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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18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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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25일 오전 9시 14분]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18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대통령의 임기는 25일 새벽 0시 새 대통령의 임기 시작을 알리는 보신각종 33회 타종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결국 '반쪽 출범'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에 취임하더라도 그와 함께 할 새 정부의 조직이 아직까지 완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인 24일에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극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날 각각 긴급 최고위원회의, 기자간담회 등을 열며 서로를 압박했지만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여야는 당초 취임식 다음날인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장담하기 힘든 분위기다.

핵심 쟁점은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의 방송통신위원회 기능 관할이다. 새누리당은 방통위의 기존 영역인 방송광고·IPTV·뉴미디어·방송편성권·주파수 규제 업무 등을 미래부로 이관하는 것을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방통위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22일 6인 협상 테이블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헤어졌다.

"새 대통령 취임하는데 정부조직개편 안 된 건 현 헌법 아래 처음"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생각에 잠긴 황우여 대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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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대표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어 민주당을 압박했다.

특히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주요 쟁점인 미래부의 방통위 기능 관할 여부에 대해 "비보도 방송을 미래부에서 통신과 융합해 관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새누리당은 추가적으로 방통위가 독립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방통위의 법적 지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키겠다"고 타협안을 제시했다. 또 "코바코(KOBACO)를 비롯한 방송광고 판매 부분도 그 규제에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으로 방통위에 귀속시키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압박도 병행했다. 그는 "내일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박근혜 정부가 시작된다, 대통령은 취임하는데 정부조직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함께 일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도 없다"며 "지금처럼 정부조직개편이 완료되지 않아 새 정부 출범이 차질을 빚은 것은 현 헌법 아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통신과 방송의 분리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방통위는 여야 위원회 구조의 특성상 정치적 이해에 휩쓸리고 의사결정 속도가 매우 느려 ICT 산업을 지원하는 데 부적절하다"고도 말했다.

"야당이 대선 패배 이후 관련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야당도 지난 19대 총선에서 통신과 미디어가 융합된 정보통신미디어부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했고 18대 대선에서는 정보, 통신, 미디어, 콘텐츠 전담 부처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면서 "야당이 미래부의 관할과 관련해 입장을 바꾸어 방송과 통신정책을 분리시켜 통신부분만 미래부에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조직개편 협상 안 되는 건 박근혜의 불통 정치 때문"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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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주당은 "비보도 방송부분을 미래부로 보내라는 요구는 방송의 공정성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며 황 대표의 타협안을 거부했다. 황 대표가 역제안했던 '방통위의 중앙행정기관 격상'에 대해서도 "현재도 방통위는 중앙행정기관인데 마치 없었던 것을 선물 주듯이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도 중앙행정기관인 방통위는 독자적인 법령제정권을 가지고 있다, 격상시키는 것은 아니고 현행 유지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이미 2월 17일 회동할 때 약속했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황 대표의 말씀은 방송법 제 6조가 천명하는 바와 같이 방송정책에서 보도의 공정성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방송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공정성, 공익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그는 "인수위 개편안에는 현재 지경부, 문광부, 행안부, 방통위에 흩어져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업무의 60% 이상을 부처이기주의 때문에 제대로 모으지 못했다"며 "정작 모아야 하는 통신은 못 모았으면서 방송을 끌고 가려는 것은 방송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수석부대표는 외교통상부 통상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로의 이관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가 주장하는 통상 부문 독립기구화에 대해서도 응답해달라"고 촉구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협상 타결을 위해 통 크게 양보하고 인내하면서 기다렸지만 새누리당이 아무런 답이 없다"며 "우리는 박 당선인의 뜻을 존중해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고 밝혔다.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새누리당과 추가 협상 일정도 잡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새로운 수정안을 갖고 연락을 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은 박 당선인의 결재·불통·나홀로 정치의 책임이 크다"며 직격탄도 날렸다. 그는 또 "당선인의 재가 없이는 한발짝도 못 움직이는 집권여당의 무력함, 당선인 눈치보기도 문제"라며 "앞으로도 청와대 지침을 그대로 통과만 시키는 여당의 모습을 보일지 의구심이 든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에서 "강남스타일"까지
미리 보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박근혜 대통령 취임 행사는 25일 보신각종 33회 타종으로 시작됐다. 타종행사에는 대일항쟁·건국·참전용사·산업화·분단극복·한류 등 각각 지역과 계층을 대표하는 국민대표 18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 타종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참배를 마친 뒤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 앞마당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공식적인 취임식은 특별초청 인사 3000여 명과 일반인 3만5000여 명 등 총 7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특히 '통합과 전진, 국민의 삶 속으로'라는 콘셉트로 열리는 취임식은 각계 유명인사 및 인기연예인들이 총출동해 대형 콘서트를 방불케 한다.

오전 9시 20분께부터 열리는 식전 문화공연에는 개그맨 김준호·허경환·신보라·최효종 등이 사회를 맡았고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들로 공연이 진행된다. 1950~1960년대를 상징하는 공연으로 미스터 브라스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가 연주되고 트로트가수 장윤정씨는 '노오란 셔츠의 사나이', '님과 함께' 등을 부른다. 1970~1980년대 대표곡으로는 '고래사냥', 1990~2000년대 대표곡으로는 '난 알아요', '오 필승코리아' 등이 꼽혔다. 1990~2000년대 대표곡 공연은 아이돌 그룹 JYJ가 맡았다. 마지막 무대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식전 문화공연이 마무리되면 국민대표 30명과 동반입장할 예정이다. 본행사는 국민의례·식사·취임선서·의장대 행진 및 예포발사·취임사·축하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애국가는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바리톤 최현수씨가, 축하공연은 국악인 안숙선·가수 인순이·뮤지컬 배우 최정원·재즈가수 나윤선씨 등이 '아리랑 판타지'를 부를 예정이다.

본행사의 마지막은 박 대통령의 '이명박 대통령 환송'이다. 박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환송한 뒤 국회에서 서강대교까지 카퍼레이드를 펼칠 예정이다.

식후 행사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박 대통령은 광화문광장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의 정책제안코너에 모인, 국민 의견을 꺼내는 '복주머니 개봉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그:#박근혜 , #정부조직개편,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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