터 불통이 됐나. 의원들조차 폐업 방침을 몰랐다. 의회 상임위에서는 논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담당부서 직원들이 '국장 간담회'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조합원들은 "사람 다 죽여놓고 무슨 절차냐. 직원과 가족들이 모두 길거리로 나앉게 되었다"며 항의했다.

강수동 의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노동, 시민단체들과 함께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경남도청 항의방문 등 다양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남도는 박권범 식품의약품안전과장을 '진주의료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해 6명의 공무원을 진주의료원에 보냈다. 이에 조합원들이 비상대책위원들의 출입을 막으면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보건의료노조 "폐업 결정 철회하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7일 "박근혜 대통령, 보건의료 국정수행 1호가 공공병원 폐업이란 말인가?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은 명백한 공공의료 죽이기이며 일방적·강압적인 밀실행정의 전형이다. 우리는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이유를 300억 원에 가까운 부채와 매년 40~60억 원의 적자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채와 적자가 진주의료원 폐업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진주의료원이 안고 있는 279억2100만 원 부채의 대부분은 진주의료원 신축이전과 시설투자에 따른 지역개발기금 차입금과 퇴직급여 충당금, 체불임금 지급 차입금으로서 209억6000만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막대한 지역개발기금, 퇴직급여 충당금, 체불임금 차입금이 진주의료원 경영악화의 주요요인이 되고 있는 만큼 경상남도는 부채를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할 것이 아니라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처럼 진주의료원의 지역개발기금 차입채무와 체불임금을 청산하기 위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주의료원은 2008년 진주시 중앙동에서 초전동으로 이전했는데, 보건의료노조는 "적자는 대부분 지역거점공공병원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입은 손실과 진주의료원을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도시외곽 변두리로 신축이전한 데 따른 손실이 대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지방공사 경상남도 진주의료원 전경
 지방공사 경상남도 진주의료원 전경
ⓒ 경남매일 이대근

관련사진보기


이들은 "2010년 한 해 동안 진주의료원이 지역거점공공병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입은 손실은 6억5697만4368원에 이른다. 지역거점공공병원의 적자는 공공의료 수행에 따른 '불가피한 적자'이며 '건강한 적자'이다"며 "2010년의 경우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중 5곳을 제외한 29곳이 적자였지만, 어느 지방자치단체도 적자를 이유로 지방의료원을 폐업한 곳은 없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이 적자라는 이유로 폐업할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 역할 수행에 따른 예산 지원을 확대해야 하며, 진주시민들과 서부경남 도민들이 진주의료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내고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 "홍준표 지사의 독단행정 극에 달해"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연대회의, 무소속)는 27일 오후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통, 독단행정으로 도민 무시하는 도지사는 다시 서울로 가시라"고 밝혔다. 이들은 "홍준표 지사의 '독단 행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중대한 결정의 과정에 도민도, 의회도 해당기관도 배제된 채 도지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남도의 일방적 폐업결정에 진주의료원의 정상화를 바라왔던 우리 의원들은 경남도의 갑작스런 이런 결정에 매우 당혹할 수밖에 없다"며 "2008년 이후 임금동결 이후 현재 7개월 동안 임금이  밀려 있는 상황이지만 고통분담을 위해 직원들은 연차반납, 구조 조정 합의, 대화 요구 등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의 접근성, 도청파견공무원·원장의 무능으로 보지 않고 노조와 진주의료원의 직원 문제라고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개혁연대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은 공공의료 포기이며, 지역주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경상남도의 직무유기"라며 "지역거점공공병원을 육성·발전시키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할 책임을 방기하고, 경영악화의 책임을 직원들과 환자, 지역주민들에게 떠넘기려는 후안무치한 행태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의회와 경남도, 해당기관의 관계자와 도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진주의료원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논의 공론화 등의 형태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충분한 소통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103년 역사 자랑했는데... 전국 지방의료원 중 첫 폐업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폐업은 진주의료원이 처음이다. 진주의료원은 103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진주의료원은 1910년 '경상남도 자혜의원'으로 시작했으며, 1925년 '경상남도 진주병원', 1983년 '지방공사 경상남도 진주의료원'으로 바뀌어왔다.

296병상인 진주의료원은 필수의료시설 운영(응급실 등)과 의료안전망 필수진료과 운영(내과, 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가,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등), 의료급여환자와 저소득층 진료, 공공보건의료사업(무료진료, 가정간호사업) 등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경남도에 따르면, 진주의료원은 내과전문의 정원 4명 중 3명이 지난 연말부터 올해 1월 사이 사퇴했고, 남은 1명도 '월급을 경남도에서 지불보증하지 않으면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폐업 배경으로 '누적 부채 급증'과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 77.6%로 정상적인 경영 시스템 탈피', '진주지역 특성상 의료서비스 공급 과잉지역으로 경영 부실 지속', '경영 정상화 뒷전' 등을 꼽았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뒤 서설 매각을 검토하고, 휴업 뒤 구조조정과 특성화병원 개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와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태그:#진주의료원, #경상남도, #홍준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