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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진 전갑생 지음 <원자폭탄, 1945년 히로시마... 2013년 합천>,도서출판 선인.
 김기진 전갑생 지음 <원자폭탄, 1945년 히로시마... 2013년 합천>,도서출판 선인.
ⓒ 도서출판 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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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을 앞두고 주목할 만한 책이 나왔다. <원자폭탄, 1945년 히로시마…2013년 합천>. 그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올해는 원폭투하 68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그러나 한국이 원자폭탄 피해국가란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일제강점기말이던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었을 당시, 강제동원 및 식민지 정책으로 인한 고향땅의 피폐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일본으로 건너갈 수밖에 없었던 한반도 출신의 동포 약 7만 여 명이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있었다. 원폭으로 인한 총 피폭자 수는 일본인과 강제연행 중국인, 연합군 포로와 선교사 등을 포함해 총 70만 명에 달하는데, 그 중 약 10%가 한인 피폭자였던 것이다. 그중 4만 명 가량이 사망했다.

운 좋게 살아남은 피폭자들은 해방된 조국으로 목숨을 건 귀환을 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을 반기지 않았다. 화상을 입은 몸과 피폭으로 인해 다치고 병든 몸을 맞이한 것은 위로가 아닌 차별과 멸시였다. 전범국 일본이 원폭피해자로 자처하며 평화공원을 짓고 전 세계인을 맞이할 때 우리는 조선인 피폭자들을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 책은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는 시도로서 시작되었다.

원폭이 투하된 지 68년이 지났지만 원폭이라는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도 지지 않았다. 아니, 그 책임 추궁 자체가 없었다. 미국은 원자폭탄으로 민간인 수십만 명을 무차별 살상하고도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고, 원폭을 초래했던 침략국 일본도 사죄와 반성이 아닌 피해자의 얼굴을 하고 조선인에 대하여 차별과 기만으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인 피폭자들은 철저하게 희생양이 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1부는 원자폭탄의 개발 과정과 살상력, 전체적인 피해 규모, 원폭 직후 미일 양국의 현장조사 결과를 정리하고, 특히 조선인 피해 규모와 경남 합천에 피폭자가 많은 이유를 집중 분석하였다.

제2부는 사실상 책의 핵심으로, 방사선 피폭의 유전문제를 심도있게 다룬다. 유전성을 부인하는 방사선영향연구소의 방대한 연구 결과를 정리하고, 이에 맞서 유전성을 강력히 주장하는 노무라 다이세이 오사카대학 명예교수의 쥐실험 결과와 가마다 나나오 히로시마대학 명예교수 연구팀의 피폭2세 백혈병 조사결과 등을 소개한다. 아울러 '의학 측면에서의 유전' 외에 피폭자들이 운명으로 안고가야 하는 가난과 차별, 트라우마라는 또 다른 '사회적 유전 문제'를 다룬다.

제3부는 버림받은 조선인 피폭자들의 힘겨운 투쟁과정을 보여준다. 국내 피폭자들이 밀항까지 감행하며 일본으로 건너가 벌인 소송전과 일본내 원폭 관련 주요 판결을 정리했다. 또 일본과 한국에서 실시된 피폭자 실태조사 내용과 지원현황, 그리고 피폭2세운동 등을 소개하며 국내 원폭피해자 및 후세대 문제해결을 위한 과제와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원폭피해자 1세는 이제 대부분 세상을 떠났다. 남겨진 2,3세는 방사선 피폭의 영향이 유전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대물림된 가난과 차별에 고통받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이 전사회적으로 국내 원폭피해자들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또 피해 당사자들에게 종합적이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한국정부의 정책 마련에 시사점을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한다.

동시에 저자는 경계한다. 피폭자에 대한 관심이 어떤 시혜처럼 인식되어서는 안된다고. 일본은 1990년대 초 한국에 한국인 원폭피해자(1세) 복지기금으로서 40억엔을 지급하면서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전쟁 책임이나 원폭피해에 대한 사죄와 배상의 차원이 절대 아니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이를 그대로 수용했고 결국 한국의 피폭자는 일본 정부가 베푼 시혜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한국은 당시 일제의 식민지였고 미국이나 연합군을 상대로 침략전쟁을 벌인 전범국가가 아니었다. 이 땅의 피폭자는 전범국의 국민도 아니었고, 일제 식민정책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였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가 차원에서 실태를 파악하고 일본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사과와 배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특별법 제정을 통한 피폭자와 그 자녀들에 대한 실태파악과 진상조사는 현재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인데, 그에 앞서 원폭피해자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인 피폭자들은 원폭으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 상처 외에도 사회적 편견과 냉대, 경제적 궁핍 등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왔다. 따라서 피폭자 문제는 시각을 넓혀 인권, 사회복지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피폭2세문제을 유전성으로 판가름 지으려는 시도는 사회적 논란만 가중시켜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을 오히려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유전성 여부에 대한 의학적 검증도 인권,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여 피폭자 지원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원폭투하로부터 68년이 경과하여 맞이하는 삼일절이다. 가해자는 책임을 추궁당하거나 사죄와 배상 없이 당당하고, 피해자는 잊혀진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현실이 계속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2013년 오늘, 이 책은 한국인 원폭피해자와 피해자 후손이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하여 알림과 동시에 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대한민국 국회와 정부는 국내 피폭자와 후손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지원대책을 담은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또 일본 정부가 한국인 피폭자와 후손들의 문제에 사죄하고 피해 배상과 책임에 최선을 다하도록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에 나서야 한다. 이는 정부의 헌법적 책임이다. 이에 관해서는 2011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 결정문도 나온 바 있다. 이 책이 대한민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 그리고 세계를 향해 큰 울림과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원자폭탄, 1945년 히로시마…2013년 합천

김기진.전갑생 지음,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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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주부이자,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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